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탐방 | 동문탐방 21호 /모험, 자유를 꿈꾸다, 이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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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28 조회2,79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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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여유로워졌을 즈음, 올림픽공원 근처에 있는 청아아트센터를 찾아갔다. 아트센터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려 늦었지만, 아트센터에 도착했을 때엔 그날 전시를 오픈한 임경수 선생님을 비롯한 우리 과 고학번 선배님들이 계셨다. 인터뷰한다는 게 부담스러우셨는지 처음엔 다소 어색해하셨지만, 곧 아트센터를 돌아다니며 구경시켜주셨다.
선배님의 아트센터는 미술작품 전시실뿐만 아니라 세미나홀, 제작 발표회나 학회, 세미나 행사 등을 할 수 있는 이벤트홀, 클래식 공연과 재즈 콘서트 등을 열 수 있는 콘서트홀, 그리고 야외 행사를 열 수 있는 스돈가든이 있어 다양한 예술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아트센터를 둘러본 뒤 넓고 깔끔한 선배님 사무실 테이블에 모여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먼저, 선배님이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아트센터 대표가 된 계기는 이탈리아 작가들과 대화하던 중 들어온 센터 관장 제의였다. 이탈리아가 선배님과 인연이 깊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81학번이신 선배님은 홍익대학교를 졸업하시고 85년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셨는데, 이탈리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서양미술사 수업시간에 우연히 보게 된 이탈리아 피렌체 사진이었다고 하셨다. 이탈리아에 꼭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학교를 졸업하신 선배님은 졸업 후 이탈리아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조소와 당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분야인 아트 쥬얼리를 배우셨고, 이후 의류관련 무역 등 다양한 일을 많이 했다고 하셨다.
선배님은 이탈리아에서의 적응기 에피소드를 많이 들려주셨다. 대학교 1학년 때 화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화실에 자주 놀러 오던 한 학생이 이탈리아에서 선배님을 알아봤다고 하셨다. 문화, 언어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던 선배님은 바로 추천장을 받고 시험날짜를 잡았고 밀라노의 브레라 국립미술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이탈리아의 국립학교는 학비가 한 학기에 4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하니 당시 우리나라 사립학교와 비교하면 약 10배는 싼 편이었다고 하셨다. 선배님은 이탈리아가 다른 유럽 나라들보다 인종차별도 심하지 않고 성격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아 유학생활을 하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고 하셨다.
유럽의 교육방식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그곳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유롭게 누드모델을 그려서 도장 받고 또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을 반복했다고 하셨다. 닷새 동안 이런 식으로 시험을 보고 마지막엔 자신이 했던 작업 중 하나를 포트폴리오로 제작해 제출하는 것이다. 또 우리와 다른 점은 1, 2, 3, 4학년이 모두 한 작업실에서 작업한다는 것이었다. 서로 보고 배우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전 학년이 꿰뚫고 있을 정도였다고 하셨다. 과도 크게 작용하지 않고 누구나 어떤 과의 작업이든 자유롭게 하는 분위기이며 장르에도 벽이 없어 미대는 다 같은 과라는 느낌이었다고 하셨다. 과와 학년이 분리된 한국의 교육방식과 완전히 다른 이탈리아의 학교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이상적 미대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선배님은 이탈리아 유학 이야기를 끝내시고 학창시절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학교 다닐 때 다른 과와 작업실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친하게 지냈다고 하셨다. 선배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그때 당시의 미대 건물과 우리 과의 실기실 위치는 지금과 달랐다. 또 지금 우리는 과실에서 수업도 듣고 작업도 하지만 그때 선배님은 과실 말고 작업장이 따로 있었다고 하셨다. 지금은 자리마다 불대가 있고 환경이 조금 더 개선되어 작업장이 따로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하셨다. 학교에 다니실 때에는 세공보다는 대공을 많이 하셨고, 2, 3학년 때에는 작품 공모전에 나가 입상하고 인사동에서 팔기도 했다고 하셨다. 누가 뒤에서 ‘태익씨!’ 하고 불러서 돌아보면 ‘택시’를 부른 것이었다는 이야기 등 재밌는 일화를 많이 들려주셨는데 그때를 추억하는 것이 즐거워 보이셨다.
마지막으로 선배님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자기 것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셨다. 또, 학교 다닐 때 열심히 놀아야 작업도 잘된다고 말씀하셨다. 진로 결정은 빨리할수록 좋고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선배님의 모험정신과 꿈을 꾸는 법을 보고 배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선배님의 학창시절 이야기와 이탈리아 미술학교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웃는 얼굴로 편하게 질문에 대답해주시고 설명해주신 선배님은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식사를 함께하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청아아트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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