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교강사비트박스

삽질에 관하여 - 박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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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6:44 조회2,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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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장서입니다.
긴 장마와 더위에 건강하신지요?

이번 이야기는 작업에 대한 이모저모를 저번에 보여드린 제 과제를 예로 들어 말해볼까 합니다
. 대학 시절 과제나 개인작품 등의 작업을 하다 보면 삽질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삽질의 이유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겠는데,

첫째는 각종 기법을 행하는데 있어 기술의 부족으로 작업에 실패하는 경우이고
,

두 번째는 계획 없는 작업 진행으로 비효율적인 시간분배를 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의 경우는 그 실패의 반복을 통해 몸에 익히는 수밖에 없으므로 될 때까지 하시면 됩니다. 한두번 만에 성공하셨다면 아싸~’ 한번 외친 후 다음 레벨에 도전하시고 열 번에도 실패하면 ~한번 지르고 열한 번에 도전하세요. 간단하죠?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 창의적인 생각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창의성은 여러분의 기술을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저와 교수님들이 여러분들에게 (많은) 과제를 내고, 노력이 보이지 않는 모습에 화를 내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작업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면 됩니다.

1. 학기 초에 과제에 대한 설명을 듣겠지요.
2. 그러면서 주재료와 각종 제작 조건, 제한 사항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겁니다.
3. 각자의 개성에 따라 주제를 정하고 아이디어스케치를 진행합니다.
4. 교수님과의 피드백으로 디자인을 완성하죠.
5. 디자인에 따라 도면을 그립니다. 도면을 바탕으로 모델링을 만들지요.
6. 재료와 수량, 가공기법, 결합방법, 표면처리 등에 대한 계획이 나오면,
7. 직접 할 수 있는 작업과 맡겨야 하는 작업을 분리해서 예정보다 일주일 빠른 일정을 세팅합니다.
8. 작업을 진행하고 완성합니다. 이것도 간단하죠?

3번부터 슬슬 머리가 아픕니다.
교수님 설명을 듣자마자 뭐가 확 떠오르기도 하고, 중간평가까지 허덕이기도 합니다. 기간을 넘겨도 떠오르지 않으면 모방을 추천합니다. 창조의 어머니. 졸업 후의 모방은 개인의 양심문제와 더불어 법적인 책임도 따르는 범죄지만, 학생일 때의 모방은 카피하겠다고 공언한 후 배우겠다는 자세로 다가가면 됩니다.
어린 시절에 시계를 분해하던 기분으로. ‘느낌 아니까.’

4번은 여러분의 전투력에 달려있습니다
교수님을 설득하거나 설득당하거나. 여기서 중요한 건 뒤끝이 있으면 안 됩니다중요한 포인트를 수정()해서 작업할 기분이 아니야..하면 기말까지 작업이 되질 않아요. 웃고 넘기세요. 긍정적인 마인드~ 일단 작업에 집중하시고 실제 작품을 만들어 보면서 그래도 이건 아니다 판단되면, 원하는 대로 수정해서 마지막 날에 제출하세요~ 살짝.. 죄송한 표정으로.

5번을 대충 넘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귀찮아서, 혹은 급한 성격에 작업을 일단 시작하죠. 디자인이 내 머리에 살아 숨쉬고 있어! 라며. 대부분의 삽질이 여기서 발생합니다. 여러분의 머리는 아직.. 믿을만하지 않아요. 도면과 모델링을 통해 실제 작업을 시뮬레이션해 보셔야 합니다.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6,7,8번은 동시 진행입니다.
선배들과 조교님, 기사님, 교수님께 귀찮도록 들러붙어 배우면서 계획을 세우신 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도면과 모델링을 통해 계획을 세웠다면 작업순서가 바뀌어서 같은 작업을 두 번 하지 않으실 겁니다. 청계천에도 두 번 나가지 않으시겠죠. 일주일 앞선 일정에 맞췄으니, 혹시 모를 변수가 생겨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첫 번째 이유로 작업에 실패를 했다면 당연히 잠을 줄여 야작을 해야겠죠. 하지만 시간이 모자라 야작을 한다는 건 여러분의 작업 계획 중에 어딘가가 잘못된 이유입니다.

제가 2학년때, 금속표현기법 이성근 교수님 수업입니다. 주제는 콜드조인트를 이용한 제품제작이었고, 재료나 주제에 대한 제한은 없었습니다.

CD와 작은 소품을 넣을 장식장을 만들기로 정하고 스케치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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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결정하고 도면을 제작합니다. 참고로저희 때는 컴퍼스, 각도기, 삼각자 등을 이용해 직접 모눈종이에 도면을 그렸습니다. 저도 아직 캐드를 배우기 전이라 도면 자료는 없네요~

대신 당시 얘기를 조금 더 말씀드리면, 7층에 있는 지금의 1학년 실기실이 제도실이었고, 2학년 실기실이 1학년 실기실이었습니다. 1학년이 7층을 선배들 눈치 안 보고 모두~ 사용했었죠. 과제 하다 7층 제도실에서 바라보는 해 질 녘 풍경은 무척 분위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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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생긴 제도 책상이 가득했던 제도실에서 모눈종이를 책상에 깔아 넣고, 요렇게 생긴 제도기를 사용해 도면을 직접 그리며 제도수업을 했습니다. 원안에 오각형을 그리려면 십분 정도 걸렸죠. 캐드로 10초면 그리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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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분의 움직임과 형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모델링을 기초로 필요한 재료의 목록과 수량을 정리하고 제작방법 등을 결정해 제작 계획을 확정합니다.

아래는 중간보고서에 작성해 발표했던 부분을 캡처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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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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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으로 표현하기 힘든 작품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엔 3면도와 렌더링 등을 이용해 항시 머릿속에 작품을 떠올리며 전체 치수를 유념해서 작업을 진행해야 역시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3학년 주조 최현칠 교수님 수업입니다. 용띠라서용 도장을 만들기로 단순히 결정하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거쳐, 3면도와 렌더링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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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 교수님께서 왼쪽 팔이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말씀으로 인해 아래로 겸손히 내려온 것 말고는 처음 의도한 바에서 큰 변경이나 실수 없이 작업이 끝났습니다.

3학년 장신구디자인 홍경희 교수님 수업입니다. 각자 원하는 장신구를 만드는 수업이었고, 다른 제품들에 비해 항상 근엄한 척해야 하는 녀석들이 불쌍해 움직임을 부여해 주는 작업을 하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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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와 교수님 피드백을 통해 금속이 가지고 있는 텐션을 이용한 움직임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름은 단순히 텐션주얼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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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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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링을 통해 도면을 점검하고 실제 제작에 있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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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 스털링 실버 각재 등을 이용해 프레임을 만들고 5mm 황동으로 톱니를 만듭니다. 0.5mm 스털링 실버 선을 이용해 스프링 역할을 하게 합니다. 다른 부분도 열심히 만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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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실버 선(왼쪽), 18K 골드 선(오른쪽)

살포시 땜을 하고 사포질 광쇠질 등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완성된 후 스털링실버 선으로 만든 스프링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걸 깨닫고 18K 골드 선을 뽑아와 다시 만들어 교체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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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조명디자인 이성근 교수님 수업입니다. 졸업작품이다 보니 별다른 제한은 없었습니다. 아래는 관련 아이디어스케치와 도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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