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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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19호 /선(線)이 아름다운 쥬얼리를 디자인하다, 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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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20 조회2,7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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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새 장마가 시작되려고 하는 6월의 끝인 초여름, 우리는 보라매공원 근처에 위치한 박상화 선배님의 사무실을 찾았다. 출산을 앞두고 계셔서 몸이 많이 불편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동문탐방에 응해주셔서 더욱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신 선배님의 사무실에서 우리는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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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화 선배님은 후배들 사이에서 일명 '전설의 92학번'이라고 불리는 92학번이셨는데, 그런 전설의 학번 출신답게 여러 유명 쥬얼리 브랜드에서 디자인 팀장직을 맡아 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는 쥬얼리 브랜드 스톤헨지 론칭 후, 스톤헨지의 디자인 팀장으로 계신다. 스톤헨지는 '선(線)이 아름다운 쥬얼리, 스톤헨지'라는 슬로건 아래 고급스럽고 우아한 쥬얼리를 제작하고, 시계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브랜드이다. 선배님은 전에 제이에스티나, 잼스브론 등 유명 쥬얼리 브랜드에서 근무하신 경험도 가지고 계시고, 개인 주얼리샵을 운영하신 적도 있다고 하셨다. 여러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 팀장을 하셨던 만큼 디자인 팀이 하는 정확한 업무에 대해 여쭤보았다. 선배님은 디자인 팀은 물론 디자인을 하는 곳이지만 디자인실이 디자인만 하게 된다면 오히려 도태된다고 설명하셨다. 현대의 디자인실이 해야 하는 일은 스스로 마케터가 되어 내가 기획한 제품이 어떤 유통망을 통해서, 어떤 연령대에, 어떻게 판매되길 원하는 지 파악하고 있어야만 디자인에 생명력을 넣게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디자인실이 스스로 마케터가 됨과 함께 광고 홍보 포인트를 부여해 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덧붙이셨다.

“예전만 해도 대부분의 쥬얼리 브랜드들은 광고 홍보를 하지 않았어. 그런데 요즘은 PR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겠지. 그래서 광고 홍보에 쓰일만한 광고 홍보 포인트를 디자인실에서 부여해줘야 해. 디자인실이 스스로 마케터가 된다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겠지.”

우리는 이처럼 제품을 좌우하는 스토리 즉, 휘어잡을 만한 콘셉트를 잡아가는 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히 여쭤보았다. 브랜드에 있어서의 콘셉트는 브랜드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답하시고, 선배님의 회사인 스톤헨지를 예로 들어주셨다. 스톤헨지 같은 경우, 디자인 저항감이 없고 어느 누가 착용하더라도 예쁠 만한 것들을 만드는 것이 지향하는 바이다. 그래서 스톤헨지는 질리지 않고 오래갈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는데 거기서 콘셉트를 도출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일 수도 있으며, 선배님 또한 그것에 대한 고민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스톤헨지가 잡은 콘셉트는 클래식(Classic), 즉 고전미. 그 예를 소설을 통해 들어주셨는데, 선배님도 우리들 나이 때에는 파격적이고 생각하게끔 하는 소설들을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젊었을 때에는 진부하고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오만과 편견>이나 <제인 에어>와 같은 고전들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시 읽게 되셨다고 한다. 이처럼 너무나 통속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러한 고전 소설들은 우리가 모두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예전에도 많이 읽히고, 지금도 많이 읽히고, 앞으로도 많이 읽힐 것이 바로 고전이라며 그런 점에서 문학보다 시각적으로 더 생동감 있는 발레리나를 뮤즈로 잡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콘셉트가 브랜드의 이미지나 제품과 잘 맞아떨어질 때, 디자이너로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다.

이탈리아에서 다년간 유학을 하신 선배님께 처음부터 이탈리아로의 유학을 생각하셨는지 여쭤봤다. 선배님은 처음부터 유학에 관해 관심은 많으셨다고 한다. 또한, 쥬얼리를 한다면 이탈리아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프랑스의 주얼리가 여성스럽고 로맨틱하다면, 이탈리아의 쥬얼리는 좀 더 진지하고 장중하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이 선배님을 이탈리아로 이끈 이탈리아 정통 쥬얼리의 매력이 아닐까.

“물론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있지만, 나는 정통 쥬얼리를 공부하고 싶었어. 나는 역사가 깊은 곳에서 공부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탈리아로 갔어. 물론 프랑스나 영국도 역사가 깊지만, 프랑스는 좀 더 로맨틱하고 이탈리아는 좀 더 장중하고 진지한 느낌이지.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 좋았어.”

 

선배님은 유럽으로의 쥬얼리 유학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으셨다. 순수 미술의 경우, 유럽의 국립미술원에서 학위를 딸 수 있다. 그러나 응용미술 분야, 즉 섬유나 가구, 공예 계열은 작은 세공학교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 만약 학위를 생각하지 않고, 정말 장인에게 배우고 싶다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배우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만, 학위를 원한다면 미국으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조언하셨다. 선배님은 유학 시절 유럽 주변국들을 많이 여행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여행과 경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다.

선배님은 인간과의 경험이든, 여행으로서의 경험이든 모든 경험이 도움 된다고 하셨다. 나쁜 경험 역시 상처는 남을 수 있겠지만, 그것에서 얻는 교훈이 있다며 많은 경험을 하라고 조언해 주셨다. 특히, 여행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고 때로는 큰 수확을 얻기도 한다고.

선배님이 유학하시던 시절, 벨기에의 친구를 방문했다가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엔트워트에 잠시 방문하게 되셨다고 한다. 늘 반짝거리는 것들을 좋아했고, 특히 광물의 반짝거림을 좋아하셨던 선배님은 결국 그곳에서 보석 감정 및 광물에 대한 공부를 더 하셨다고 한다. 그 경험을 살려 한때 보석감정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하셨다는 선배님은 이처럼 여행에서 뜻하지 않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되기도 한다며 여행을 많이 하기를 당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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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금 재학 중인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우선 1,2학년 때에는 여유를 가지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봤으면 한다고 하셨다. 또한, 음악 활동이든 무엇이든 다른 것들도 경험해 보라고. 덧붙여 선배님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셨던 아버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진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셨는데, 늘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선배님의 아버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라고 하셨다고 한다. 내가 질리지 않고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면 텔레비전 평론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림을 그리진 못해도 보는 것이 너무나 좋다면 미술 평론가가 될 수도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처음부터 쥬얼리 디자이너가 되려는 거 아니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밟아왔고, 그 끝에 주얼리가 있었을 뿐이야.”

선배님은 철학과 함께 미학을 전공하셨던 아버님이 늘 방에 그림들을 붙여주셨으며 그것들을 보며 미술적 능력도 늘고 그것들에 너무나 익숙해지셨다고.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미대에 진학하셨고, 그 후 과를 선택할 때에는 반짝거리는 것들을 좋아하는 성향에 따라 금속공예를 선택하셨다. 그리고 금속의 반짝거림보다는 광물의 반짝거림을 좋아하는 것을 따라 가니 쥬얼리가 있었다고. 이처럼 선배님은 후배들이 금속공예과를 왔다고 해서 이것에 매진하기만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하셨다.

실제로 치열한 디자인 회사 현장에서 근무하고 계신 선배님이시기에 무엇보다도 현장감 넘치는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던 동문 탐방이었다. 디자인 팀에 몸담고 계시기에 현장에서 디자인 팀이 정확히 어떠한 일들을 하는지, 디자인 팀이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들려주셨다. 또한, 대학생활을 하며 어떤 경험을 하고, 진로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셔서 디자인업무나 진로선택에 있어, 후배들이 궁금했던 부분들을 시원하게 답해주셨던 것 같다.

어느새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방학을 맞이했다. 이번 방학에는 여유를 가지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여유를 가지며 더욱 알찬 경험들을 보낼 금디인들이 되길 바란다.

sanguet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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