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놀이의 융합으로서의 조형 - 유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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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3:56 조회1,51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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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물의 본성과 자기 자신의 본성이 합치되어 함께 실행되는
조형작업 과정에는 놀이적 요소가 있다고 믿는다. 또한 나는 어떠한 소재로 부터 얻어진 형태를 이루려하는 형상화 과정 중에는 질료(재료)가 갖는
물질적 상상력과 머릿속의 형식적 상상력이 역동적으로 공존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형식적 상상력에 의해 질료의 질서가 깨지지 않는 공작 행위가
실행된다면 그곳에는 분명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놀이가 된다. 그렇지 않고 머릿속의 구상만을 위한 작위적 변형이 의욕적으로 계속될 때
질료가 갖고 있는 고유의 리듬은 망가지고, 궁극에 나에게는 스트레스가 쌓이며 삶의 공간에는 엔트로피의 증가가 초래된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이미 자학적이며 괴로운 공작 자체가 조형이 되기도 하기에 나는 항상 상식을 뛰어넘는 조형적 변태를 꿈꾼다. 더러는 스트레스가 곧 조형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불행히도 우리 저변을 장악하고 있는 상투적이며 고전적인 사고는 노동을 바탕으로 한 관조적인 역학적 서정도 공작의 과정에 끼어들
틈조차 주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물질을 바탕으로 역동적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창조적 노동으로서 공작 행위를 고수하는 나에게 있어 저항하는
주변 물질세계의 <부드러움>과 <단단함>은 곧 <긍정>과 <부정>이며, 이 와중에 변증법적 은유가
발현되고(바슐라르적 표현), 조형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하나의 공작물이 단지 어떠한 소재로부터 시작된 형식적 구상에서 생기는 것만이 아닌 질료와
함께하는 힘(끈기)의 놀이로부터 생겨날 수 있음이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 시대에도 노동과 다양한 놀이가 융합된 조형이 꾸준히 존속되고
있다고 여기며 나아가 문화적 상보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더불어 나는 우리 모두가 암암리 그러한 조형문화의 한 가운데
서 있기를 희망한다. 이것이 우리가 조형을 하는 의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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