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탐방 | 동문탐방 23호 /여자들의 로망 it bag을 디자인하다, 이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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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31 조회2,7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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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선배님은 핸드백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시는데 현재는 MCM에서 해외라인 핸드백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셨다. 처음 금속조형디자인과를 졸업할 때쯤 아는 선배가 핸드백 디자인하는 것을 보고 선배님도 도전하게 됐다고 하셨다. 처음 다니던 회사에서 2년 정도 계시다가 좀 더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해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준비를 했고, 영국런던예술대의 핸드백 관련 과에 다니셨는데, 그 당시 영국의 스트릿 패션과 문화를 보고 영어를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국으로 돌아와 LG패션, ‘닥스’에서 핸드백 디자인을 하시는 등 여러 회사에 다니시다가 지금의 MCM 핸드백 디자이너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하셨다.
사실 금속조형디자인과 핸드백 디자인은 다른 분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금속작업을 하시다가 핸드백을 디자인하게 되셨을 때의 어려움이나 두려움은 없었는지 여쭤보았다. 그때 당시엔 핸드백에 관한 전문 디자인과가 없었고, 산업디자인이나 패션, 금속디자인 등 다른 과 출신의 사람들이 핸드백 디자이너로 활동했다고 하셨다. 오히려 금속을 전공해서 핸드백의 장신구 부분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감이 있었고, 다른 맥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금속이든, 핸드백이든 ‘패션’이라는 하나의 큰 맥락으로 생각하셨기 때문에 크게 어렵거나 두려움 점이 없었다고 하셨다.
유명 브랜드에서 일한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이기 때문에 우리는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 생산 과정과 지금 선배님이 하시는 구체적인 일을 여쭈어보았다. 일반적인 회사들은 시즌마다 콘셉트를 주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스타일의 틀이 짜이고, 팀별로 핸드백의 소재, 형태, 컬러 등을 조사해 초기 디자인을 만든다고 하셨다. 그렇게 만들어진 디자인을 MD팀이나 영업팀과 품평을 하며 조율을 하고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디자인으로 샘플을 만들고 라인별로 생산한다고 하셨다.보통 디자이너의 손에서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는 것에서부터, 품평하고 선택이 되면 모델링을 거쳐 최종 디자인을 도출하는 것까지 이루어진다고 하셨다. 대학을 다닐 때 작업을 하는 과정과 비슷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디자인 회사의 시스템은 아직까진 제한적이고 상업적인 측면이 강해 이렇게 시즌별로 타이트하게 짜인 틀에 맞추어져 있다고 하셨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말씀하시며 안타까워하셨다. 그 외에도 해외 시장분석, 마케팅, 홍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고 읽어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이 느낀다고 하셨다. 하지만 예전 국내 디자인팀에 있을 때 좁은 세상의 디자인 한계를 느꼈다면 지금은 좀 더 넓은 세상을 읽고,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어서 스스로 자극이 되고 발전이 된다고 하셨다.
선배님은 오랫동안 유학을 갔다 오신 만큼 유학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과 후배들의 궁금한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다. 각 나라의 성향을 잘 알아보고 본인에게 맞는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첫째라고 말해주셨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과를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한 순서라고 하셨다. 선배님은 자신에게 미국보다 유럽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셨고, 핸드백 디자인과가 있는 런던 예술 대학에 가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가셨다고 한다. 선배님은 2학년으로 편입을 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작업 기술부터 다시 배웠다고 하셨다.회사에서 드로잉 위주의 디자인을 하다가 바느질이나 미싱같은 기계 다루는 법을 배우느라낯설고 어설펐지만, 이런 경험들이 핸드백 디자인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셨다고 한다.
회사에 다니면서 유학을 생각하셨던 선배님은 유학을 가기 전에 회사를 다니며 실무를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셨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맞는지, 또 나에게 유학이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면, 문학적 미학적 사회적인 강의나 수업을 많이 듣는 것이 자신의 디자인적인 발전과 견목과 시야를 넓게 펼칠 수 있어 유학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이 듣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선배님은 취직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다. 대학을 다니다 보면 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과 작품성향이 형성되는데, 자신의 스타일과 회사의 이미지가 맞지 않다 보면 그것을 조절하고 맞추는것에 대한 어려움이 생긴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 작업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불만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취직하고 좋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소비자와 자신 그리고 브랜드 콘셉트, 이 세 가지 조건에 맞는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하며, 물론 그것이 어려우므로 디자이너들의 영원한 과제이자 찾고자 할 방향이라고 하셨다. 예전보단 디자이너로서의 수명이 길어지고 디자이너 출신 고위임원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실무환경이 개선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디자이너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이셨다. 또한, 사회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요즘은 기본적으로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도 많고, 능력 있는 사람이 많아. 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고 외국어를 잘하고 재능이 있는 것도 좋지만, 시장을 파악하고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것,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눈과 귀가 필요하지. 대학 다닐 때 누릴 수 있는 공부나 강의를 여러 분야에서 많이 들어놓는 것이 도움이될 거야 .”
기나긴 인터뷰가 끝나고 선배님은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하셨다. 하지만우리는 너무나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고, 디자이너로의 기대와 희망을 선사해주신 선배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98 이혜원
maybeu7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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