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밖 디자인, 상식 깬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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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1:13 조회2,14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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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씨는 가구·전자제품 등의 모습을 만드는 디자이너다. 미술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활동할 때 그는 잭슨홍이란 이름을 쓴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는 그가 미술작가로서의 정체성이 필요한 이유는 현대 디자인의 한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싶어서다.
“실무에서 디자인을 할 때는 항상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신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공공의 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가정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아무리 안전하게 만든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그 제품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요. 제품 디자인보다는 사람의 문제인 거죠. 하지만 제도권 디자인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디자인의 형식,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상식’, 2008, 혼합매체, 6.4×85.8㎝ |
야구 배트는 야구를 할 때 쓰는 도구다. 하지만 그의 작품 ‘상식’에서 배트는 흉기가 된다.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모습이 벌써 어떤 폭력적 상황이 벌어졌음을 암시한다. 야구 배트는 투명 액자 속에 넣어 전시되며 ‘유사시 유리를 깨고 사용하시오’라는 안내문이 붙는다. 디자이너가 가정한 원래 용도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흉기로 사용되게 만듦으로써 디자이너의 애초 의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구토용 의자를 고안해 만든 작품 ‘의자’ 시리즈도 독특하다. 기도가 막혔을 때 의자를 이용해 혼자서 구토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의자다. 등받침 부분에 구멍을 뚫어 그곳에 상체를 집어넣고 스스로 구토할 수 있게 했다. 사진 작품 ‘의자도’에서는 의자를 무술할 때 무기로 쓰는 상황을 연출해 보여준다. “아무리 착한 의도로 의자를 만들어도 사람들은 폭력적 상황에서 싸움의 도구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류 디자인 세계에서 디자인이란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행위로만 존재합니다. 대량 생산해서 얼마나 팔았느냐는 관점에서 이야기할 뿐 사용자가 디자인을 어떻게 즐기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요. 특히 한국 디자인 환경이 워낙 대기업 위주로, 양적인 관점에서만 돌아가다보니 다양한 디자인의 의미가 존재할 수 없어요.” 10여점의 설치 및 사진 작품이 선보이는 잭슨홍의 전시는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빌딩 갤러리2에서 5일부터 7월5일까지 열린다. (02)3448-2112
출처 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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