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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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도 손으로 만드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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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21:40 조회2,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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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계에 손만 닿으면 그 안이 궁금했습니다. 안을 들여다 보고 분리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재미있는 세상이 있었습니다. 호기심은 그에게 상상력을 주었습니다. 자라면서 상상력은 감성이 되었고 우연히 과제로 제출한 핀홀카메라는 그와 절친이 되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현광훈 작가의 작업실 '3 Hands'를 채운 수공예 카메라들.


누가 뭐래도 손으로 공을 들여 카메라를 만드는 현광훈 작가는 빠른 세상이 지나쳐버린 젊고 뚝심있는 장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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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ands는, 현광훈 작가는 금속, 친구는 목공, 또 다른 친구는 도자기'

이렇게 뭉친 세친구의 손이 모여 꾸린 젋은 예술가의 혼을 의미합니다

 


첫작품은 교양과목 과제물로 제출한 핀홀카메라(Pinhole camera)였어요.

학부 때, 종이로 핀홀카메라를 직접 제작해서 사진을 찍어오는 과제가 있었어요. 친구들은 종이로 카메라를 만들어 제출했는데 저는 금속으로 핀홀카메라를 만들었어요. 금속공예디자인 전공을 살린 거였죠. 다행히 교수님이 좋은 평가를 주셔서 A+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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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에 만들었던 첫 작품이에요.

 

빛 바랜 겉모습이어도 사진 촬영이 가능해요. 처음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유난히 애착이가요.
다른 사람에게 팔지 않고 계속 간직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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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카메라 설계도는 없어요.

설계도를 세세하게 그려서 카메라를 만들지 않아요. 부분도면만 있으면 돼요. 필요한 치수만 종이에 적어 놓고 작업하는 거죠. 자르고 끼우고 맞추면서 수정하면서 작업해요. 그러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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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작동법은 책과 '유투브'를 활용해요

새로운 기계들은 직접 외국서적도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익혀요.

특수한 기계들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 봅니다. 영상으로 기계 작동원리들을 보고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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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약 20여 대의 카메라를 제손으로 만들었어요

작업량을 정해 놓고 일하지 않아요. 빨리빨리가 아니라 생각하고 수정하고 하나하나 끼워 맞춰가며 만들어요.

 

필름이 단종된 카메라를 개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주 오래 전에 필름생산이 끊긴 카메라들을 지금 쓸 수 있는 필름카메라로 바꾸는 일이에요.

저와 친분있는 분들이 의뢰를 하시는데요. 기능과 디자인도 저의 감성을 살려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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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산적이고 기계적인 측면이 강한 사람같아요

주변에 미술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감성적이에요. 무언가를 자로 잰 듯 결과물을 내지 않죠. 반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전기, 전자를 좋아했어요. 돌이켜보면 항상 어떤 것을 분해하고 조립한 기억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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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노출시간을 놓쳤던 날, 시계의 기계구조를 떠올렸어요

핀홀카메라는 빛 노출시간을 확인하고 있어야해요. 그런 뒤, 손으로 셔터를 닫아줘야 해요. 어느날, 노출시간을 너무 많이 준 탓에 원하는 컷을 얻지 못했어요. "시계 타이머 장치가 필요하다" 그날 이후, 계산된 노출시간이 끝나면 저절로 셔터가 닫히는 장치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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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홀카메라에 시계의 기계구조를 넣어보자' 제가 선정한 대학원 논문 주제였어요.

처음엔 쉽게 생각했어요. 카메라분해도 자꾸 뜯어보고 인터넷자료를 보고 구조를 익혔거든요.

하지만 의외로 시계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어요. 분해를 한다는 아는 것도 아니었죠.

시계부품이 워낙 작다 보니 알아보기도 힘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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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휴학하고 약 2년 반 동안 시계공부를 했어요

시계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죠. 분해한 시계양을 따지면 꽤 될 거예요. '한 한기 동안 파고 들면 되겠지'생각처럼 안되더군요. 우여곡절끝에 시계장치를 넣어 완성했지만 작동되지 않았어요. '논문주제를 바꿔서 쉽게 가라. 다른 작업도 해야하지 않겠냐. 한곳에 너무 몰입하지 말아라' 교수님들의 충고는 들리지 않았어요. 성격상 한번 잡은 것은 끝을 봐야했으니까요.


후후후. 기쁘게도 졸업논문을 '시계구조를 넣은 핀홀카메라로 완성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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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홀카메라는 렌즈가 없어요. 작은 구멍을 이용해 사물을 촬영합니다.

핀홀카메라는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빛을 일정시간 노출한다음 손으로 셔터를 담아서 촬영하는 카메라예요. 핀홀카메라는 삼각대에 올려 놓고 찍는데요. 피사체를 보는 창이 없기 때문에 촬영각도를 계산해서 머릿속에 그린 뒤 셔터를 열어야 해요. 처음에는 어색해도 찍을수록 남다는 매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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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광훈 선생님이 제작한 핀홀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초점이 많이 흔들인 사진. 대략적인 형태만 보이는 사진이지만 바라보는 내내 부드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천천히 들어온 빛을 필름을 인식하는 시간! 어찌보면 자연은 순간이 모여 만든 기억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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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동안, 수작업으로 핀홀카메라 300개를 만들었어요

어떤 디자인회사가 외국관광객 기념품으로 제가 만든 핀홀카메라를 원했어요. 여러 명이 만든 수공계 카메라말고 제 손길이 모두 닿은 수공예카메라야 했어요. '친구들 부르고, 후배랑 다같이 만들자' 했지만 뜻대로 안되더군요. 한꺼번에 카메라를 생산하려면 설계도면이 필요했고 기계가공을 알아야 했어요. 결국 공장사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300개의 용접도 일일이 했어요. 300개의 카메라가 완성되던 날, 뿌듯했던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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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대박나는 아이템이 없을까에 집중해 색다른 상품을 찾더군요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먼저 발견하는 것. 그것이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파고 들줄 알아야 해요. 그러다보면 누군가는 내가 파고 듶었던 그것을 아껴줄 날이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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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도 모릅니다

'왜 나는 누구처럼 안될까' 얽매이다 보면 괴롭기만 할 거예요. 물론 저도 극복해야 할 문제예요. 그렇지만 나는 운이 좋아요. 카메라와 있는 시간이 즐겁거든요. 저에게 카메라는 연구대상입니다. 기능이 되엇든 디자인이 되었든 말이죠. '카메라!!' 계속 이 주제를 가지고 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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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기능의 구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외형은 그 다음을 따라가는 거죠.

외형을 먼저 만들고 기능을 안보이게 설계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아요. 한눈에 봤을 때 기능이 보이는 형태가 있어야 해요. 그 형태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져야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해요. 겉을 꾸민 디자인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훌륭한 멋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추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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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현광훈

아이시절, 로보트를 만드는 과학자 꿈이었던 현광훈 선생님은 무엇이든 고치고 분해하는 게 신났습니다. 자라면서 그는 미술이 좋아서 대학에서 금속공예디자인을 선택했지만 카메라 또한 그의 눈길을 빼았습니다. 그저 친구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으면 즐거웠습니다. 지금은 과제로 제출했던 '핀홀카메라'와 인연이 되어 카메라와 온종일 살고 있습니다. '찰칵' 한번에 곧바로 이메일로 날아가는 재빠른 세상이지만 그의 손은 멈춰버린 카메라의 시간을 깨우며 새로운 옷을 입히기 바쁩니다.

 



'정관장'은 꿈과 열정을 향해 노력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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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놀림을 보고 있으면,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윤오영 저_1977년)이 생각납니다.

10여 년 동안 수작업한 카메라만 수십개지만 아직 내 놓을 것이 없다고 말하는 현광훈 작가.

작은 방망이 하나에도 혼을 심어 손질하던 노인의 장인정신과 빼곡히 닮았습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스스로 만족할만한 '나의 걸작'을 위해 걷고 있다는 그는, 느릿한 시간을 감성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출처 :  http://www.samsamstory.com/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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