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교강사비트박스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화술 - 박경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10:43 조회491회 댓글0건

본문

이번 교강사 비트박스에서 모시게 될 분은 바로 현대인의 화법강의를 맡고 계시는 박경희 교수님입니다. KBS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셨고, 정년퇴직 후 현재 홍익대학교 초빙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저희 운영팀은 박경희 교수님께 아나운서로의 꿈을 찾는 과정과 학생들을 향한 조언을 듣기 위해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흔쾌히 시간을 내어주셨고, 우리는 519일 오후 교내 한 카페에 앉아 교수님을 만나보았습니다.

 
 

IMG_9319.JPG


  
 
Q. 어렸을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는지, 어떤 계기로 꿈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어렸을 적에 아나운서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대학 전공이 가정대, 그러니까 그 당시로는 생활과학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고, 가정선생님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임용고시를 보면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지금이나 옛날이나 굉장히 힘들었으니까. 그렇게 집에 있었는데 어느 날 TV를 보다가 KBS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본 거에요. 그러면 그냥 아나운서 시험을 볼까 해서 봤는데 됐어요(하하). 그래서 아나운서가 된 거에요.
그런데 제가 아나운서로서의 적성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방송인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1년 정도는 적응하는 기간이었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이 길이 나의 길인가 고민도 많이 했어요. 아시다시피 방송인은 많은 사람과 만나고 인터뷰도 많이 하고 그래야 하는데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거든요. 그래서 대인관계에 대한 것이 무척 힘들었어요. 낯선 사람과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참 힘든 직업이더라고요. 이때 당황을 많이 했는데, 아나운서로 처음 들어가면 선배들이 후배들을 교제시키고 가르치잖아요. 기본적으로 말도 가르치고 힘들 적 얘기를 해주셨는데, 선배님들의 말씀이 영향을 많이 주었어요. 그러다가 전담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점점 방송에 빠져들게 되고, 나에게 방송에 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거에요. 하면 할수록 행복해져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하게 된 것 같아요. 방송을 계속하면서 현역 아나운서로, 특히 여성 아나운서로서는 최초로 정년을 맞았다고 하는 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부분이에요.


Q.
아나운서로 오래 활동해 오셨는데, 아나운서로만 남지 않고 교수라는 직업을 갖게 되신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

A.
제가 대학생 때는 교직을 준비하다 보니까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잖아요. 4학년 때 교생실습을 나갔는데, 한 달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행복하지 않았어요. 같이 나가는 제 친구는 저녁에 집에 가면 학생들의 얼굴이 떠오른대요. 내일 그 아이들을 또 보겠지 하면서 행복해하는데, 그 친구는 교사가 적성인 거에요. 저는 학교에 하루 다섯 시간씩 서 있다가 집에 오면 다리가 퉁퉁 붓고 너무 힘들어서 울었어요. 아이들이 전혀 예쁘지도 않고 행복하지가 않았어요. 당장 내일 아침 학교 갈 생각을 하니까 끔찍한 거에요. 이때 이 일은 내 적성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KBS에 들어가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니까 승진을 하잖아요. 제가 한국어 부장을 하고 라디오 바른말 고운 말10년 정도 진행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말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어요. KBS를 대표해서 강의하러 다닌 거죠. 그랬는데 재밌는 거에요. 그만큼 철이 들었다는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강의하는 게 재밌었어요. 청중들하고 교감하는 거, 내가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어 준다는 게 행복한 거에요.
사실 교수로 취직하기 전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중앙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하고 있었어요. 국립국어원에서 표준발음법 강사를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가르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의 삶이 유한하잖아요. 내가 36년 동안 아나운서를 했는데, 이제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주 조그만 지식이지만, 이걸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홍익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그런 기회를 준거죠.


Q.
대학교에서 여러 차례 강의했다고 하셨는데, 인상 깊었던 질문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

A.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스피치라는 분야가 생소하고 새롭게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개설된 지가 오래된 분야는 아니니까 흥미를 느끼는 친구들이 있어요. 개중에 아나운서를 하겠다는, 혹은 아나운서를 공부하고 있다는 친구들도 꽤 있어서 그런 친구들 몇몇이 기억나죠. 어떤 친구들을 보면 참 가능성이 많은 친구인데 내 아나운서 후배가 되어서 후배로서 다시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Q.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가르친 학생 중에 아나운서가 되는 학생도 있나요?

A. KBS
의 자회사 KBSN이라는 곳에서 KBS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데, KBS 아나운서들이 돌아가면서 강의를 나갔어요. 저도 그 아카데미에서 전임강사를 맡았고요. 그리고 제가 한국어 부장이었을 때 커리큘럼을 짜고 아나운서들을 배정하는 것이 제 업무였는데, 그 아카데미 출신 아나운서들이 꽤 있었어요. 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제 강의를 들었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었죠. MBC 아나운서도 있고, SBS 아나운서도 있어요.


Q.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요? 발표의 팁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제 강의시간에도 여러 번 얘기하는 거지만, 말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얘기한 삼박자가 맞아야 해요. 청중들이 믿을 만하게 얘기해야 하고, 듣는 사람의 기분을 살펴서 청중들의 정서에 부합해야 하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거죠. 감성이 많은 것, 그러니까 파토스적인 정서적 부분에만 치우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메마르게 논리성만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 듣는 사람이 이해하고 그렇거든요.
사회학적인 지식을 쌓아서 분석적으로 보고 말할 줄 아는 것이 로고스적인 부분이라면 에토스적인 부분은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온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그것을 예술적인 감성으로 표현한다고 하면 완벽해지겠죠. 우리가 모두 백 퍼센트 추구하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말을 잘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품격이고 인격이에요. 자신의 머릿속에 품성이라던가, 교양이라던가, 평소에 쌓아둔 것이 있다면, 물이 차면 넘치듯이 나오게 되어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닙니까 하는데, 그 기술만 따진다면 우리가 엿장수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속사포처럼 말하지만, 내용이 없잖아요. 제가 얘기하는 세 가지가 골고루,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이 잡혀야지 발표가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IMG_9320.JPG


 

Q. 언론인으로서 갖춰야 할 품격이나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언론인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광범위해요. 기자, 프로듀서, 아나운서 전부 언론인이거든요. 제가 KBS 아나운서로서 얘기하자면, KBS는 우리나라 공영방송이잖아요. 그 누구도 아닌 국민의 이익을 위한 방송을 하는 것인데, 국민의 이익이라는 것이 굉장히 애매해요. 정치적으로 예를 들자면, 야당 편들면 여당이 싫어하고, 여당 편들면 야당이 싫어하잖아요. 어느 한쪽으로, 정파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그런 처신이 필요해요. 물론 방송인으로서 그 어떤 거짓을 말하면 안 되죠. 진실을 말해야 하는 거고, 그렇게 생각해요.


Q.
뉴스의 엔딩 부분에 한마디씩 하는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앵커멘트라고 하는데, 앵커라고 하는 것이 직무지 직종은 아니에요. 뉴스의 중심 역할을 한다는 거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어떠한 자신의 정치적 의견, 이런 것을 표하는 것은 앵커가 지녀야 할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객관적이어야 하고, 중립적이어야죠.


Q.
언론인과 예술가의 공통분모가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언론인도 예술적인 표현이 필요하죠. 예술적인 사람들도 냉철한 분석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서로의 공통분모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굳이 말하자면, 방송하는 사람도 어떻게 보면 예술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저는 학교에 다닐 적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참 못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미술 선생님께서 상당히 엄했는데, 왜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업시간에 두 다리를 꼭 붙인 채로 두 시간을 있으라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이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예술적 생각이 안 떠오르는 거에요. 그래서 미술 시간이 수학 시간보다 힘들었어요. 어떤 것을 가르쳐주시기보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을 강조하셨는데, 창의라고 하는 것도 뭘 알아야 나오는 거거든요. 아무것도 안 가르쳐주시면서 창의적이지 않다고 야단을 치는 거에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그림을 그릴 수 없었어요. 제가 대학교에서 교양을 듣는데 미술 과목 점수가 한참 떨어져서 제 평균점수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어요(하하). 다행히 저희 손녀딸은 그림을 참 잘 그려요. 척하면 종이를 가져와서 그림을 그리는데 얘는 참 쉽게 그린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종이를 가져오면 이 여백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깜깜한 거에요. 방학숙제로 그림을 그려오라고 하면 방학 내내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서 고민했어요. 아무튼, 미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을 보면 교육에 대해서 처음에 어떠한 각인이 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조기교육과 상관없이 아이들을 가르칠 적에 선생님들의 태도라고 할까요. 미술 하는 친구들을 보면 존경스러워요. 어떻게 그림을 그릴까.


Q.
미대생은 PPT 발표로 자신의 작품을 효과적으로 돋보이게 할 수가 있는데, 이처럼 PPT의 시각화와 스피치의 적절한 조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면 좋을까요?

A.
그건 제 분야가 아니고 여러분이 전공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제가 섣부르게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보통 PPT 발표를 할 적에 화면은 잘 만들었는데 제대로 설명을 못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말과 글은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러니까 자료준비만 열심히 하지 그 화면에 맞춰서 말해보는 연습을 안 하는 거예요. 모든 것에 연습이 필요하듯이 PPT 발표도 큰 소리로 말을 해봐야 해요. 발표할 때 말하는 것은 친구들과 하는 일상대화가 아니에요.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말하는 퍼블릭 스피치 상황이기 때문에 호흡의 제한이 있고,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글자가 제한되어있어요. 또 음성언어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음성언어는 기본적으로 일회적이고 일과적이잖아요. 한번 듣고 지나가 버리면 저장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는데 자료를 열심히 그림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아요. 이걸 적당히 해봐야 해요. 말을 할 적에 숨이 차기 때문에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내가 이 화면에서 얘기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분석해봐야 해요. 어느 부분에서 반드시 호흡을 확보해야 하는지, 그것을 놓치기 때문에 숨이 차죠. 당황하고 숨이 차는 악순환이 반복되어서 결국 내가 원하는 만큼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못하는 거에요.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면 반드시 소리 내서 두 번, 세 번 정도는 연습을 해봐야지 실제 스피치 현장에서 떨지 않는 거죠.

 

IMG_9321.JPG

 




Q.
마지막으로, 현재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보는 입장에서 예술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A.
제가 가르치는 친구들이 예술만 하는 건 아니고 다양하잖아요. 그냥 전반적으로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게 될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게요.
요즘은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서 직장을 잡기도 어렵지만, 그 직장에서 오래 다니는 것도 힘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 년 안에 이직하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런 부분이 안타까워요. 저희 세대와 여러분들의 세대가 다르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요.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고 내가 맡은 일, 내가 몸담은 조직을 좀 더 알아가고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조직 내에서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내가 먼저 조직을 사랑해야 해요. 그런 것을 간과하고 무조건 왜 나를 알아주지 않느냐는 불평불만을 많이 받아요. 기본적으로 아웃풋을 받으려면 인풋이 있어야 하잖아요. 노력하는 시간,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싶고요.
또 자기가 맡은 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해요. 지식을 많이 쌓고 공부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약한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 아나운서라는 직종은 일단 국어학적 지식이 있어야 하잖아요.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항의가 들어와요. 풍부한 어휘력이 필요하고 다방면의 지식을 쌓아야 해서 책을 안 읽을 수가 없어요. 독서를 계속해야 하고 매일매일 신문과 칼럼을 읽어야 해요. 오늘의 토픽이 뭐냐, 시사적인 부분이 무엇인가가 계속 업데이트되어야 해요. 영화도 봐야 하고. 우리는 문화의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 인접 학문들도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방송을 못 하면 아나운서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제 방송을 철저히 모니터했어요.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가 아니라 아날로그 시대니까 생방송을 동시 녹음한 다른 스튜디오를 찾아가서 제 방송을 다 들었어요. ‘, 이런 상황에서 내 의도와 다르게 잘못 들을 수 있겠네, 속도가 너무 빨라서 못 알아들을 수도 있겠네.’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모니터했어요.
자신의 적성이나 끼라는 것은 자신도 모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사회에 진출해서 어떤 일을 시작하고 내가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해서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거죠. 모든 일에 세 번쯤은 생각해보라는 건데, 저도 일 년쯤은 힘들게 기다렸어요. 사실 36년씩이나 이 일을 하려면 돈 때문에만 직장을 다닐 수는 없는 거잖아요.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해야 하고 이 일이 적성에 맞아야 해요. 출근하면서, 아침에 직장을 가는 게 행복하고 빨리 가서 하고 싶어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아니었다는 얘기죠. 자꾸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찾은 거에요. 여러분들에게도 어떤 끼가 숨어있을지 모르는 거죠.  


교수님으로부터 화법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곧 사회 초년생이 될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금속조형디자인과에 입학하여 새로운 출발점에 선 새내기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유익한 이야기였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우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좋은 말씀을 들려주신 박경희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