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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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과 inclusion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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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5:52 조회1,8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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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을 감별하고 clarity 등급을 내릴 때, 우리는 육안으로 또 현미경이나 loupe를 이용하여 보석의 표면과 내부를 관찰합니다.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inclusion이나 blemish 등의-우리가 때로 '흠' 또는 '결함'이라고 부르는-clarity 특징이 없거나 적을수록 그 보석의 가치는 높아지지만, clarity 특징에 대해 알고 나면 꼭 부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clarity 특징의 관찰을 통해 우리는 보석의 천연, 합성의 감별 및 처리 여부와 종류를 알 수 있습니다. 때로는 보석의 산지를 추적해 볼 수도 있고, 보석의 생성 기원과 그 시기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clarity 특징은 우리 눈을 황홀하게 만들어 주는 star 효과나 cat's eye 효과 등 여러 가지 광학적 특수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현미경을 통해 보석 내부를 관찰할 때마다 위에 소개한 여러 가지 과학적인 사실보다 아래의 시를 먼저 연상하곤 합니다.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Hold Infinity in the palm of your hand
 And Eternity in an hour 

-William Blake의 시 'Auguries of Innocence' 중 처음 4행

 현미경을 통해 본 작은 보석의 내부 모습이 천체 사진을 통해 본 무한한 우주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해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라는 시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또한, 시를 읽을 때마다 어쩐지 우주적인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떨리곤 합니다.

 대학 때 도서관에서 위 시의 번역문을 우연히 읽고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영시 강의를 4학기 동안이나 열심히 수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전공은 경제학입니다.) 

 어렵지 않은 소박한 단어들로 구성되었지만,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시를 마음속으로 조용조용 음미하다 보면 시인의 인생에 대한 통찰력에 감탄하고, 나 또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한 학기 동안 학생들과 '보석학개론' 공부를 하면서 시간과 여건이 허락했다면 실습을 해 실제 보석을 관찰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습니다. 살다 보면 언젠가 보석과 inclusion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또 있겠죠...

 모두 더운 여름 건강히 지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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