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시스템에서 디자인 레벨 체계와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 - 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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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6:25 조회2,50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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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 시스템에서 디자인 레벨 체계와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
현업에서 디자인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디자인에 대한 많은 케이스를 보고, 다양한
방면의 디자이너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보아왔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라는 시스템 속에서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레벨 체계에 대한 이해와 레벨 체계 내에서 체계적인 디자인 활동이 중요하다는 결론 내릴 수 있었다. 이 체계적인 디자인 활동들은
경영전략, 상품화 전략, 마케팅 전략, 상품 전략 등과 밀접한 관계를 구성하고 있다.
1. 디자인 철학 DESIGN PHILOSOPHY
디자인 전략, 디자인적
사고, 디자인 방법론, 디자인의 정의, 디자인 목표 등과 같은 여러 디자인 ‘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디자인 철학이다. 디자인 철학은
디자인에 대한 담론적인 측면만이 아닌 주체와 객체, 사물과 사람, 현실과 이상 등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인 시각이 된다. 왜
디자인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큰 틀을 두고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디자인 철학은 여타 베이스들과 달리 단기적 경영성과나 외부적 요인,
환경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비교적 단단한 틀이자 방향이 될 수 있다.
또한, 디자인 철학은 디자이너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스타일이 디자인론 등과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수십 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 고민, 디자인 본질에 대한 탐색을 통해 사용자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하고 확고한 틀을 제공한다.
2. 디자인 전략 DESIGN STRATEGY
얼마 전까지 디자인 전략은
전통적 디자인 범위에 한정되어 컬러 전략, 소재 전략, 감성 전략 같은 하부 전략이나 전술을 통합하는 역할을 했으나 디자인 전략이 점차
확대되면서 경영 전략의 일부분이 되었다.
디자인팀은 아직도 많은 회사가 마케팅 조직이나 기술개발 조직의 하위에 있으나 몇 년 전부터
디자인센터라는 독자적인 하나의 조직으로 격상되고 센터장의 지위나 위상도 올라갔다. 조직의 변화는 위상의 변화이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경영활동의
참여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확대되어야 했기 때문에 디자인 전략도 전체 경영전략에 좀 더 많이 치우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국내의
경우에는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디자인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면 이러한 조직의 변화와 그에 따른 역할 범위의 확대가 전체 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
디자인이 모든 경영 캐치프레이즈에 들어가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처럼 전략이라는 단어도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디자인 전략은 현재를 중심으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디자인과 연관된 모든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
또한, 디자인이라는 가치가 서비스, 제품과 무관하지 않고. 수요예측, 트렌드, 니즈, 가격 결정, 리소스 투입 등을 총괄적으로
컨트롤하는 경영 전략의 한 축으로 존중받는다는 점에서 디자인 전략은 경영전략과 그 축을 같이 한다.
전체 경영 전략에 있어 디자인 전략은
기대하는 것처럼 브랜딩도 만들어야 하고, 아이덴티티도 만들어야 한다. 또 사용자의 입장에 서서 숨겨진 니즈도 파악해서 반영해야 하고, 디자인적
완성도도 높여야 하고, 효과도 높은 디자인을 내놓아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이런 다양한 요구들을 효과적으로, 혹은 효율적으로 디자이닝해야 하는 점에서 가능한 모든 내/외적인 부분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니즈의 변화, 사회 변화, 그리고 시장 변화의 흐름을 읽고 그 움직임에 맞춰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이를 디자인 행위 전반에 녹이는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디자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3. 디자인 플래닝DESIGN PLANNING과 디자인 전술 DESIGN TACTIC :
디자인 철학, 디자인 전략은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이라기보다는 방향성에 대한 다소 추상적인 레벨 체계이다. 디자인 전략 하위 레벨은 2가지가 있는데 우선 디자인 플래닝의
경우는 개발전략이나 기획(상품) 전략을 이해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상품/서비스에 대하여 차별화 혹은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디자인 프로세스,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좁게는 제품이나 상품에 있어서 디자인과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디자인과 마케팅의 결합으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것부터 넓게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 역할의 경우 실행 계획을 구체화할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조직, 인력, 프로세스의 개발, 개선 등의 실행 범위까지 포함한다.
디자인 전술은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들의 전통적인 역할
영역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디자인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화로 디자인적 컨셉이나 테마THEME를 잡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실행
체계로 보면 된다.
4. 디자인 프로세스 DESIGN PROCESS 와 디자이닝 작업
DESIGNING
디자인 플래닝과 전술 레벨을 바탕으로 하여 디자인 작업을 위한 세부적인 절차, 방법, 툴의 선택, 각 절차마다의 시간
배분 등을 구체화한다. 이때 단순히 기존 프로세스를 따라 하기보다는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디자이닝 작업은 프로세스의 구체화 작업으로 실제 툴들을 이용한 작업이다.
이상과 같은 디자인 레벨 체계의 특징은 좁게는
디자인과 관련된 체계화로, 이를 통해 단순결과물로서의 디자인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디자인에 대한 관점을 제공한다. 넓게는 각 레벨 별로 다른
경영요소와 상호작용하여 비즈니스가 목표로 하는 통합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고 그 결과물을 사용자에게 최종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데
있다.
-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
디자인이 비즈니스의 중요한 차별화가 되었다. 디자인이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받게 된 것은 80년대 디자인 1세대들이 불모지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전자 제품,
승용차 등의 제품뿐 아니라 그래픽, 패키지, 브랜딩, 웹 디자인도 마찬가지이다. 디자인 1세대는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냈으며 디자인 가치를 짧은 시간 동안 이끌어 냈다. 1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이러한 성과는 산업 전반의 디자인 레벨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 세대들이 만들어 둔 기반이 기술, 개발, 마케팅 등 다른 경영요소와 비교했을 때 그렇게 안주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디자인이 비즈니스에서 눈길을 받기 시작한 후부터 더 많은 기대와 책임은 주어졌지만, 역설적으로 디자인이 소모되는 부분이 많아졌다. 예를
들어 웹 디자인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업체가 경쟁적으로 디자인 단가를 낮추어서 전반적으로 디자인 비용이 떨어졌다. 디자인 비용은 곧 디자이너의
인력 비용이다. 또한, 짧은 시간 동안 ‘찍어내기’ 위해 디자인 퀄리티는 몇 개의 템플릿으로 정해졌고, 창의성이나 독창성에 대한 고민이나 시간적
투자는 극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디자인의 소모를 단순히 디자이너가 밤을 새우는 직업이고,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문제 수준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디자인의 소모가 계속돼, 디자인의 가치가 지금과 같이 내려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디자인 1세대가 디자인 필드에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줬다면 지금의 디자이너들은
‘자존과 자립’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의 체계적인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제품 디자이너는 상품기획팀의 세부적인 경쟁사의 아이템을
“그대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디자인을 하고, 웹 디자이너는 PM이 만들어준 Spec이나 작업 지시서에 맞추어
작업한다.
크리에이티브 레벨의 디자인은 조립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런 과정의 지속은 ‘자립’이 아닌 ‘종속’으로서의 디자인의 위치만
만들 뿐이다.
이러한 종속적인 디자인의 위치 대신 자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디자인
전략’이다.
디자인 전략은 경영 전략의 중요한 하나의 독립적인 혹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디자이너들이 가져야 하는 목표와 이에 대한 체계적인
방향성이다.
디자인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되면서 디자인 가치가 결과물로만 인정을 받아왔기 때문에 디자인만의 방향이나 전략 같은 과정들은 쉽게
간과되었고, 디자이너 자신도 이 부분에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몇몇 대기업은 기존의 결과물로만 결정되던
디자인 가치를 경영레벨에서부터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해준다.
디자인이 순수 미술과 다른 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소수를 대상으로 하든 대중을 대상으로 하든 어떠한 상품을 재화와 교환할 수 있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가치가 생산되는 상품/서비스에 녹아들어 가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나의 단면에서 보자면 디자인은 상품/서비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보조적’인 존재로서만 생존해왔다. 이와 같은 부가가치 창출 수단으로서의 디자인은 분명히 한계가 있고,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자인 전략에 대한 관심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래 그림과 같이 디자인 전략은 1차적으로 이런 ‘부가적’ 존재로서의 환경에서 벗어나도록 해서 모든
경영 요소와 동일한 위치에서 전략을 이끌어¬ 나가도록 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디자인전략이 하나의 완성된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드는 기본이 될
것이다.
내일 당장 디자인을 그만둘지라도 개인적인 작업이든, 지금 맡은 프로젝트가 되든 오늘
디자인 전략을 세우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의 올바른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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