동문탐방 | 동문탐방 46호 /바비인형에 아름다움을 담다,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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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49 조회3,2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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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지나고 어느덧 찾아온 2016년 1월, 저희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09학번 김민주 선배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미소로 저희를 맞아주셔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바비인형에 아름다움을 담는 의미와 작품에 깃들어있는 선배님의 마인드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유리과 졸업하고 바로 산업미술대학원 도예과 입학해서 지금은 수료한 상태예요. 학부는 2013년도에 졸업하였고 바로 대학원에 가서 2년 반 동안 대학원 수료 과정을 밟고 바로 현재 작업실로 들어왔어요. 작년 5월부터 여기에 입주해 있었고요, 여기서 작가 생활을 하고 있어요. 원래 금속조형디자인과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희 과는 작품 위주의 수업을 들었고 판매 위주는 자신들이 알아서 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 때는 조형작품을 했고 대학원 방학 때부터 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상품개발을 하기 시작했어요. 오일 램프와 같은 아트상품을 만들고 있고 인형만 만들기에는 생계유지는 힘들다고 생각해서 공예 전시도 나가서 판매하거나 입점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Q.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다양한 매개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바비인형이라는 테마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학부 3학년 때부터 이 주제로 작업했는데 처음에는 비너스를 소재로 했어요. 비너스는 미를 대표하는 소재라서 이걸 주제로 작업하다가 요즘 여자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의 기준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요즘 시대에 비너스의 역할을 하는 사물이 바비인형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바비인형의 비율이 허리는 얇고 머리와 눈은 크다 보니 기형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여성들이 성형도 하고 다이어트도 무리해서 하는 등 그릇된 미의 기준을 갖고 바비인형과 똑같이 되고 싶어 하잖아요. 사실 저도 이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바비인형으로 작업하게 되었어요. 비너스를 조금 변형할 수도 있는데 바비인형을 선택한 이유는 좀 더 현대적인 미에 맞기 때문에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공예 트렌드에서 본 석고상을 활용한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오브제가 아닌 석고상을 택한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A. 대학원 때 조형작품을 하면서 아트상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계속 시도를 했는데, 처음에는 비너스로 작업해서 비너스 석고상을 이용한 상품을 만들면 작품으로 이어지는 아트상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비너스 석고상으로 시작한 것이고 현재 여러 가지 모양의 석고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처음의 시작은 제 작품이랑 연결되는 상품을 만들고 싶어서 비너스 석고상을 이용해서 만들었고요, 미니 석고상을 일단 사서 조금씩 변형을 해서 다시 틀을 떠서 도자기로 제작하는 방법을 사용해요. 비너스 석고상이 되게 딱딱해 보여서 유머러스함을 넣어보고 싶어서 여러 요소를 추가하게 되었고, 석고상을 보면 되게 다양한 것 같은데, 기법은 같고 색깔은 처음에는 핑크색을 하게 됐어요. 제가 핑크색을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그러다가 회색을 하게 되고 다음에는 하얀색을 하게 됐는데, 색깔은 진짜 다양하게 다 해본 것 같아요. 가마는 여기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가마는 따로 구매하지 않았고 바비인형 같은 경우에도 구매를 해서 변형을 하는 식으로 제작해요. 약간 크거나 중간 크기의 바비인형은 직접 제작을 하는데, 바비인형의 체형을 똑같이 해서 원형을 만들어서 제작한 것이고 조그만 것들은 원래 바비인형에서 제작하면서 시작해요. 모두 다 도자기 재질이라 잘 깨지는 점이 있어서 좀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아 있어요. 머리카락은 가발을 크기별로 사서 붙이거나 가발을 만들 때도 있어요. 그리고 바비인형 안에는 텅 비어 있어요. 움직이는 데 안에가 비어있어서 철심을 박고 철심들끼리 고무줄로 조립하여 제작하고요, 안이 비어있어서 표면이 얇아서 다듬다가 깨지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래서 되게 잘 깨지고 가마 온도가 조금만 틀리면 다 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Q.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된 선배님만의 독특한 작품을 제작하시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어떤 때였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을 하든지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실패를 해봐야 다음에 새로운 방법으로 해야 하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특별히 저에게만 어려웠던 것은 없었어요. 물론 제작을 하는 데 힘든 점이 진짜 많았죠. 도자기이다 보니 과정이 많고 가마가 이상하게 되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보람을 느꼈던 때는 쓰는 소재가 바비 인형이랑 석고상처럼 사람들에게 익숙한 소재여서 재밌어한다는 점이었어요.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때는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작품에 적극적으로 사람들이 다가갈 때도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전시할 때는 철수나 전시를 할 때 갔었는데 이번 공예 페어에는 4일 내내 있어서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재밌었어요. 작품의 의미나 이런 얘기를 듣는 점이 새롭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Q. 도예유리과를 전공하셨는데, 전공수업 또는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수업 중 현재 작업에 특별히 도움이 되었던 수업이 있으셨나요? 있다면 지금의 선배님께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A. 저는 원래 성격이 하나만 하는 성격이거든요. 여러 가지를 못해요. 어렸을 때부터 타과수업을 들은 적도 없었고 원래 도자기만 했어요. 도예유리과는 수업이 굉장히 다양해요. 물레로 제작하는 거라든지, 손으로 조형하는 것 등등. 석고 캐스팅 수업을 배우기 전까지는 별로 수업에 대한 흥미를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1학년, 2학년 때 학교가 너무 다니기 싫었어요. 대학원에서는 새로운 기법을 가르쳐주거나 하진 않아요.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 저랑 바비인형이랑 동일시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제 대표작을 보시면 하나는 바비인형이고 하나는 제 얼굴이 그려져 있는 바비인형으로 되어 있어요. 음영도 다 페인팅을 해서 가마에 여섯 번 정도 구웠어요.
Q. 예명이 쥬쥬인데, 의미가 무엇인가요? 인형 브랜드에서 따오신 건지, 다른 의미가 있는 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사람들에게 실제 이름이 김쥬쥬가 맞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실명이 아니고 친구들이 예전부터 저를 쥬쥬라고 불러서 현재까지 제가 쓰고 있는 하나의 예명 같은 거예요. 실명은 김민주여서 너무 평범하고 기억이 안 날 것 같아서 더 기억에 남는 김쥬쥬라고 붙였어요. 작가들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 하잖아요. 그래서 명함에도 김쥬쥬라고 되어있어요.
Q. 선배님만의 독특한 작품 제작 프로세스나, 작품에 관한 가치관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A. 제가 쓰는 이 흙이 일반적으로 도자기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쓰는 흙은 아니에요. 저런 오일 램프를 제작할 때는 기본적인 흙을 쓰는데, 인형을 제작할 때 쓰는 흙은 낮은 온도에서도 도자기처럼 딱딱해져요. 그래서 이 흙을 쓰는 것이 장점이 많아서 주로 써요. 그런데 미국 흙이라서 제작할 때 드는 돈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처음에는 이런 일반적인 흙으로 만들었는데 표현이 잘 안 되는 거예요. 유약을 그 위에 올리면 표현이 잘 안 돼서 걱정이 많았는데, 때마침 그때 비스크 인형을 알게 됐어요. 도자기 인형으로 제작하는 데 도움도 많이 되어서 그 이후로 관심이 생겼고 인형 만드는 공방에 가서 따로 배우기도 했어요.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고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이라는 소재로 한동안 제작을 계속할 것 같아요. 작업을 오래 하려면 제 얘기를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제일 잘 아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당분간은 이 주제로 할 것 같아요. 형태나 구상은 좀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미를 추구하는 너무 과한 열정에 대한 비판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작품을 보는 눈이 다양하다고 생각해서 작품을 만들면서 답을 정해 놓는 것보다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뚱뚱한 바비인형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풍만한 몸을 가진 여성을 미의 기준으로 느꼈고 현대로 올수록 날씬한 여성으로 미의 기준이 바뀐 듯이 뚱뚱한 몸도 하나의 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어요.
Q. 끝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A.학교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기법들 위주로 배우기 때문에 새로 배운 기법을 어떻게 이끄는지는 자신이 생각해야 하는 것 같아요. 뭔가 기대를 많이 했지만 받는 것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학부 때는 생각해보면 4년 동안 기법을 익혔던 것 같아요 다 체득하는데도 4년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기법을 알아 놓는 것이 나중에 쓰고 싶을 때 유용하니깐 다양하게 아는 것이 좋은 것 같고 계속 고민을 하면 앞으로 꾸준히 나아갈 길이 생기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나 어떻게 먹고 사느냐가 제일 힘들잖아요. 이런 생각을 계속 반복하면서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니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
선배님께서 인터뷰를 마친 후, 작품들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해주시면서 저희가 가까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인터뷰하는 동안 저희에게 핵심적인 질문의 답변 외에도 부수적인 경험담을 말씀해주시면서 조언을 주셔서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신 김민주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도예유리과 09학번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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