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미술계 순혈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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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36 조회3,8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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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다. 뭔가 새로운 다짐을 하게 하는 새날이다. 지난 한 해, 우리들은 너무 어려운 터널을 통과해왔다. 경제 불황과 정치 불신,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을 보기 어려웠다. 언제까지 이렇게 어둠 속에서 고개 숙이고 견뎌야 하는가. 이제 뭔가 달라져야 하겠다. 미술동네 역시 뭔가 바꾸어지는 모습을 보여야겠다. 변화는 거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기득권자가 마음을 비울 때 효과는 배가 된다. 우리 미술동네에서 청소해야 할 부분들, 한두 가지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 가운데 무엇부터 도마 위에 올려놓아야 할까. 점잖게 표현하여 순혈주의, 아니 패거리 의식, 끼리끼리의 유유상종, 이 같은 인맥 제일주의를 우선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싶다.
나는 숲으로 간다. 이러저러한 나무들이 정답게 모여 살고 있다. 숲은 건강하다. 어떤 생태학자가 연구했다. 단일종류의 나무보다 여러 종류의 나무가 어울려 살 때, 숲은 더욱 건강하다는 것. 이른바 혼종일 때, 성장과정이 훨씬 훌륭하다는 것. 단일종류에 의거한 순혈주의의 맹점을 지적하게 하는 연구결과이다. 성향이 다른 종류끼리 모여 살 때, 그 사회는 더욱 생동감 있고 튼실하다. 여기서 우리의 미술동네 특히 미술대학 구성원의 분포를 살펴보자. 과연 여러 종류의 나무로 이루어진 숲인가. 왜 자기 대학 출신 중심으로 교수진을 이루고 있는가. 특히 세칭 일류대학이라고 꼽히고 있는 대학일수록 끼리끼리 의식은 더욱 심하다. 집안 잔치는 경쟁력이 없다. 끼리끼리의 순혈주의는 열성 인자의 배양일 따름이다. 근친상간의 구조는 망하러 가는 길이지 않은가. 몇몇 미술대학 교수진, 정말 한심하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가. 여자가 남자보다 장수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이타주의의 실천에서 찾아진다. 육아를 담당한다는 것. 남에게 얼마만큼 주느냐는 생활방식이 수명을 결정한다. 남을 많이 보살필수록 장수한다는 사실, 즉 이타주의가 건강을 오래 유지시킨다는 실험결과이다. 슈테판 클라인의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라는 책의 결론이다. 남미의 티티원숭이는 수컷이 암컷보다 장수한다. 왜냐하면, 암컷은 출산만 하고 육아를 돌보지 않는 반면 수컷은 육아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육아를 담당하는 쪽이 더 오래 산다는 사실, 정말 예사스럽지 않다. 건강한 노후를 염두에 둔다면 보다 개방적 삶, 그것도 남을 위한 배려 즉 이타주의의 실천이 그 해답이다.
우리 미술계, 순혈주의 타파가 급선무
우리 미술계, 올해의 화두는 폐쇄적 순혈주의의 타파이다. 많이 불식되고 있지만, 아직도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대학 간의 파벌다툼, 정말 유치찬란하다. 관악이나 신촌의 미술대학들, 정말 언제까지 끼리끼리 대학교수 뽑으면서 근친상간의 구조를 대물림할 것인가. 미술계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 정말 가슴 속 깊이 통감하고 있는가. 우리 미술대학에 이런 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모교 출신은 첫 번째 직장으로서 모교 교수가 될 수 없다.’ 외국의 어떤 유명대학처럼 모교 출신일 경우, 타 대학 재직 교수 가운데 초빙하는 제도, 이런 호혜주의를 실행할 수 없는가. 아니다. 교수 채용 법칙에 모교 출신은 과반수를 넘을 수 없다? 강제적으로 이 같은 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의 미술대학인가. 정말 그렇다. 한국(아니 서울)의 미술대학 교수진, 그 유유상종의 구조에 하품만 나온다. 그런 근친상간의 구조에서 무슨 세계적 작가가 나오기를 기대하는가. 다시 한번 요점 정리하면서 강조하고자 한다. 신춘에 화이부동이라는 화두를 선물로 주고 싶다. 숲은 단일종류의 나무로 이루어진 것보다 다양한 나무로 이루어진 것이 더욱 튼튼하다. 지구촌 시대이다. 단일종류의 순혈주의는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제 우리 미술계에 다양한 나무를 심자. 하여 튼튼한 숲을 키워 우리 미술의 국제 경쟁력을 드높이자. 이것이 신년 새 아침 나의 간절한 소망이다. ( 미술비평가 윤범모)
http://www.daljin.com/?WS=31&BC=cv&CNO=367&DNO=9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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