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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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37호 /브랜드 컬렉션의 세계로, 우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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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43 조회3,0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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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가 마무리되고 즐거운 방학을 앞둔 6월의 어느 날, 우리는 학교 후문 근처에 위치한 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바로 브랜드스토어 '피노비앤디(Pino B&D)' 창립자이자 디자인 팀장이신 97학번 우종훈 선배님을 만나 뵙기 위해서였습니다. 피노비앤디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브랜드 컬렉션을 담당하는 회사로, 브랜드의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디자인 상품들을 전략적으로 개발하여 상품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피노비앤디에서는 미니카부터 트렁크 안에 들어가는 각종 차량 관련 물품, 가방, 옷 그리고 삼천리 자전거와 협력해 만든 기아 자전거나, 방향제 등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하여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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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먼저 선배님의 학창시절이 어떠하였는지, 또 당시 금속공예과였던 전공과 지금 하고 있으시는 일이 어떤 연관이 있고, 제품 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종훈 선배님께서는 재학 시절 2학년 때부터 3, 4학년 선배님들과 함께 알루미늄 등의 금속으로 디자인 문구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후 4학년을 마치기 전 환경디자인 회사에 입사해 공원이나 아파트의 조경과 외관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셨고, 그곳에서 몇 년 일한 뒤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설계와 디자인을 연결하는 일을 담당하는 부서와 기획/전략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근무하며 본격적으로 제품 디자인을 접하게 되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디자이너로서 배우지 못한 과정에 대해서 많이 배우셨다고 합니다. 단순히 내가 좋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설득해서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기획과 전략에 대해 바로 이 때 알게 되신 것입니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창업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선배님께서는 창업의 계기에 대한 질문에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대답을 하셨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현대자동차의 담당자를 만나, 당시 현대자동차가 만들어내던 판촉물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 것을 계기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단순하고 값싼 '판촉물'이 아닌, 현대자동차의 위상에 맞게 '제품'을 만들어내자는 취지로 한 달 하고도 보름 동안 회사를 분석하여 제안서를 만들었고, 7개 부서를 돌아다니며 이에 관한 설명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브랜드 전략팀과 의견이 맞아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관련 제품을 만드는 '피노 스튜디오'라는 디자인 사무실을 만들었고, 회사는 해를 거듭하며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사람이 늘고, 브랜드 스토어 분야에서의 목표를 이루게 되자 오히려 '이제 뭐 하지'라는 생각에 잠기셨다고 합니다. 이런 정체기가 찾아왔을 무렵 선배님께서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다른 분야를 탐색하며 매출처를 만들기 시작하셨습니다. 많이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함이었는데, 이때 깨달은 것이 바로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하셨습니다. 무엇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고 누구와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많이 다니고 많이 만나보라는 소중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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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선배님의 창업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우리는 창업 과정에서 겪으신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여쭈어보았습니다. 선배님께서는 디자이너로서 배우지 못한 것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가격 조사와 수량 파악 등을 할 숫자 개념이 없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또 납세 등 법적인 절차도 어려운 점 중에 하나라며, 이 두 가지 문제를 짊어지고 가려면 결국 본인이 관련 분야에 대해 다 아는 수밖에는 없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아무리 담당 직원을 따로 뽑아도, 일을 시키는 사람이 어느 정도는 그 분야에 대해 알고 있어야 제대로 부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디자인 관련 툴도 마찬가지라고 하셨습니다. 본인이 디자인하지 않는 것이라도, 다른 사람을 시켜 제대로 된 결과물을 그려내려면 그 사람이 작업할 때 쓰는 툴을 본인도 알아야 초기에 설정한 방향대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며 결국 최소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할 수 있는 만큼은 배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단순히 창업했다가 망한 일을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해 취업에 도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전해주셨습니다. 창업은 좋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진짜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라도 많은 준비를 통해 여러 가지 조건을 맞추어야 하며, 때로는 도움을 받거나 운이 따르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창업이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직원들도 모두 생각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창업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일할지는 직접 해 보아야 안다며 손해를 감수하고 실패에 무뎌지더라도 도전해볼만 한 일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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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우리는 본격적으로 브랜드 스토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선배님께서는 브랜드란 '날것의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이름'이라면서 그 이름을 통해 사람들은 그 브랜드의 가치를 느껴야 하고, 체험/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또한, 브랜드의 가장 기본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상 고객들에게 널리 알려져야 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브랜드에 대한 권한을 가진 라이센서와, 작업하게 될 라이센시가 잘 협력할 것,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보다는 그 제품을 제대로 디자인한 사람이 좀 더 이익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작업 과정에서 라이센스와 디자인이 잘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도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브랜딩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들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이 과정을 담당하는 회사가 바로 브랜드 스토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선배님께서는 이렇게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지만, 학창시절에 대한 여러 가지 당부도 해주셨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키우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결과물이 잘 나와도 그것을 사는 사람에게 어필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며, 자신의 제품 혹은 작품을 소개할 때 그것을 소개하는 능력을 연습을 통해 반드시 키워둘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또 다른 당부는 학점에 관한 것이었는데, 학점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재학 시절 할 수 있는 일은 결과보다도 그 일을 하는 과정 자체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일이 자신에게 주어졌을 때, '할 거 많은데 이것도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보다는 작은 것을 놓치더라도 앞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학교 밖에서는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지를 파악하고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땜질 한 번 더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땜 잘하면 나중에 을지로 가서 취업하면 되지!" 라며 던지시던 뼈 있는 유머는 우리로 하게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여섯 시가 조금 넘어 진행된 인터뷰는 무려 여덟 시 반을 훌쩍 넘기고서야 끝을 맺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우리가 드린 질문에 생각보다 더 깊고 다양한 답변을 해 주셨고, 우리는 그 소중한 조언들을 들으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자리가 끝난 후에도 맛있는 것을 사주셨기에, 다같이 둘러앉아 스스럼없는 선후배 간의 대화도 이어졌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후배들에게 진정성 있는 조언과 도움말을 아끼지 않으신 우종훈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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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우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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