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숭숭 뚫린 저 건물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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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1:06 조회3,0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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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건물에 구멍이 뽕뽕 나 있네." 지난 23일 서울지하철 강남역과 논현역 사이 네거리. 사람들이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건물을 '폰카'에 담고 있었다. 렌즈에 포착된 빌딩은 강남 교보타워 대각선 방향에 있는 17층짜리 신축 오피스건물. 펀칭 기계로 구멍을 뚫은 것처럼 건물 콘크리트 외벽에 지름 105㎝의 구멍 3800여 개가 고르게 뚫려 있다.
6월 완공될 이 건물의 이름은 '어반 하이브(Urban hive)'. 우리말로 풀면 '도시의 벌집'이다. 구멍 뚫린 외관이 벌집처럼 생겼고, 벌이 모이듯 도시인들이 모여드는 장소가 되라고 붙인 이름.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외벽에 구멍들이 있는 첫인상이 워낙 강해 '땡땡이 건물', '빵빵이 건물'로 불린다. 언뜻 보면 구멍 안에 유리창이 박혀 있는 것 같지만, 백색의 노출 콘크리트로 된 외벽(두께 40㎝) 안쪽에 통유리벽이 있는 '더블 스킨(이중벽)' 구조 건물이다. 건물 내부엔 기둥이 하나도 없는 특수 공법으로 지어졌다. 시공사인 신성건설의 이정규 현장소장은 "건물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전세버스를 빌려 단체 견학 오는 건축학도들이 많다"고 했다.
- 왼쪽부터 한옥의 목조 결합 구조를 형상화한 서초동 삼성타운, 외벽이 군데군데 움푹 팬 부티크 모나코 빌딩.
- 어반 하이브는 김옥길기념관과 웅진 파주 사옥을 지은 건축가 김인철 중앙대 교수 작품. 김 교수는 "도시의 표정을 새롭게 하기 위해 실험적인 형태를 시도했다"며 "외국 건축가 작품들 속에서 한국 건축가의 자존심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반 하이브와 마주보고 있는 교보타워는 스위스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Botta)의 작품이다.
신사동 도산대로의 영화관 씨네시티 옆에 건설 중인 호림박물관도 대로의 삭막함을 희석시켜줄 기대작이다. 여러 개의 원통 외벽으로 둘러싸인 5층짜리 박물관 건물과 한쪽 옆면이 3도쯤 기운 15층 사무건물 두 동이 유선형의 외부공간으로 이어져 있는 형태다. 서미갤러리와 파주영어마을을 설계한 테제건축(대표건축가 유태용)에서 디자인했다. 테제건축 이정학 소장은 "상업 시설이 넘쳐나는 강남에서 고미술품과 국보급 도자기가 전시되는 문화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돋보이게 하려고 연꽃 잎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 왼쪽부터 벌집처럼 외벽에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 어반 하이브, 연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호림박물관 건물.
- 강남역 주변에선 '거리 위의 건축쇼'가 펼쳐지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의 신사옥이 들어서 있는 삼성타운과 건너편의 고급 오피스텔 '부티크 모나코' 등 최근 위용을 드러낸 마천루 때문이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삼성타운은 3개의 건물(각각 43층, 34층, 32층)로 구성돼 있다. 높이는 다르지만 모두 거대한 장방형 덩어리를 맞물려 놓은 모습이다. 미국의 유명 건축사무소인 KPF(Kohn Pedersen Fox Associates)가 못질 없이 목자재를 끼워 넣는 한옥의 결구(結構) 방식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KPF는 도쿄의 롯폰기힐스와 미국 IBM 본사를 디자인해, 고층빌딩 디자인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회사다.
테헤란로를 사이에 두고 삼성타운과 마주보고 있는 27층 오피스텔 건물 부티크 모나코는 삼성타운보다 훨씬 작지만 기싸움에서 전혀 눌리지 않는 다부진 형태다. 건물 아래 부분은 노출 콘크리트로 나뭇가지를 형상화 했고, 유리 외벽으로 된 윗부분은 군데군데 사각형으로 파여 있다. 7월 준공 이전, 팬 공간에 나무를 심어 빌딩 외벽에 나무가 붙어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가 조민석(매스스터디스 대표)씨는 "포장술에 연연하지 않고 공공성을 지니는 건물을 짓고 싶었다"며 "행인들도 눈으로 즐길 수 있는 '허공의 공원'을 만들려는 의도로 외벽에 나무를 심게 됐다"고 설명했다.
- 서울이 디자인 도시로 바뀌는 가운데 서울 강남을 새롭게 바꾸는 건축물들을 찾아보았습니다/조인원기자
기사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24/20080424018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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