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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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디외의'장'의 개념에 기초한 공공미술기획의 방향 - 이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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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5:45 조회1,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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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문화 장(Culture Field)의 변동과 ‘공공미술기획’을 중심으로 
 
 

예술기획이란 예술 생산과 소비가 충돌하는 지점이자, 이 양자가 상호 영향을 미쳐 새로운 문화적 아비투스를 산출하는 공간이다.”


왜 어떤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음악을 즐겨 듣는데, 어떤 사람들은 비틀즈의 음악을 듣는가?
왜 어떤 사람들은 설렁탕을 즐겨 먹는데, 어떤 사람들은 서양식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를 선호하는가

개인적 취향으로만 여겨졌던 것들이 개인의 타고난 특징이나 선호가 아닌 다른 요인, 즉 사회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 
 
 

 
 인의 문화적 선호와 사회적 지위를 연결시키려는 가장 뛰어난 시도는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문화적 상징을 통한 개인과 사회의 연결지점을 아비투스(habitus)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설명한다

지속성을 지니면서도 다른 것으로 전이될 수도 있는 성향의 체계로 정의되는 아비투스, 개인의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개인의 실존의 조건에 근거하는 특정한 계급과 관련된 조건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즉, 개인의 성향이란 한 개인의 사적인 삶의 과정을 통해서도 만들어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개인의 계급적 위치에 따라 달리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때의 성향은 한편으로는 구조화되어 굳어진 것이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구조화를 계속하는 변화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계급적 기반에 의해 만들어지는 문화적 성향은 단순히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결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개인의 문화적 자본으로 작용하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때로는 개인의 학업적 성취에도 작용하여 문화적 자본을 풍부히 소유한 계급의 자식이 학교에서 보다 높은 성적을 올려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을 얻어 높은 보상을 받게 되면 마침내 문화적 차별성은 계급구조의 재생산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
 

 아비투스를 통해 개인의 성향이 형성되는 과정은 개인의 의식 밖에 있는 사회구조가 의식 안으로 침투하고 나면, 과거의 기억을 감지하고 있던 의식의 내부가 이런 외부적 요인에 대해 일정한 가치관을 형성한 뒤 다시 의식 외부로 반작용해 가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이 둘 사이의 괴리를 인식하고 정치권력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도록 만드는 과정에 문화가 어떻게 개입하면, 그것이 사회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재생산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부르디외가 제시한 개념의 풍부한 의미를 조금 희생시키고 단순화하여 개념의 명료성을 얻고자 한다면, 이 개념은 개인의 실존적 조건(가령, 계급)이 성향을 결정하고, 이 성향에 따라 행동이 일어나며, 그 결과 행동은 하나의 구조로 표현됨을 의미한다.

부르디외가 보기에, 개인의 일상적 생활에서 아비투스를 통해 문화적 성향을 결정하는 개인의 실존적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인의 계급적 배경이다. 동시에 개인의 아비투스에서 문화적 성향이 달라짐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도 개인의 문화적 자본이 이것에 의해 결정되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문화적 자본으로 전화되어 사회의 계급적 불평등을 재생산하게 된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예술의 장이란 예술가와 작품의 위치를 (계급적, 미학적, 공간적, 소비적 등) 끊임없이 새롭게 생산 및 재생산하는 곳이다. 예술작품의 가치란 예술가와 예술 장이 공모하여 만들어 낸 것으로, 예술작품의 생산자는 예술가가 아니라 예술 생산의 장이며, 행위자인 예술가와 구조인 장의 공모를 통해 기존의 논리를 재생산하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장의 모습이다.

학교가 기존의 가치 내지는 장의 게임 규칙에 대한 학습과 무의식적 수용을 통해 경제적, 정치적 불평등 구조를 재생산하듯이 예술의 장에서는 ‘예술기획’을 통해 예술가와 예술 작품의 가치를 재생산하게 된다. 즉 ‘예술기획’이란 예술행위의 사회적 인정인 정당성의 독점을 위한 내적 경쟁을 해당 사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실천 행위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기획이란 예술 생산과 소비가 충돌하는 지점이자, 이 양자가 상호 영향을 미쳐 새로운 문화적 아비투스를 산출하는 공간인 것이다
.
 


 따라서 공공미술기획이란 (계급을 초월한) 불특정 다수를 위한 초미학적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 계급들의 정치적, 경제적, 미학적 이익이 충돌함으로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생성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칸트적인 순수하고 초원적인 예술을 보여주는 예술가와 기획자들의 의도에 의한 일방적인 미술관 밖의 미술기획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건강한 문화적 가치 생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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