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탐방 | 동문탐방 43호 /CMF에 관하여, 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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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48 조회3,2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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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치고는 꽤 선선했던 7월의 어느 날, 양재역의 한 카페에서 96학번 박민수 선배님을 만나 뵙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LG에서 근무 중이신 박민수 선배님은 CMF 디자인이라는 흥미로운 분야를 다루고 계신다고 하셨는데요. 편안한 분위기의 인터뷰를 통해 CMF 디자인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들의 작업 방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Q. 선배님 그리고 일하시는 CMF 분야에 관한 소개 부탁합니다.
A. 금속조형디자인과 96학번 박민수라고 합니다. 현재 LG에서 CMF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웃음) 일단 CMF는 Color, Material, Finishing의 약자로 제품 디자인의 과정에서 외관 디자인을 들어가기에 앞서, 조형의 요소 중 형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전략을 짜고 선제안을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돼. 예를 들어 이번에 산학을 했을 때, 트렌드를 살펴보고 그 트렌드 안에서 의미 있는 키워드를 도출한 후 그것을 기본으로 컨셉을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었지? 우리는 최근의 기술적인 동향이나 업체의 역량과 능력을 파악하고, 이 정보들을 조합하여 실제 구현 가능한 새로운 컨셉을 정하게 돼. 그 후 제품에 사용될 소재나 컬러, 피니싱을 개발하여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 거지.
Q. 다른 디자인보다 CMF 디자인이 가지는 매력이나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특히 의미 있었던 경험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일단은 CMF 분야가 다른 디자인 분야와는 실제 도형을 직접 만지는 일이 없다는 차이가 있어. 우리는 서포터 역할이라고 할 수 있고, 내가 만든 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사실이야. 그런데도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새로운 발상을 기반으로 새롭고 신선한 것들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점? 디자이너들은 상품 기획이라고 해서 사전에 올해는 어떤 모델은 어떤 가격대에 어떤 스펙을 가지고 디자인이 될 것이라는 계획하에 업무를 진행되는데, CMF는 사전에 그 레퍼런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므로 내가 좋아하고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발상들을 가지고 개발에 임할 수 있어. 또 일반적으로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 안에서 갇혀 있게 되는데, CMF의 업무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지. 다양한 트렌드를 다루는 업체나 협력 업체를 만나 일을 하므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Q. 학교에서 쌓으셨던 경험이나 기술이 실무에서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A. 디자이너는 제품의 디자인만 하고 그것을 협력 업체에서 맡겨서 제작하는 게 대부분인데, 사실 현장에서의 기술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디자인에서 깊이의 차이가 매우 커. 나는 학교에서 이런 기법들을 직접 해봤었기 때문에 지금 내 업무에 도움이 되었다 생각해.
Q. 졸업 전후로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그 준비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나 같은 경우는 3학년 때부터 선배와 같이 창업을 준비했어. 제품부터 회사명, 사업 기획서까지 차근차근 만들어 주얼리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지.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4학년 돼서 취업 준비할 때, 나는 일을 하고 있었어. 나는 창업을 하다 나와서 중간에 텀을 가지고 취업한 케이스야. 사실 LG를 들어온 계기는 그냥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는데 (웃음) LG에 아는 선배가 있어서 CMF와 관련해서 사람을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여 시험을 보고 들어가게 되었지. CMF 같은 경우는 항상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특채 형식으로 뽑기 때문에 정보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 나는 이 정보력을 인간관계에 의해서 얻게 되어서 그런지 인간관계를 강조하고 싶네.
Q. 기업에 속해 작업하다 보면 과정 중 다른 사람들의 의견 또한 중요한 것 같은데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디자인을 하시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세요??
A. 같은 제품 하나를 다루더라도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므로 충돌이 생기는 것 같아. 디자이너는 더 예쁘고 세련된 외관을 디자인하고 싶어 하고, 기술을 설계하는 관계자들을 최대한 튼튼하고 트러블 없이 만들고자 하지. 구매자들은 가능한 한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구매하고자 할 거야. 서로의 입장이 달라 항상 의견 충돌이 생기지. 그래서 나는 디자이너에 속해있긴 하지만, 처음 컨셉을 정할 때 다른 입장들을 고려하면서 관계자가 모두 이해할만한 설득력 있는 컨셉을 만들고자 노력해.
Q. 아이디어를 얻는 공간이나 작업 방식이 있는지, 공동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A. 일단은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으고 그 정보를 나만의 방식으로 조합하는데, 이건 설명하기는 힘들고…. 앞에서 여러 협력업체와 일을 한다고 했잖아? 아이디어가 나오면 나는 업체에 미리 숙제를 던져줘. 시점과 무관하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컨셉을 협력업체와 공유를 하면서 설명과 비전을 제시해줘. 사실 CMF는 학생들의 과제처럼 뚝딱 나오는 게 아니고, 제품 하나, 색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돼. 단번에 만들어 낼 수 없어서 협력 업체도 미리 준비할 시간을 만들어 주는 거지. 대개 많은 담당자는 협력 업체들을 갑을 관계로 업체를 대하는데, 그런 식으로는 원하는 답을 얻기 쉽지 않고 원하는 답을 얻었다 하더라도 관계가 틀어지게 돼. 업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득하고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것이 공동 작업에 임하는 나만의 방식이라 할 수 있어.
Q. 전자 제품을 만드실 때, Finishing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것이 트렌드의 영향을 받는지 궁금합니다.
A. 제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완성도 같아. 또 여러 부품이 잘 조화되어 맞아 떨어지는 것을 중요하게 보지. 나는 트렌드를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학생들 입장에서는 트렌드를 보는 시각이 나와 다를 것 같긴 한데. 현재 세상에서 돌아가고 있는 시그널 이슈들을 취합하고 잘 버무려서 앞으로는 이게 대세다라고 말해주는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하는 게 트렌드야. 하지만 트렌드도 일종의 유행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아. 이런 색, 이런 디자인이 대세라 알려주는 트렌드의 결론 보다는 어떤 시그널들이 있는지 그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
Q. 요즘에는 전자제품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디자인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실제로 저도 그런 편인데요.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른 제품을 제작할 때 고려하시는 점과 가장 호응을 이끌 수 있었던 디자인이 궁금합니다.!
A. 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선택의 기준을 조사해보면 가격이나 기능, 디자인 등 선택하는 요소들이 나누어져. 하지만 실제로 따지고 보면 디자인이라는 것은 각 개인의 취향에 영향을 많이 받고, 기능이나 스펙은 정량적으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나 기능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 나 역시도 디자인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특정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제품을 디자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어. 굳이 이야기하자면 예전에 출시되었던 ‘아이스크림폰’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것이 특정 소비자의 성향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지. 여성을 타겟으로 정하고 그 특정 소비자를 위한 성향에 따른 디자인이 만들어졌으니깐.
Q. 끝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A. 대기업 입사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잖아. 나는 인사 쪽에 있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의 후배들이 훨씬 더 힘들 거로 생각해. 이러한 상황 안에서 후배들이 무작정 노력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어떤 분야의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알아야 할 것 같아. 지금의 목표가 나중에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목표로 하는 진로가 있다면 포트폴리오와 같이 자신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할 것 같아. 그런 것들을 미리 생각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는데 요즘 후배들은 그런 모습이 안 보이는 것 같아서…. 돌아보면 대학생 때 제일 여유 시간이 많았어. 여유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알차게 보내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
정해진 인터뷰를 마친 후, 저희는 자리를 옮겨 선배님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사회에 나갔을 때 도움이 될 만한 말들을 많이 해주셨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반갑게 응해주신 박민수 선배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금속조형디자인과 96학번 박민수
minsu.park@l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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