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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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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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22:40 조회9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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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소다라는 웹사이트에서 좋은 글이 있길래 퍼왔습니다.
후배들에게 너무나 해주고 싶은 말들이 들어있네요-

http://www.raysoda.com/Com/Note/View.aspx?f=A&t=87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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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대부분 20대 특히 대학생들은 아직까지 침묵하는 다수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서로 눈치만 보면서 미루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답답하지만, 가장 답답한 것은 아마 본인들일 것이다. 구조 앞에서 개인은 늘 나약하다. 그러므로, 구조에는 구조로 맞서는 것이 가장 고전적이고 오래된 해법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의 20대에게는 그들이 움직이거나 기댈 구조가 없다 ..


B


... 일본이 촘촘하고 빡빡한 사회라면 한국은 그보다는 듬성하고 엉성한 사회이다.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일본에
비하면 아직까진 대충 살아가도 되는 사회다. 그런데 누가 이런 사실을 20대에게 말해줄 것인가. 그들에게 상상력을 다시 찾아주고, "마음껏 살아도 괜찮아"라고 격려할 수 있는가. 잔뜩 주눅 들어 있는 이들에게 어깨에 힘 빼고 가볍게 등판하는 투수가 되라고 말해주려는가 말이다.

지금 한국 대학생들을 딱 두 부류로 나눈다면, '절망하는 존재'와 절망도 하지 않는 '절망적인 존재'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절망하는 존재'들은 그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가 지금 절망적이어서 이해가 된다.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절망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다. 그러나 절망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인식 능력이 지나치게 떨어진, 그야말로 '절망적인' 존재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대학생들이 이렇게 절망도 하지 않는 절망적인 존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도 대부분 무엇이 문제인지는 안다. 다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현재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지금 한국의 20대들에겐 진도 없고, 지휘자도 없고, 영웅도 없다. 그들은 유비가 아니다. 설령 관우나 장비 정도의 전투력을 갖춘 이들이 간간이 섞여 있을지도 몰라도 이제는 도원결의와 아주 거리가 먼 세상을 살고 있고, 세상을 관망하고 있음이 분명한 제갈량 같은 이에게 삼고초려를 할 삼형제도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뿐이랴. 장판교에서 유비의 아들을 안고도 포위망을 뚫고 나왔다는 '조자룡 헌 창 쓰듯이'의 그 조자룡도 있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


C


20대는 대한민국의 호구다. 즉 지금의 구조 속에서 20대는 무슨 짓을 해도 욕을 먹게 되어 있는, 피해자인데도 마치 가해자처럼 계속해서 반성만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대가 비난받는 이유를 꼽아 보자면 '계산적이다, 자기중심적이다, 이기적이다, 스펙 쌓기에 미쳐있다, 소비하는 것밖에 모른다'이다. 간단히 말해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신자유주의의 노예들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노예는 아무리 잘해도 본전도 못 찾아갈 뿐이다. 노예 사이클에서 벗어날 방법은 일단 자신이 노예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지겨운 곳에서 탈출하는 것인데, 20대가 살아온 맥락상 그건 거의 미션 임파서블이다.


88만원 시대를 읽고 난 사람이라면, 문제점만 제시하고 툭 끊어져버린
방법론에 갈증난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도 좋을 책.
소인배로 살것인가, 전체를 위해 희생할 것인가라는 구시대적 고민이 아닌
거스를 수 없을 만큼 와 버린 이미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써의
고민을 한번쯤 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아이들과 영어캠프를 하고 있는데, 이미 경쟁과 우등의식이 체화된 초등학생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직접 볼 수 있어서 책 내용이 더 공감이 간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이들이나 우리나 신자유주의의 적자(嫡子)이다.
결국 윗 세대가 뭉탱이로 다 잘라먹고 남은 파이를 쥐꼬리만큼이라도 건지기 위해
지금의 10대와 20대는 또 한번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다.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대기업이나 은행권의 신입사원 임금 초봉이 뭉탱이로 깎여나갔고
그 돈은 한반도 전역에 시멘트를 바르는 데 쓰이고 있다.
기득권들은 절대 자신의 살을 깎지 않는다.

가끔은 자기가 들어 앉아 있는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 뭘로 만들어졌는지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책을 통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의 구조를 파악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다.
결국 이 책도 끝내 희망을 제시하고 결론은 내지 못했지만,
인식의 변화가 세상을 바꿀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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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하면서 글을 다 읽었는데
읽고나서 문뜩 떠오르는 생각에 슬퍼지네요..
'아-난 이제 20대가 아니지...'


불과 몇년전
침묵하는 다수중 하나가 되기 싫어서
신자유주의의 적자가 되기 싫어서 
현실에 절망하고 무릎꿇기 싫어서
주먹을 불끈쥐고 거리로 나가던 20대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30대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이 책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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