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주얼리 관련 산업 클러스터 - 민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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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6:27 조회2,95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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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의 정의
클러스터는 비슷한 업종이면서도 다른 기능을 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한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유사성과 관련성으로 연결된 집합체이다.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사슬에 연계된 독립성이 강한 생산 기업들과 부품 및 원재료 공급 기업들, 최종 소비자, 사용자 기업 등의 네트워크, 근접한 지역 안에서 특정
분야의 연관 기업 및 기관 등이 유사성(commonalities)과 보완성(complementarities)을 특징으로 연계된 집단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전에는 특정지역에 관련 기업체들만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산업 집적지 들(예를 들어 종래에 존재해왔던 공단들)이 주였다면
오늘날에는 관련된 여러 종류의 기관들이 모여 있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상존하고 있는 곳을 일컫는다. 공단은 특정 지역에 모여 있다는
지리적 집적성은 있으나 서로간의 관련성이나 유기적 기능은 없이 단순 경쟁, 혹은 무관심 정도의 무 관련성이 주였다면 클러스터는 지역 내 입주
기관 간의 관련성이 높아 서로 간의 협력을 중시하는 네트워킹의 기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기능을
담당하는 대학이나 관련 교육 기관 또는 연구소, 컨설팅 기관이나 업무 행정 관련 기관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정보와 지식을 공유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오늘날에 이르러 이러한 산업 집적지인 클러스터 개념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경제 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간에
서로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이 때, 지역이 경제단위의 핵심이 되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주얼리 관련 산업 클러스터 현황
이탈리아는 주얼리 산업 분야에서 디자인과 가공기술 분야에서 장구한 역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이름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자연 발생적으로 몇 개의 도시로 나뉘어 세계적으로 이름난 주얼리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산업 클러스터들은 지역 문화의 특색을 바탕으로 하여 디자인의 기술적 구현, 제품 개발과 물류, 운송과 관리, 교육과 인력 배출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이르는 효율성을 갖고 있다.
이들 자생적으로 발생한 클러스터 내에서 경영과 디자인, 각종 엑스포와 박람회 등을 통한 마케팅과
홍보까지의 세 박자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며 이상적인 국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만들어 왔다.
이탈리아 주얼리 관련 내수 시장은 연간
5,526백만 유로 규모이며, 수출액은 4,562백만 유로에 달하며, 생산업체는 소규모 업체가 9,690개, 중대형 업체가 342 개이며, 연간
금 509톤, 플라티늄 3.3톤, 코랄 28톤, 다이아몬드 612,000캐럿, 진주 530,000모메스(1모메스=3.75g)이다.
이렇듯
주얼리 산업의 활성화에 따라 몇 년 전부터 이탈리아 정부 및 관련 지자체들은 해당 산업의 경제 기여도 및 지방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인지하고 산업 클러스터에 대한 지원 방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들어 중소기업 지원 및 지방경제 개발을 위해 여러 개의
중소기업들과 관련 기관이 묶여져 이루는 자연 발생적 산업 클러스터의 활성화를 위한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략 5개 정도에 이르는
관련 법령은 중소기업들의 투자 지원과 세제 감면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얼리 산업은 주로 몇 개 주의 특정 몇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 이들의 주요 지역은 다음과 같다.
그림에서와 같이 이탈리아 전체 주얼리 산업 수출의 93%에 이르는 막대한 부분을 주로
이탈리아 중북부의 비첸짜, 발렌짜 등의 산업 클러스터 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중북부의 주얼리 산업 관련 주요 도시
수출자료를 통한 이탈리아 주얼리 산업 지역 분포도
(1) 비첸짜(Vicenza)
이탈리아 반도의 북부, 베네토(Veneto)주의 한 도시로서 밀라노로부터는 한 시간
반, 베네치아로부터는 70여 Km 떨어져 한 시간여 거리에 위치해 있는 작은 도시이다. 도시 자체는 큰 특색이 없이 조용하지만 전통적으로 주얼리
관련 산업이 발달해서 유명해진 곳으로 이탈리아 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주얼리 박람회(jewelry fair)중 가장 중요한 박람회가 비첸짜 주최로
매년 3차례에 걸쳐 열린다. 이 3회의 주얼리 페어는 전 세계적으로 이름난 페어로서 이 맘 때가 되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바이어들과 관계자들로
도시 전체가 넘친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 전체 주얼리 산업 수출의 38%를 차지하는 역량을 과시하고 있는 도시로서, 각종
중소기업들과 관련 기관들이 밀집해있는 이탈리아 주얼리 산업의 주요 도시이다. 특히 잘 정비된 기계화 시스템에 의해 대량화 체계가 잘 갖추어진
특색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또한 밀라노와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함으로써 인근의 패션 산업과 관련한 트렌드와 동향 파악에 매우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 따라서 파인 주얼리 뿐만 아니라 커스텀 주얼리도 함께 발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 발렌짜(Valenza)
밀라노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피에몬테(Piemonte)주의 한 도시로서,
이곳 역시 전통적으로 자연 발생하여 형성된 이탈리아 주얼리 산업의 대표적인 메카이자 클러스터이다.
클러스터 속에 중소기업이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이루며 세계적인 명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은 주얼리 산업이 많이 발달하여 일거리가 떨어지지 않는 지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 수많은
기능인들과 직공, 디자이너들이 수시로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정부의 지원으로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세공인인
벤베누토 첼리니(Bevenuto Cellini 1500~1571)의 이름을 딴 주얼리, 보석 관련 전문학교가 설립되기도 했다.
13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발렌짜의 귀금속 산업은 3~10명의 중소기업이 각 분야별 협력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주얼리 관련 산업은 이탈리아
중소기업이 가내공업의 전통을 이은 장인 정신과 대를 이은 직업 계승, 도시 국가 전통에서 비롯된 공동체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2만여 명의 발렌짜 인구 중 귀금속 세공 관련 산업 종사자는 8~9천 여 명(인구의 40~45%, 성인의 75% 가량)에 달하고
있으며, 현재 귀금속 제조공장만 1,500여 개가 가동되고 있다. 대개 가족 중심의 중소기업이지만 수 백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메이져 급
회사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들어 명품 주얼리 브랜드로 명성을 얻고 있는 다미아니(Damiani)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발렌짜가 귀금속 세공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자생적인 세공 전문 기업들이 각 분야별로 협력 체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특유의 가내 수공업의 오랜 전통 속에 장인 정신과 부문별 긴밀한 협력이 발렌짜를 귀금속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게 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귀금속 세공 산업은 패션 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밀라노나 토리노 등의 관련 산업이 발달한 도시들이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것 역시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비첸짜가 기계를 통한 대량 생산, 즉 상업 위주의 특색이라면 발렌짜는 장인정신으로 수공업의 전통을 살린
소량 생산으로 질 높은 귀금속을 생산하는 특화된 전략으로 가는 장점이 있다.
(3) 피렌체(Firenze)
르네상스의 중심지이자 세계문화 예술의 보고 우피치(Uffizi)미술관이 있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 주에 위치해 있는 도시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도시 전체가 그 유명한 금융 가문이었던 메디치가(家)의
비호 아래 수많은 예술가들이 탄생하였고 회화, 조각, 건축, 문학 등 전 방위에 걸친 문예부흥의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직도 도시
한가운데에 메디치가가 궁전으로 들어가는 동안 지나다니던 곳으로 가장 오래된 다리라는 의미의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다리 위에는
온갖 보석과 귀금속으로 빛나는 각종 상점들이 즐비하다. 또한 피렌체의 유래가 되었던 고대 에트루리아인들의 세공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완벽하고 찬란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피렌체에는 섬세한 세공 기술과 독보적인 주얼리 관련 산업의 중심지로 영향력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이
밖에 피렌체에는 패션 관련 산업이 많이 발달해 있어 구찌(Gucci), 페라가모(Ferragamo)등의 명품 브랜드들의 영향으로 관련 커스텀
주얼리도 함께 발달하고 있다.
(4) 아레쪼(Arezzo)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주에 위치해 있으며 피렌체로부터 남쪽으로 약 한 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업 도시로써 주로 기계류와 대량 생산의 기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정교하고 깔끔한 마무리는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이름난 각종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인구 10만 여 명에 주얼리 제조 공장이 1,400 여 개, 관련업
종사자가 11,000 여 명에 달한다.
아레쪼의 주얼리 제조규모는 한국의 전체 주얼리 제조 규모와 비슷하나 다른 점은 70% 이상이
수출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레쪼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우리나라에도 입점해 있는 우노 아 에레(Uno a erre)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우노 아 에레는 아레쪼의 대표 주얼리 회사이다. 아레쪼의 주얼리 산업을 태동시킨 것도 1930년대 우노 아 에레의
시작이었다. 아레쪼는 매년 3월경에 오로 아레쪼(Oro Arezzo)란 주얼리 페어를 개최한다.
기계, 대량 생산 관련 산업제품들로 잘
알려진 아레쪼에서 열리는 주얼리 관련 페어도 세계적인 바이어들이 밀집하는 유명한 페어로 자리잡고 있다. 아레쪼는 대표적인 주얼리 생산지인 발렌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의 주얼리를 생산하는 지역이다.
(5) 밀라노(Milano)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집중한 지역으로 약
3,800 여명에 달하는 인구가 집중해있다.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가장 중요한 경제 영역으로 이탈리아 산업 전체의 8%, 전체 GDP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롬바르디아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의 44%가 입지해있다. 밀라노 지역의 사업체 90% 이상이 10인 이하를 고용하고 있는
소기업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탈리아 전역에서 전문적이고 숙련된 인력을 유인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에서 프랑스 파리와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패션계의 메카이자 가장 활동적인 무역과 생산의 중심이다. 섬세한 세공 기술이나 전통적인 맥락의 주얼리 제품 보다는 보다 더 젊고 파격적이며
디자인적인 측면에 치중한 패셔너블한 패션 장신구들이 주류를 이루는 편이라는 평가이다.
수 백 개의 주얼리 관련 회사들이 밀집해 있으며
주얼리 뿐만 아니라 가구, 건축, 패션으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처럼 밀라노의 주얼리 관련 산업 지구가 갖는 의미는 주얼리 산업
자체이기 보다는 패션 산업의 발달로 인해 주변 도시에 미치는 일종의 후광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밀라노 주변에 주얼리 관련
클러스터로 자리 잡고 있는 비첸짜와 발렌짜 등의 도시는 밀라노의 패션 산업과 관련하여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6) 파도바(Padova)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Veneto) 지방에 베네치아로부터 멀지 않은 비첸짜, 발렌짜 근처에 있는
소도시이다.
파도바에 관한 내용은 앞서 소개한 브루노 마르티나찌(Bruno Martinazzi)편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으니 생략하겠다.
클러스터는 한 지역 내에서 관련된 산업과의 동반 발전을 유도한다. 예컨데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이러한 예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이 지역 주변에 반도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장비 등의 서로간의 상호 연관성이 높은 산업들이 모여서
높은 시너지 효과를 올린 사례이므로 관련된 산업 전반이 동반 발전하게 되었다. 이렇듯 관련 산업이나 연관 산업이 동반 발달하면 외부경제 효과가
발생하여 관련 기업, 기관들 모두 경쟁업체에 대하여 경쟁 우위를 가지게 된다.
클러스터의 또 다른 장점은 통상 지리적, 지역적으로 근접한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한 지역 간, 혹은 구간 간의 높은 신뢰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서로의 동반 성장이 특징이다 보니
서로간의 원활하며 끈끈한 신뢰가 있을수록 동반 성장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러한 상호 유기적인 동반 관계는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지원과
추진력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특수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성공한 클러스터일수록 지리적 근접성뿐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곳,
또한 업체 간의 유대감이 돈독한 곳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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