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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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12호 /Dynamic designer & professor, 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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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0:45 조회2,4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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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Dynamic designer & professor, 서진환


 수역에서 출발하여 지하철을 타고 마을버스로 갈아타며 도착한 서울산업대 앞. 하지만, 학교 앞을 도착하자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서울산대의 싱그러운 잔디와 나무, 정갈한 차도였다. 안내판을 보고 찾아가다 길을 잃고 학교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도 그들조차 다 알지 못하는 듯 넓은 서울산대에서 운영팀은 겨우 9번 조형관 건물을 찾아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내려 일자형 복도를 두리번거리며 실기실과 기계실 등등을 살피다 학장실을 찾아내었고 그렇게 극적인(?) 우리의 선배님 찾기는 무사히 완료되었다.
 학생들과의 잦은 소통을 위해 실기실의 맞은편에 있게 했다는 학장실은 학생들이 앉아 조문을 구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긴 테이블이 방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란히 앉은 우리는 선배님이 타 주신 따듯한 차 한 잔과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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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침묵도 잠시 선배님께서 궁금증을 나타내시며 물으셨다.

 

“요즘 너희 작업은 어떻게 하니?”

 아이디어 스케치나 모델링 정도를 빼면 요즘 우리네 작업은 거의 컴퓨터로 진행된다. 1994년 서산대에서 처음으로 들여온 아트 캠을 시초로 한 프로그래밍작업은 이제는 작업진행의 필수요소가 되어 있다. 이것은 달리 말해 컴퓨터 작업의 과도기를 뜻하기도 한다. 컴퓨터 작업의 범위가 넓어지고 점차 커지는 요즘은 오히려 작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아이디어보다는 그래픽프로그램의 활용기능이 더욱 중요시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확실히 이 생각에는 모순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은 디자이너의 능력 중 일부일 뿐 디자이너의 덕목은 아니다. 그 자체로서의 장점을 따질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픽 프로그램은 렌더링 시간을 단축해주는 단순히 또 하나의 스케치북일 뿐 디자인 자체의 질이 프로그래밍능력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산업미술전람회가 기획전시 되면서 본격적인 디자인 붐(boom)이 일었다. 이것을  시초로 현재까지도 디자인은 미술계에 큰 핵심으로 진행되며 일상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미술을 꿈으로 삼는 이들의 목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철학이 없는 껍데기 디자인은 기능, 작업을 위주의 디자인일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작가 자신의 철학이 가미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작가의 작품을 보고 동요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것을 느끼는 것처럼 디자인 또한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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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면 뭐하고 살지?”

 작가, 먹고살기 어렵다고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발전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공예의 범위를 넓혀 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요즘은 소비자의 눈높이가 변화했다. 취향의 차이가 벌어졌고 그만큼 요구하는 욕구의 범위가 넓어졌으며 그것으로 자신들의 개성을 나타내려는 욕구 또한 증가하였다. 이것은 즉 공예시장의 변화로도 직결된다.
 공예작품의 문제점이라 생각되는 것은 바로 에디션이다. 유일한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된다. 공예는 왜 한 개만 만드는 것인가? 자신만이 유일하게 가지길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한정된 수량을 자신도 갖고 있길 원하는 시대이다. 단 하나의 공예작품보다는 한정된 수량의 작품이 더 현실적 이치에 맞지 않을까? 이러한 것들로 미루어 보아 현시대는 기계가 아닌 장인의 작품을 원하는 시대라 할 수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적당한 기술력이 아닌 이것을 뛰어넘는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이다. 기술을 이기는 방법은 기능성과 작품철학이 된다. 기술의 발전은 기능과 철학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작품을 진행하였을 때 그렇지 않은 작품과의 깊이 정도는 매우 크다. 자신만의 철학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
 발전은 유익한 존재이나 우리끼리 아등바등 해보았자 우물 안 개구리 신세이다. 우물을 뛰어넘어 더 큰 세상을 찾자. 다른 이의 것을 보고 그것이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문화적 이해를 하도록 하라. 그것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이해를 하여야 올바른 감상에 도달할 수 있다. 다른 정서의 디자인을 따라 해봤자 그 나라의 디자이너들은 이길 수 없다. 아무래도 각 나라, 지역적 고유 정서가 있기 때문에 전반적 이해는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본성으로 가지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찾아야 한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다른 나라의 작품을 보고 새로움을 느끼듯 타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외국 페어에 나가 작품을 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큰물에서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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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 작가가 되겠다는 기준점이 있어야 포부를 진행할 수 있는 것.”

 작가가 되려는 분들은 현대미술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역사적 토대에서 일어난 것들을 이해하라. 거시적 이해를 토대로 하는 현대미술 작가 -현실을 반영하는 작가가 되라. 이것은 곧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력과 같은 것이다. 과거가 쌓여 현재가 되고 현재가 쌓여 미래가 되듯 과거가 곧 현재이고 현재가 바로 미래이다. 다른 이들의 작품이 투영하는 시대의 개념들을 보라. (하지만, 공예는 반영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공예과라고 공예전시만 보지 말고 다른 분야도 많이 보며 공예에 없는 이러한 것들을 배워라.
 뛰어난 기술력은 임기응변에 능하고 여기에 철학적 사고와 본성에 대한 이해를 더하게 된다면 세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홍대라는 프리미엄과 업보”

 대한민국의 공예는 이제 학문적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이것을 이끌어 갈 사람들이 과연 누구인지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을 이끌어 온 학교의 학생으로서 이것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은 홍대 생의 프리미엄이자 업보이다. 이것에 대한 욕심과 고민이 없다면 홍대라는 타이틀의 프리미엄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다른 학교 학생들의 작품도 잘 봐두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배워가며 수업을 자발적으로 이끌어가는 학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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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생이라는 자부심이 아무런 이유 없이 내게 온 것이 아니다. 앞서 선배님들이 이끌어 오신 것처럼 우리 또한 이끌어 가야 한다.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마음이 풍족해지는 시간이었다. 

 선배님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음속에 어떠한 의욕이 샘솟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세상과의 타협보다는 한발 앞선 생각으로 이끌어 가시는 선배님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배울 점을 체크해보게 되었다. 앞으로의 헤쳐 나가야 할 과제에 대한 업보를 짊어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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