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최고의 첨병, 컬러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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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1:06 조회2,4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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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Seth Godin)의 명저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말하는 ‘보랏빛 소’는 ‘Purple Cow’다. 저자는 일반 소들과 달리 뭔가 시선을 끌만한 소, 눈에 확 띄는 소를 상징하기 위해 보랏빛이라는 컬러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빨간색 소, 파란색 소도 있겠지만 보랏빛 소라고 한 것은 보랏빛이 그만큼 의외적이고 튀는 색채라는 점과 함께 마케팅의 4P에 또 하나의 P(Purple Cow)를 더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표지 색깔도 당연히 보라색인 이 책은 역시 마케팅의 대가다운 제목의 승리였고, 컬러마케팅의 승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의 제품은 어떤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경쟁제품이 많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브랜드를 소비자의 ‘환기조(Evoked Set: 고려 브랜드군)’에 집어넣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브랜드가 가장 먼저, 가장 쉽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인출될 수 있게 하는 분명한 인출단서의 제공이 필수적이다. 뚜렷한 개성이나 특징이 있는 사람을 쉽게 기억해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브랜드 인출단서에는 브랜드 네임, 브랜드 슬로건, 패키지, 심벌, 로고, 캐릭터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포함되며, 이들이 강력하게 연합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인출은 쉬워진다. 한마디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티파니의 최고의 브랜드 인출단서는 파란색 통이며, 스타벅스 최고의 브랜드 인출단서는 녹색의 로고이다. 이처럼 컬러는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를 상징하는 강력한 마케팅의 무기이며, 제품 선택에 있어 감성적 요소가 중요해지는 미래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1. 패키지 또는 로고에서 출발
어떤 사람이 매일 검정색 옷만 입고 다닌다면 우린 그를 ‘검정색 옷만 입는 사나이’로 기억할 것이다. 그의 이름 따윈 몰라도 그를 지칭할 수 있는 것이다. “왜 있잖아, 만날 검정색 옷만 입는 사람”이라고 하면 상대가 “아~ 그 사람”하는 것이다. 거기에 세련된 디자인의 옷을 입었다면 “검정색 옷을 즐겨 입는 세련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린 영화나 드라마에서 누군가가 등 뒤로 파란색에 하얀 끈이 묶여져 있는 통을 들고 있는 것만 봐도 그것이 티파니라고 생각한다. 커피 마실 곳을 찾아 헤매다가 저 멀리서 녹색의 마크가 어슴푸레 보이기라도 하면 스타벅스가 아닌가 하고 달려가게 되는 것이다.
초록색 로고에 그려져 있는 여자는 친근하게 느껴지며, 그 모습은 추상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제시되고 있어 더욱 세련된 느낌을 준다.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성의 모습의 녹색 로고는 환경친화적인 느낌도 준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가능한 한 많은 부분에 걸쳐 환경친화적인 재료와 공정을 도입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선택하며, 수성잉크를 사용하는 등 환경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기업이라는 점과 관련되어 있다.
2. 비주얼 아이덴티티로서의 컬러의 중요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컬러는 브랜드 네임이나 슬로건, 캐치프레이즈보다 더 빨리 인식되며,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파란 셔츠에 빨간 망토를 보면 수퍼맨이 생각나고, 빨간색 티셔츠를 보면 붉은 악마가 연상되며,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의 알파벳 ‘M’은 자연스럽게 맥도날드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컬러의 힘이다.
DHL의 경우 노란색이 주는 안정감과 빨간색 선이 주는 속도감이 결합되어 눈에 잘 띄면서도 브랜드 개성과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는 배달원의 유니폼은 물론 포장, 수송기기 등 모든 곳에 일관되게 사용되어 모든 접점에서 고객과 가장 먼저 커뮤니케이션하는 소리 없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즉 ‘우리는 안전하고 빠르게 전달합니다’라는 사실을 말없이도, 느낌을 통해 즉각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3. 각각의 색상이 주는 의미체계
사람들이 어떤 색상의 옷을 입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고, 음식도 어떤 색상의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신선도와 맛이 다르게 지각되는 것처럼 같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컬러에 따라 매우 다르게 지각될 수 있다. 실제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블루(Blue)는 하이테크한 기업이 선호하는 색이며, 레드(Red)는 외식업체나 재미(Fun)관련 회사에서 선호하는 색이라고 한다. 또 그린(Green)은 환경친화적 기업이 선호하는 색으로 꼽힌다.
경쟁상황에 있는 브랜드의 경우 확연한 구분을 위해 서로 다른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식품업계처럼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컬러가 갖고 있는 본능적 욕구를 따르는 브랜드들도 있다.
렌트카 시장의 경우 1위인 허츠와 2위인 에이비스, 3위인 내셔널은 각각 노란색, 빨간색, 녹색의 로고컬러로 구분되고 있다. 반면 맥도날드·롯데리아·피자헛 등은 모두가 빨간색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아무리 차별화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빨간색이라는 컬러를 버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러나 최근 웰빙 신드롬이 불면서 칼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서도 성공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어 컬러마케팅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검은콩을 원료로 하는 블랙 열풍이나, 녹차와 야채의 그린푸드는 음식에서는 금기시되어왔던 컬러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4. 브랜드 연상에서 품질까지 전달
‘코닥’하면 선명한 노란색을, ‘코카콜라’하면 경쾌한 빨간색, ‘펩시’하면 파란색을 떠올리는 것만 봐도 컬러가 강력한 시각적 자극과 심리적 연상작용을 거쳐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컬러는 제품 디자인과 패키징에서 가장 근본적인 커뮤니케이터가 될 뿐 아니라, 제품의 품질과 가격까지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어떤 것을 보고 촌스럽다거나 고급스럽다고 판단하는 기준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컬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몽블랑(Montblanc)은 검은색의 흰색별 장식모양으로 고급품으로서의 강력한 스타일과 이미지를 전달해준다. 또한 태평양의 아이오페에 사용된 블루는 과학적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전해주며,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된 화장품 엔시아도 오렌지 색상을 통해 비타민 화장품으로서의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5. 새로운 브랜드 가치 창출 및 ‘맞춤마케팅’ 수단
번 슈미트(Bernd Schmitt)와 알렉스 시몬슨(Alex Simonson)은 고품질 시대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전략으로 미학적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그들은 수많은 관리자나 마케팅 담당자들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 고객을 진정으로 만족시키는 것이 무엇인가를 잊고 있다고 단언한다. 기업이 노력을 기울이는 ‘총체적 품질관리’나 ‘리엔지니어링’, ‘핵심역량’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사실상 소비자에게 가치의 차이를 느끼게 하기 어려우며, 소비자들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만 브랜드 가치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는 오늘날에 있어서는 감각적 경험에 대한 욕구, 즉 미학적 욕구를 충족시킬 때 보다 쉽게 제공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미학적 품질을 높이는 브랜드 전략의 중요한 요소가 바로 컬러이다.
‘---색을 꺼내라’로 대변되는 현대카드의 경우는 최근의 컬러마케팅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카드M은 투명카드, 미니카드 등 경쟁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의 카드를 내놓으면서 주력 타깃인 젊은 층의 욕구를 반영한 다양하고 세련된 카드를 제작하여 차별화를 시도했다. 4가지 투명컬러, 9가지 선명한 카드를 제작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자기 마음에 드는 컬러 디자인을 선택하게 한 것은 요즘처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니즈에 꼭 맞춘 전략이다.
좋은 디자인이란 더 이상 그저 완벽한 디자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미학적 욕구가 나이 많은 사람보다는 젊은이에게, 기계제품보다는 패션이나 화장품에 더욱 중요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이제 이런 고정관념은 벗어던져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들 제품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 이런 싸움을 시행해오고 있어서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오히려 그동안 이런 미학적 가치를 무시해온 제품군과 타깃에서 칼라마케팅이 더욱 리마커블(Remarkable)한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애플 사의 아이맥 컴퓨터가 이를 증명해주지 않는가? ‘컴퓨터’하면 오로지 시멘트 색상의 상자 모양만을 연상하는 소비자들에게 컴퓨터도 갖가지 맛있는 색깔의 아름다운 모양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쟁취한 것이다.
광고캠페인에까지 연결된 컬러마케팅 전략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색 옷을 입혔는가?(김병도 지음, 21세기북스)>에는 코카콜라와 빨간색의 관계에 대해 잘 나와 있다. 초기의 산타클로스는 굴뚝을 드나들 수 있을 만큼 작은 요정 같은 크기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오늘날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항상 웃는 모습의 뚱뚱한 산타할아버지는 코카콜라의 상상에서 나왔다.
1920년 당시, 여름이 성수기이던 코카콜라는 추운 겨울에는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고, 이를 고민하던 코카콜라에게 주어진 특명은 사람들로부터 ‘겨울에도 코카콜라를 마시게 하라’ 였다. 이를 위해 고심하던 중 탄생한 기발하고도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바로 산타에게 코카콜라를 연상하게 하는 흰색 털이 달린 빨간색 외투를 입히고 커다란 벨트를 채운 것이었다.
‘겨울’하면 ‘크리스마스’이고, ‘크리스마스’하면 ‘산타클로스’이다. 그러므로 ‘산타클로스=코카콜라’를 성립시킬 수만 있다면 겨울의 코카콜라 판매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코카콜라는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은 광고를 통해 산타클로스를 코카콜라의 전속모델로 하는 일련의 캠페인을 실시하기에 이른다. 초기 광고에서는 선물을 배달한 후에 코카콜라를 마시며 쉬는 산타의 모습을 보여줬으며, 후기에는 어린이들이 선물을 배달하느라 피곤한 산타를 위해 코카콜라를 양말 옆에 두어 산타를 기쁘게 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로서 빨간색 옷을 입은 산타는 빨간색의 코카콜라 판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성공사례를 기록하게 된다. 이처럼 색상은 브랜드 인지뿐만 아니라 마케팅 캠페인에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번 슈미트도 지적했듯이 미학적 욕구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혹은 특정의 제품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즉 앞으로는 어떤 제품이든 미학적 요소의 생동감을 통해 고객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며, 여기서 오는 고객의 만족과 애호도는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게 될 것이다.
버지니아 포스트렐(Virginia Postrel)은 인간과 기업을 지배하는 21세기 프로젝트로 ‘스타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디자인의 시대’라는 용어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며, ‘스타일의 시대’라는 것이다. 스타일이 생산과 소비에서 고려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게 내 스타일이야”라고 말하는데 있어, “이게 내 컬러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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