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탐방 | 동문탐방 26호 /느낌을 시각화하는 MAAD STUDIO, 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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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35 조회2,95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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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문 탐방에서는 MAAD STUDIO의 창업자이신 93학번 김영식 선배님을 만나 뵙고 왔다. 종로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만난 덕분에 작업실이나 현재 연구 중인 내용, 샘플들이나 제품 리뉴얼 과정 같은 것들도 볼 수 있었다.
회의실에서 짧은 소개를 마친 뒤 선배님은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선배님은 갑작스레 정한 미술대학 진학이 답답하셨는지 학점에 집중하기보다는 '예술이란 무엇인가' 를 고민하고 하고 싶은 일을 따라다니며 배우셨다고 한다. 미대생인데 왜 예술가들이 예술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예술의 전당에 가서 매일 자료를 찾아봤다고 하셨다. 교수님 전시에 가서 왜 만들었는지 질문도 하고 직접 부딪혀보는 습관을 지니셨다고 하신다.
선배님은 핸드메이드 공방에서 일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공방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실력을 늘리고 또한 패기로 부딪히며 그곳에서 일을 배워 나가셨다고 한다. 공방 일이 업계 상황을 알 수 있어 좋기도 했지만, 단순히 만들고 파는 것이 재미있어서 좋으셨단다. 이때 직접 작업과 판매를 해 본 경험이 선배님의 MAAD STUDIO 창업의 발판이 된 것은 아닌가 한다.
학교 다닐 때는 선배님은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하셨다. 특히 디자인할 때 직접 물체를 만져보고, 그 물체의 촉감과 이미지를 시각화해보기를 권하셨다. 예를 들어 돌 하나를 가지고도 거친 느낌이던 딱딱한 느낌이던 뾰족한 느낌이던 촉감을 프리핸드 드로잉으로 표현해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1초 드로잉을 수백 장씩 하다 보면 느낌, 감각을 시각화한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이 된다고 한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어떤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드로잉시각화, 간추림, 렌더링, 형상 구체화를 통해 흔히 말하는 ‘나무속에 형상이 있었고 나는 겉의 톱밥을 제거한 것뿐이다.’와 같은 경지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하셨다. 과정에서의 팁이라면 드로잉을 할 때는 절대 작게 하지 말고 큰 종이에 크게 해야 한다는 것과 2D에서 3D로 갈 때는 모든 효율적인 재료는 다 써보라는 것이었다.
좋은 디자인이 있다면 디자이너가 어떤 느낌을 소재로 디자인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를 파악하지 못하고 따라 한다면 B급 아류가 될 뿐이고 파악했다면 나만의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고 하셨다. 또 디자인은 작가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출발하였느냐가 중요하기에 비교적 형태는 덜 중요하다고 하셨다. 조형 역시 그렇다. 선배님은 틀린 조형은 없다며 황금비례든 중심에 힘을 두는 조형이든 필요한 경우가 다르고 내 느낌을 표현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고 하셨다. creative 디자인을 하고 싶다면 이미지에서 출발하라고 거듭 강조하셨다.
그리고 작품 하나를 시작했으면 꼭 끝까지 가보라 하셨다. 끝까지 가보지 않은 사람은 끝을 계속 가 볼 수가 없고 짐작할 수조차 없다고 하셨다. 끝까지 가 봐야 완벽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지금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또 모르는 게 있다면 직접 현장을 가서 배우라고 하셨다. 학교는 기본만 가르쳐주는 곳이기 때문에 못 배운 건 찾아다니며 배워야 한다고 하셨다. 분명 작업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가서 배우려는 사람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의욕과 자존심을 보여주라 하셨다. 그러다 보면 기사들의 특성도 알게 되고 사람 대하는 법을 알게 된다고 한다.
Metal Art And Design, MAAD STUDIO 설립은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사회 분위기가 창업에 익숙한 시기이기도 했고 공방 경험 덕분에 스스로 편히 생각하시기도 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초기에는 일이 없어 막연하고 어려운 면도 있으셨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의뢰를 받으며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드셨다. 특히 당시는 한국적 주제의 문화상품이 필요했던 시점이라 토속 신물을 소재로 현대와 공예가 조화된 은 장신구들을 만들어 상품성 있는 공예품을 원하는 가게에 납품하셨다고 한다. 그러다 작품가지 수를 늘려 백화점 행사에 참가했는데 뒤로 갈수록 새 제품이 필요로 하고 직접개발은 힘들고 행사업체 이미지를 못 벗어나는 것에 지쳐 다 접고 가게를 열기로 하셨다고 한다. 이는 진심으로 손님을 대할 수 있기를 바라셨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선배님은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를 대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무엇보다 인간으로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생각에 진상손님이라고 보이는 사람들도 대접받을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직접 와서 지급하고 의뢰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와 같이 일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인데 단지 우리와 소통이 부족해서, 불만인 점이 있어서 진상이 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그 불만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김영식 선배님의 앞으로 이루고 싶은 계획은 independent designer들과 디자이너 그룹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다. 서로 소통하고 순수하게 프로젝트에 함께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다. 그렇게 되어서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다른 사람들이 더 이쪽 분야로 합류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셨다.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분야 전체를 위한 꿈을 꾸시는 김영식 선배님의 목표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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