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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잔치 4년만에 벌써 100돌? 근대박물관 역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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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1:51 조회1,3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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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때 ‘제실박물관’ 뿌리 인정
국립중앙박물관 기념사업 추진

 

‘한국 박물관 100주년’

우리 문화유산의 가장 큰 요람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올해 이 슬로건에 ‘올인’한다. 이땅에 근대 박물관 제도가 들어온 지 딱 한세기를 맞는 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기념하겠다는 뜻이다. 

한일병합 직전인 1909년 11월1일 대한제국 황실은 양화당 등 창경궁 경내 여러 전각들을 그간 수집한 서화 유물 컬렉션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바꾸고 동물원, 식물원과 함께 백성들에게 공개했다. 흔히 ‘창경원’, ‘제실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 시설을 기점으로 시대별 문화유산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하고 대중 앞에 전시하는 한국 근대 박물관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본다. 

최광식 관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모든 박물관 사업을 100주년 프로젝트와 연계해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국박물관협회와 같이 100주년 특별전, 박물관 엑스포, 국제학술대회, <한국 박물관 100년사> 발간 등 7대 사업들을 일년 내내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11일 <연합뉴스>인터뷰에서는 “국립박물관은 제실박물관의 뒤를 이었다는 점에서 박물관의 뿌리”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좋은 명분에도 문화재 동네가 전적으로 맞장구 치는 기색이 아니다. ‘뜨악하게’ 보는 시선들이 적지않다. 박물관 안에서도 기념사업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무슨 곡절일까. 

사실 지난해 초 최 관장 취임 전만 해도 박물관 안에서 100주년 얘기는 감히 꺼낼 엄두도 못내는 분위기였다. 100주년은 조선총독부 박물관, 이왕가 박물관의 식민지 컬렉션 역사를 포괄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침략 사관 아래 타율적으로 전개된 식민지 박물관의 역사를 굳이 한 뿌리로 언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은 2005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겨레와 함께 한 국립박물관 60년’이라는 특별전을 열었고, 이듬해 <국립중앙박물관 60년사>를 간행해 박물관의 역사적 정통성은 해방 이후라는 사실을 못 박은 바 있다. <…60년사>를 보면, 식민지 시대의 박물관 역사는 부록에 실려 있을 뿐이다. 중앙박물관의 한 학예관은 “해방 뒤 국립 시절만 역사로 인정하자는 관점이 압도적이었다”며 “해방 이전 역사는 피했다기보다 주목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맥락 때문에 문화재동네에서는 불과 1년만에 식민지 박물관 역사를 전적으로 인정하며 100주년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박물관쪽의 갑작스런 ‘전향’이 어떤 배경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최 관장의 100주년 구상은 지난해 이난영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을 비롯한 박물관의 원로에게서 근대 박물관 100주년의 의미에 대한 조언을 받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우리 박물관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홍보하는 이벤트 계기를 만들자는 발상도 작용했다는 게 박물관쪽의 설명이다. 사실 1909년 이래 근대 박물관 역사는 간단치 않은 곡절을 거쳐왔다. 원래 조선 왕실에는 선초부터 이어져내려온 방대한 왕실 컬렉션이 존재했다. 창덕궁 내 승화루를 일종의 수장 기관으로 삼으면서 조선 말기 5만점 이상의 미술품을 수장할 정도로 규모를 자랑했지만, 일제가 구한말 소장품을 분산시키면서 90%이상이 사라져버렸다. 이 상태에서 다시 거액을 들여 도굴 혹은 유출된 문화재들을 되사들이며 출범한 것이 바로 창경궁의 제실박물관이다. 한일병합 뒤엔 이 박물관을 모태 삼은 이왕가 박물관과 1915년 경복궁 내 물산공진 박람회를 계기로 건립된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이원화되어 근대 박물관 계보가 이어 내려왔다. 컬렉션 이원화는 해방 뒤에도 이어져 구왕실재산총국이 관리하는 덕수궁미술관과 문교부 산하 국립박물관의 분립 체제가 1969년 덕수궁 미술관이 흡수될 때까지 지속됐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newspickup_section/3348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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