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교강사비트박스

소통하는 디지털 - 임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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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10:47 조회6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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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하고 행복한 방학을 즐기고 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월이 성큼 와버린 오늘, 저희 운영팀은 작년 2학기 디지털표현기법(2)를 가르쳐주신 임병덕 교수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학교 옆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오랜만에 뵙는 교수님은 색다른 느낌이었지만 여전히 부드럽고 자상한 미소로 저희를 반겨주셨는데요. 교수님과의 인터뷰 또한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임병덕 교수님과의 교강사 비트박스, 지금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교수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나는 컴퓨터 3D가 좋아서, 대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온 것 같아. 어떻게 보면 라이노라는 프로그램 하나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것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컴퓨터에 그냥 미쳐서 가르치고, 배운 것도 있지만, 처음에는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그저 컴퓨터로 일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조금씩 커졌던 거지. 대학 강의는 햇수로는 딱 10년 된 거고. 47살에 컴퓨터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웃음




Q. 교수님께서는 실제로 쥬얼리 제작에 많이 쓰이는 라이노를 전문적으로 가르치고 계시는데요, 다양한 쥬얼리 가공 기술이 있는데 (왁스카빙이나 일반적인 수공예) 특히나 이런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쥬얼리를 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원래는 라이노를 내가 처음부터 한 거는 아니고, 대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오토캐드를 하다가 배웠거든. 그런데 그땐 컴퓨터가 너무 비쌌어. 그래서 학교에서 한 대당 두 명이 수업을 들었지. 그런데 그러면 시험을 볼 수가 없잖아. 그래서 과제를 내줬는데, 36명 중에 딱 세 명이 컴퓨터가 있었어. 나를 포함한 그 세 명이서 친구들까지 과제를 다 해줬어. 근데 나는 B를 맞고 나머지는 다 A를 맞았지. 이게 뭐지 했어. (웃음) 그때 친구가 내가 미대에 다닌다는 거를 알고 와서 지금의 3D 맥스의 전신인 프로그램을 소개해줬어. 그리고 그 친구가 내 눈앞에서 와인잔을 그린거야. 그게 너무 큰 충격이었고, 그때부터 컴퓨터를 한 것 같아. 그러고 나서 대학을 졸업했는데, 아직 이걸로 취업할 수 있는 데가 없었어. 그땐 주얼리캐드가 없었거든. 그래서 다른 목업 회사에 취업해서 4년을 일했는데 회사가 문을 닫았어. 그때 실직자 시절에 뭘 해야 하나. 그때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데, 학원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서 한 달에 30, 40만 원에 포토샵, 일러스트, 오토캐드, 3D 맥스 등을 가르쳐 주는 걸 알게 된 거야. 3개월을 다녔었는데, 어느 날 강사분이 내가 3D 맥스를 하는 걸 보고 공 CD를 갖다 달래. 그래서 갖다 줬더니 그 다음날에 프로그램을 깔아서 다시 줬는데, 거기 쓰여 있는 게 라이노 1.0이었어. 라이노를 딱 켰는데 화면이 지금이랑 똑같아. 처음엔 맥스랑 너무 다르니까 못 만지겠어서 책을 사서 공부를 했어. 그런데 너무 재밌는 거야. 그래서 배운 다음에 컴퓨터를 할 수 있는, 목업하고 외주 받는 회사에 뽑지도 않는데 전화해서 지금 구인 안 하시냐고 물어봤더니 안 한다고, 왜 전화했냐고 하더라고. 그래서 얘기했더니 다음 주에 이력서 갖고 오라고 해서 갖고 갔더니 이력이 너무 좋다는 거야. 그래서 거기 다니면서 라이노로 모델링을 하고 그랬어. 그러는 와중에 아는 선배한테 전화가 온 거야. 그 선배가 주얼리 캐드를 처음 했던 사람이었어. 선배가 말하길, 라이노를 들여오긴 했는데 가르칠 사람이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와서 라이노 교육을 하면 어떻겠냐 해서 라이노 교육을 처음 하게 되었지. 그게 2000, 17년 전 일인 거지. 타이밍이 딱딱 맞은 것 같아. 가끔 생각해보면 그때 만약 내가 CD를 던져버렸으면, 지금의 나는 여기 없다고 생각해서 깜짝 놀랄 때도 있어. 어땠을까. 우연치 않은 기회가 올 때가 있어. 본인도 기회라고 생각 안 하거든. 배워볼까 했는데 그게 계기가 된 거지. 본인에게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서 배워야 해. 지금도 그렇지만 5, 10년 뒤에 어떻게 계기가 될지 모르니까. 배워서 어디 가지 않으니까.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컴퓨터로 제작하는 것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라이노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A. 장점은 너희도 배웠으니까 알 거야. 치수가 정해져 있는 작업, mm나 좌우대칭이거나 그런 작업들, 그리고 크기별로 사이즈가 다른 경우를 제작할 때가 특히 장점이라고 볼 수 있지. 단점은 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못 하는 거야. 일을 해보니까 유기적 형상이나 곡면, 각면을 어떤 사람이 스케치해왔는데 라이노로 못 하겠는 거야. 너무 어렵고 효율성이 떨어지더라고. 그게 단점이라 할 수 있지. 제한된 시간에 이걸 2, 3일 만에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각이나 카빙 잘하는 사람한테 가면 더 빠른 거지. 특히 손맛이 나게끔 모델링을 못하는 게 캐드의 단점이야. 손으로 하면 더 빠르고 보는 앞에서 만들어지니까 공유할 수 있고.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하는 작업에서 많은 실수가 바로, 크기가 작은 것을 확대해서 보니까 얇은 건지 두꺼운 건지 잘 모르는 거야. 출력해보니까 너무 얇은 거지. 확대해보면 종이 두 장밖에 안 되는 건데 머릿속에 생각하는 거랑 눈으로 보는 거에 차이가 있어. 손으로 만드는 건 이 크기 그대로인데 확대하면 보는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게 단점이지.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으니까 계속 버전 상향이 되고 사용하는 거야. 활용도가 많아지는 것은 장점이 많다는 거지. 단점을 보완해나가니까. 라이노도 굉장히 많이 발전된 거야. 처음에는 박스 벤드도 안 되었어. 라이노를 잘하는 비법은, 따로 내가 이야기할 때 뭐라고 하냐면 학생이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단어로 간절함이야. 노력보다 더 크다고 보는 게 간절함이지. 세상에 쉬운 분야는 없어. 이걸 단기간에 학생에게 전수하겠다 하면 어려워지지만, 손으로 연필 그리는 거, 망치질하는 거를 대신해서 화면에 구현하는 거로 생각하고 도구라 생각하면 쉬워지지. 라이노와 캐드의 단계는 마치 계단처럼 되어있어 정체기가 있기도 하고 그게 지나면 수직으로 올라가고, 그러다가 또 정체기가 오고 반복이야. 그래서 정체기 때 사람들이 많이 포기해. 실력은 곧 시간 투자와 비례한다는 거, 간절함이 중요해. 내가 수업을 할 때 홍대생들은 딴짓하는 애들이 없더라고 눈빛이. 결국에는 결과에서 나타나잖아. 여러분들 선배들도 만나는데, 학생들이 여태껏 수업한 사람 중에서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 이 꾸준함이 중요한 거야. 단기간에 잘하겠다는 생각보다 졸업하고도 내가 이 프로그램을 분명 쓰겠다고 생각하고. 이 전공이면 컴퓨터 하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거든. 최소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해.




Q. 교수님께선 특히 학생들에게 라이노를 이해가 쉽게 쏙쏙 잘 가르쳐주셔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아주 많았는데요, 수업을 하시면서 교수님만의 강의 철학이나 강의법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궁금합니다.

A. 처음 강의를 나갔을 때, 학생들이 굉장히 경직되어 있는 거야. 과 선배가 들어와서 그런가 했는데, 수업을 작년에는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더니 캐드 수업을 발표를 했던 거야. 무슨 발표를 하냐 했더니, 파워포인트로 발표를 한다는 거야. 그리고 어떤 그림을 주고는 다음 시간에 무작위로 만들어보라고 시키는 거야. 그냥 수업이 그거였대. 명령어에 대해서 대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거지, 가르쳐 주는 게 아니고, 그래서 너희들 한 거를 보자고 했어. 그리고 기본적인 설명을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하고 만들라고 시켰는데 당연히 잘 모르잖아. 그래서 예제를 하나 주고, 만드는 거를 보여주고 또 만들고 따라 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했어. 화려한 모델링 테크닉을 알려주기보단, 내가 업체에서 해보았던 예제 중에서 가장 많은 질문 받고 했던 거를, 미리 예상을 하고 있거든. 이거에서 틀릴 것이라는 걸. 이거에 대해선 이게 궁금할 것이다, 여기선 이게 이렇게 된다, 그런 거를 내가 미리 예상을 했던 거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는 질문을 받고 소통하는 거. 수업 중에 내가 자주 하는 말이, 하다가 안 되는 거 질문해라. 근데 안 하고 가만히 있지는 마라.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거지. 질문을 한번 했던 거를 두 번 세 번 열 번 할 수도 있어. 10명이 있으면 10명 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미안하니까 더 열심히 하더라. 하하. 나도 배울 때 어려웠으니까. 학생들한테 자신감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 또 나도 학생한테 배우고, 질문받고, 고민하고, 그런 부분이 재밌어. 수업 4시간이 한 시간 같을 때도 있고 왜 이렇게 안 가나 싶을 때도 있고. 홍대는 수업시간이 짧아서 그게 아쉬워.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A.
아까도 했던 얘긴데, 내가 가르치는 입장에서 봤을 때는 배우자 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간절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 길지 않은 시간이니까 열심히 하고.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간절함이, 졸업한 다음에 오히려 라이노 더 배우는 애들도 있어. 그렇다 하더라도 학교에서 최대한 많이 배워야 학원에서도 더 빨리 배워. 너희 선배들도 많이 가르쳐봤어. 하나같이 다 잘하더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눈빛에서 보여. ‘이걸 배우면 취업 될까요?’ 하는 애들은 포기해. 캐드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구라고 생각해야 해. 머릿속에 생각하고 기획하고, 특히 만드는 것도 잘해야 할 수 있지. 그래서 캐드를 잘하는 방법 중 하나가 세공을 해보는 거야. 만들 때의 과정과 이유를 세공에서 배우거든. 세공을 안 하더라도 과정을 알아야 해. 나도 캐드 아니었으면 왁스카빙을 했을 거야. 학부생 시절에 세공 수업 끝나고 교수님이 잠깐 와보라고 해서 갔더니 너 왁스카빙 안 해볼래?”라고 하셨어. 그런데 그땐 이미 캐드에 빠져있었지. 그래서 저는 다른 거 하고 싶은데요.” 라고 대답하고. (웃음) 명령어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다른 과목도 잘해야만 해. 모든 기술이 연관되어 있어. 똑같은 디자인인데 어떤 사람은 너무 예쁜데 어떤 사람은 안 예뻐. 그러면 팔 수가 없는 거야. 디자인적인 거지. 그런 부분은 훈련을 통해 고칠 수 있어. 예쁜 거 많이 보고, 그려보고.




교수님께서는 디지털표현기법을 수강했던 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으셨는데요, 인터뷰를 통해서 전해지는 교수님의 진심과 철학이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특히 수업을 하며 서로 소통한다는 것, 그리고 간절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 것 같네요.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학생들과 인터뷰를 해주신 임병덕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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