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조나단 보롭스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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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1:35 조회2,39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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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서울, 시애틀, 바젤의 공통점은 도심 복판에 미국 조각가 조나단 보롭스키(Borofsky·66·사진)의 〈망치질 하는 사람(Hammering Man)〉이 서 있다는 점이다. 세계 곳곳에 서있는 작품들 가운데 서울 신문로1가 흥국생명 앞에 선 조각(높이 22m)이 가장 크다. 프랑크푸르트 무역회관 앞에 선 작품(21m)이 그 다음이다. 망치를 쥔 손을 천천히, 되풀이해서 내리치는 이 거대한 입상(立像)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찬가"라고 보롭스키는 29일 말했다. 그는 서울 화곡동 귀뚜라미그룹 본사 앞에 신작 〈하늘을 향해 걷다(Walking to the Sky)〉를 세우기 위해 방한했다.
"세상 어디건 사람이 바라는 건 다 똑같아요. 가족, 자식, 자기에게 주어진 짧은 생(生)을 되도록 잘 즐기는 것이죠. 저는 세상 만물이 연결돼있다고 느껴요. 바로 거기서 나무와 지구와 타인과 동물에 대한 동정(同情·compassion)이 우러나오지요."
보롭스키는 공공미술의 대가다. 그의 작품은 크고 쉽고 간결하다. 가령 신작 〈하늘을 향해 걷다〉는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30m 높이의 철봉을 따라 남녀노소가 경쾌하게 걸어가는 작품이다.
"저는 거리 한모퉁이에 세울 수 있는 작품, 수만명이 매일같이 지나치며 바라보는 작품, 일상에 스며드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한마디로 쉬우면서도 심오한 작품을 만들려고 했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그는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그에게 '일하는 인간'에 대한 존경을 심어준 사람은 부모였다. "예를 들어 가족이 환경미화원 앞을 지나간다 칩시다. 아이가 '저 사람 힘들겠다'고 할 때, 어떤 부모는 '저분의 수고에 감사하라'고 하지요. 반대로 '남 걱정 말고 네 일이나 신경 쓰라'는 부모도 있고요. 우리 부모님은 전자였어요."
그가 열두 살 때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도 깊은 영향을 줬다.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30년대에, 보롭스키의 외할아버지는 버스를 타면 반드시 '흑인석'에 앉았다.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롭스키는 "예술가의 일은 위대한 작품을 세운 다음 홀연히 그곳을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공감을 받으면 좋겠지요. 그러나 20년쯤 뒤에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이거 누가 만든 거야?' '몰라' 이런다 해도 저는 아무 상관 없어요." 보롭스키는 31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이태원동 표갤러리에서 개인전도 연다. (02)543-7337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0/29/20081029019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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