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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05호 /무대와 사랑에 빠진 남자, 김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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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0:34 조회2,2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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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호 /무대와 사랑에 빠진 남자, 김재준


 매서운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겨울이 시작되던 어느 날.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한편에 마련된 실내 공간에서 만난 김재준 선배님은 우리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선배님과 대화를 나눈 실내공간에서는 무대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내일 녹화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인기가요 겸, 농심에서 후원하는 사랑 나눔 콘서트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방청객들이 앉을 노란 의자에 나란히 앉아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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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SBS에서 ‘인기가요’, ‘천만번 사랑해’등의 무대 연출을 맡고 계신 김재준 선배님. 선배님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무대 공간’이라는 동아리가 있었다고 한다. ‘무대 공간’은 대학 연극제의 무대설치를 하는 동아리였는데 그때부터 무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꿈을 조금씩 키워 오셨다고 했다. (요즘은 무대 디자인이라 하면 디자인과 계열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많지만, 과거에는 거의 손으로 그렸기 때문에 회화 과 출신이 많았다고.) 원래는 대학원에 무대 디자인 과가 있었는데 선배님께서 졸업하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공간에 대한 열정에 건축 쪽을 배우기 위해 친구들 몇몇과 경기대 대학원에서 최고의 교수들로 구성된 3개월짜리 workshop 특강을 곧바로 신청하셨다. 엄청난 과제도 마다치 않고 열심히 배우던 무렵, 마침 SBS 공채가 있어 결국 무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친구 한 분과 신청을 하고 서류 2단계와 드로잉시험을 거쳐 SBS 공채에 합격하셨다. 건축에 대한 꿈은 접으셨지만, 경기대 대학원의 workshop 과제는 지금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함께 신청하신 친구 분은 SBS공채에는 떨어졌지만, 현재 EBS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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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듣다가 선배님께서 배고프지 않으냐고 물으시며 자장면을 시켜주셨다. 허기진 배를 중국 음식으로 채우며 우리는 선배님이 다니시던 시절의 우리 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축제 날 주점에서 팔 안주로 산 낙지를 산통에 넣어 팔던 이야기를 해주셨다. 산 기운 때문에 더 맛이 좋았던 것 같다고 하며 웃음 지으시는 모습에 지금 이곳에서 선배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듣는 우리의 모습을 한참 어린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있을 미래의 우리 중 누군가가 잠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무대 일은 좋아하지 않으면 계속 해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힘들다고 한다. 뽑는 인력도 굉장히 적다고. 함께 작업하는 사람 중 가장 막내가 30대 중반이라고 하시며 2~3년 뒤쯤에야 한 명 정도 더 뽑지 않을까 하셨다. 무대 일을 하면서 특히 힘드셨던 일은 어떤 일이었냐고 여쭤보자 아무래도 야외무대 설치는 날씨에 지장을 많이 받아 전날 무대를 설치해놓고 폭우가 쏟아지거나 하면 걱정이 많이 된다고 하셨다. 한 번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무대가 무너진 적도 있었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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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라도 무대 쪽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시며 그런 사람들은 학점은 평균 B 이상을 맞아야 하고, 자격증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많이 보니 평소의 작업들을 모두 찍어 보관하는 것이 좋고, 공간에 관련된 아르바이트도 도움이 많이 되니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해 주셨다. 도면 같은 것을 그릴 때 절반 이상을 손으로 작업 하는 특성 때문에 특히 드로잉 능력을 많이 보게 되니 드로잉 연습을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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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꽃을 피우다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 우리에게 김재준 선배님은 리허설 때 오고 싶으면 와도 된다고 하시며 명함을 한 장씩 나누어 주셨다. 명함 오른쪽에 조그맣게 쓰여 있는 

Jaejun Kim, Image Styling & Headquarters, Art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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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함 한 장에 담겨 있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생의 무게’를 두 손으로 느끼며 10년이 지나고 또 20년이 지나, 내 명함에도 지금의 선배님의 명함과 같은 무게가 담겨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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