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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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 혼자 걸은 길, 함께 걸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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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0:17 조회2,6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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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걸은 길, 함께 걸을 길
                                                                                                                  정사록

     내가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언니가 홍익대학교에 입학했다. 우리 가족은 입학식에 참여하기 위해서 홍익대학교를 찾았다. 추운 겨울날, '홍대 미대'가 내 눈앞에 서 있는 것을 봤다. 그리고 실망했다. 어릴 때부터 귀에 못 박히게 듣던 '홍대 미대'의 겉모습이 너무나도 허름했기 때문이었다. 혼란스러울 수밖에.
    2006년 말이 되어 고 2가 될 즘에 누구나 그렇듯 나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내가 남보다 더 관심을 두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떠올렸을 때 '미술…. 디자인.' 이 생각났다. 그 길로 어느 정도 내 방향을 잡은 나는 학교와 주위에서 공부하기 싫어서 미술 한다는 말을 들어가며 조금은 서러운? 고교생활을 보냈다. 
    2007년 고3 입시가 되었을 때 89년생에 불어 닥친 고교등급제, 그리고 지방에서 온 학생들은 어쩌면 당연하게 겪었을지도 모를 미술학원에서의 소외.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외로움 들이 나를 힘들게 했다. 다시 한 번 홍익대학교에 가려고 재수의 길을 결심하고 결국은 남보다 구불구불하고 험한 길을 거쳐 홍익대학교에 입학했다.
    2009년 겨울에 내가 입학하고 홍익대를 바라보는 심정은 이전과는 달랐다. 단지 외형뿐만이 아니라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180도 바뀌었다. 미술학원 가느라고 아침 일찍 추운 날씨 속을 걷다가 우연히 바라보는 홍대도 아니고, 그림 그리다가 앞치마 메고 잠시 밥 먹으러 가다가 바라본 홍대도 아니고, 어느 날은 시험 치고 혼나서 '내가 과연 저곳을 갈 수는 있을까?' 불안해하며 바라본 홍대도 아니었다. 이제는 홍대 미대 학생이며, 여느 홍대 생처럼 커다란 정문 홍문관을 지나 학교에 당당히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동문'이라 함은 같은 학교에서 수학하였거나 같은 스승에게서 배운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글자 그대로의 풀이를 봤을 땐 단순히 같은 문을 뜻하기도 한다. 홍익대학교의 정문인 홍문관을 지나는 사람은 하루에 수백 수천 명이다. 하지만, 각자의 두근거림을 안고 나와 금속조형디자인과 동기들, 동문은 같은 곳을 향해 걷게 된다. 그래서 그저 학교에 가는 길인 정문을 지나가는 사소한 일이 하루하루 나를 설레게 한다.
   나 혼자 외롭게 걸은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 홍대에 입학했다. 홍대 미대에 입학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길이 무작정 편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스스로와의 싸움을 통해 이 길에 서게 된 만큼 앞으로의 길도 어차피 나와의 싸움일 것을 안다. 다만, 내가 갈지도 모를 길을 선배님들이 먼저 가주셨기 때문에, 그 길을 갈 동기들이 있기에, 일 년 후 맞을 후배들이 있기 때문에 외로움만큼은 덜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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