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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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47호 /문화를 디자인하는 에뛰드 하우스, 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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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50 조회3,1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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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방학이 아쉽게 느껴지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3월의 시작이 반가운 요즘, 저희는 에뛰드 하우스 브랜드 디자인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00학번 최소영 선배님을 만나러 청계천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을 방문했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선배님께선 저희를 회사 안으로 데려가 주셨고,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후 저희는 아모레퍼시픽 내 디자인 센터와 에뛰드 하우스 디자인팀을 직접 보는 뜻 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에뛰드 하우스 브랜드 디자인 팀 리더, 최소영이에요. 현재 저는 아모레 퍼시픽에서 11년 정도 근무했어요. 아모레퍼시픽 CEO의 계획은 브랜드를 크게 만들어서 독립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브랜드 디자인팀은 12층에 모여 있어요. 대학 졸업을 2월에 해서 7월에 입사를 했죠. 3월에 한 번 떨어졌는데 왜냐면 그때는 영어점수가 공란이었어요. 지금처럼 막 그렇게 스펙을 요구하는 건 아닌데 그게 공란인 이유로 아예 서류가 탈락하는 그런 방식은 있었어요. 업계에서 이 분야만 일했고, 지금도 출산하고 육아하고 복귀해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Q. 현실적인 회사생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화장품 회사의 디자인 팀은 어떻게 일하나요?


A. 우리 때는 그 당시 선배들이 여기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산학을 아모레랑 했었어요. 산학을 통해 화장품 디자인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죠. 화장품 디자인은 화장품 업계가 제조업이다 보니까 제품 디자인이에요. 제품·제화·유통 쪽이 이 비즈니스 명칭이라 할 수 있고, 화장품은 1차로 제품 용기 디자인과 2차 패키지까지가 제품디자인 영역이죠. 또 이 제품을 팔기 위해 광고 쪽을 담당하는 팀, 제품이 진열되는 공간을 디자인 하는 팀, 홍보물이나 매장 공간을 연출하는 팀도 있어요. 그리고 요즘은 홍보가 더 중요한 시대기 때문에 디지털 웹디자인 쪽으로 디자인하는 팀도 있고요. 이렇게 수많은 디자인 관련 부서가 있고, 제가 일하는 분야는 제품디자인이에요. 우리의 프로세스를 소개하자면, 먼저 마케터가 처음 이 시장, 이 시즌에 필요한 것을 파악해서 개발 의뢰를 해요. ‘이때 출시하고 싶고 이런 내용물과 이런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계획을 세우고 의견을 내면 관련 부서가 모여서 살을 붙이죠. 그래서 우리는 사실 주축인 팀이라기보다는 조력하는 팀, 협력 부서이고, 마케터가 프로덕트 매니저처럼 운영하는 건데 디자인팀은 초기 컨셉부터 관여하긴 해요. 그래서 디자인 구상을 같이 한 후 다음에 여러분들도 잘 아는 스케치와 렌더링을 하고, 매 주 시장조사와 디자인적 전략을 앞세워서 결과물이 2D, 3D로 나오면 몇 번의 협의를 거쳐 샘플을 만들고 채택이 되면 이걸 만들 공장과 공유를 해서 디자인을 완성하고 물류를 유통해 매장에 세팅을 한 후 최종적으로 고객들을 만나는 것이죠. 모든 과정을 디자이너가 관여하고 보완점을 위해 개입한다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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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화장품 같은 제품은 보통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한 분야라고 할 수 있는데, 디자이너로서 트렌드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접하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또 트렌드를 어떤 식으로 적용시키는지 궁금합니다.


A. 이게 저도 에뛰드에 와서 오히려 되게 좋았던 게, 사실 럭셔리 브랜드를 맡았을 때는 제가 그 공감대를 느끼기가 쉽지 않잖아요. 왜냐면 제가 30~40대나 50대의 감성을 잘 이해하기가 힘들었죠. 여자이기는 하지만 그 삶은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었는데, 가까운 연령층과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매장에 있다 보니 내가 더 잘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팀원들도 다 어리지만 제일 어린친구가 스물다섯 정도 되거든요. 이렇게 젊은 친구들이 따로 트렌드 교육을 받지 않아도 쉽게 트렌드 파악을 하고 또 우리가 하는 것은 트렌드 파악이라기보다 반년 앞의 유행을 미리 보는 거예요. 반년보다 앞을 제안하게 된다면 못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직접 20대들이 자주 다니는 곳에 시장조사를 가거나 인터넷 브리핑도 해요. 디자인으로 선진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전시나 콘퍼런스에 많이 가기도 하고요. 에뛰드라는 브랜드는 이러한 점에서는 특수한 거 같긴 해요.



Q. 화장품은 직접 피부에 닿는 것이라 다른 제품들보다 민감하고 특히 에뛰드 하우스의 경우 주 고객층이 10~20대의 젊은 층인데 이런 점이 디자인할 때 어떻게 반영되나요?


A. 일단 에뛰드가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를 쌓아놨어요. 그래서 윤리적인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면 제품 품질에 대한 신뢰는 깨지지 않을 것 같아요. 출처를 알 수 없는 브랜드의 경우 외관적으로 너무 특이하다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이라는 브랜드가 70년 동안 전통을 이어오고 있고 현재 업계 1위이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어요. 이렇게 제품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더 특이하고 자유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고객의 입장에서는 제품을 사는 것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은 저희의 디자인을 통해 문화를 디자인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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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뛰드 하우스의 디자인과 마케팅을 보니 타 브랜드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이라기 보단 여성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이미지로 얻는 에뛰드 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A. 에뛰드가 아예 독립적인 회사가 아니고 아모레퍼시픽에 속해 있다가 매출과 규모가 괜찮다고 생각해서 독립시킨 회사예요.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만 30개가 되는데, 한 그룹이 브랜드를 30개 정도 가지고 있다 보니 브랜드끼리 마찰이 일어나기도 해요. 고객들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도 당연히 반영해서 이끌어가야 하고, 그룹 내에서의 포지션도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보통 각자 브랜드가 가져야 할 컨셉은 놓지 않고 가져가는 편이에요. 에뛰드를 써보신 분들은 알 수도 있겠지만, 요즘 공주 컨셉이 점점 변형되고 있어요. 연령층과 컨셉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공주의 스타일 즉, 아주 섬세한 부분을 바꿔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Q. 에뛰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인, 일본인 등 다른 국가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렇게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한류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화장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해요. 그래서 아예 중국 관광객 분들을 상대로 하는 브랜드들도 많이 생겨났죠. 일단 한류로 화장품 업계가 성장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된 건 사실이에요. 한류 때문에 이미지가 좋아지다 보니 한국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찍히면 스페셜리티가 생기는 현상까지 생기기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한류가 지속적이라고 보장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브랜드나 한류가 끝났을 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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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공에서 배우신 것 중에 실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셨던 것이 무엇인가요?

A.
설화수 실란 콤팩트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이러한 디자인과 제작은 저희 과를 나온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과는 조형이랑 디자인을 동시에 배우는 복합적인 과잖아요. 그러다 보니 조형적 감각을 이용함과 동시에 제품의 디자인까지 브랜드에 맞춰 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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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학교 다닐 때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생각을 졸업하면서 했어요. (웃음) 아모레퍼시픽에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요새 이십대가 우울하고 취업 걱정을 해서 저도 무슨 조언을 해야 도움이 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고민하던 와중에 아모레퍼시픽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할 때 우리 과 친구들을 몇 번 봤었어요. 근데 정말 냉철하게 얘기해서는 굉장히 많이 부족해요. 스펙이 부족한 게 아니고요. 감각이라고 해야 하나, 실력이 부족해요. 스펙은 부족하지 않아요. 제품 디자인 쪽으로 더 알아보고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2가지로 나눠서 말하자면, 화장품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친구들에게는 경험을 쌓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졸업을 하자마자 대기업에 오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30개에 가까운 브랜드에서 보통 자신이 원하는 업무를 배정받는 것은 쉽지가 않아요. 굳이 대기업만 고집할게 아니라 화장품 업계에서 경험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분명 그 경험을 높게 살 거예요. 2학년, 3학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학생활을 더 탄탄하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우리 과가 조형이랑 디자인을 접목하긴 했지만, 다른 과 수업을 들어보는 것도 좋고, 저 같은 경우도 패션일러스트 수업도 받았고 심지어는 공대수업도 들었어요. 아르바이트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것들은 스펙이 될 수 있겠지만, 실무를 경험하는 거는 되게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요새는 또 디자인 채용을 원하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기도 하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서포터즈, 홍보대사 등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요. 목표를 당장 정해서 현재를 압박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시면서 갈 길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어요.



선배님께선 모두가 바쁜 3월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내서 인터뷰를 해주시고, 선배님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셨을 뿐만 아니라 사내를 구경시켜주신 후 특별한 선물까지 주셨습니다. 따뜻한 미소와 생생한 이야기, 친절하게 저희를 안내해주신 최소영 선배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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