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에 공연장까지… 옥상정원도 이제 디자인의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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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1:19 조회2,70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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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문화공간 크링의 옥상. 노천극장, 파티장 으?활용된다.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에 있는 호프집 '에이미'는 2층짜리 상가건물 옥상에 있다. 1년 전만 해도 방치돼 있던 중국집 옥상 공간을 꾸며 호프집으로 바꿨다. 가게의 천장은 하늘이, 벽은 이웃빌딩과 가로수가 대신한다. 이정훈(31) 사장은 "시끄러운 길가를 피해 탁 트인 공간을 즐기러 오는 사람이 꽤 많다"고 했다.
옥상이 변신하고 있다. 잔디 깔고 꽃 심는 수준의 단순 옥상정원이 아니다. 카페, 파티 공간, 야외조각공원 등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되고 있다. 옥상에 특화된 디자인을 일컫는 루프테리어(roofterior·옥상과 '인테리어'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카페, 공연장, 휴식터로 무한 변신
이제 건물을 지을 때 루프테리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인식되고 있다. 구멍이 뽕뽕 뚫린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의 '어반 하이브' 빌딩. 완공을 앞두고 있는 이 건물 옥상엔 외벽의 원형 틀을 통해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가 들어선다.
대치동의 복합문화공간 '크링'은 옥상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건물 설계 당시부터 옥상에 계단식 노천공연장을 계획하고 내·외부 공간을 설계했다. 건축가 승효상씨가 최근 설계한 뷰티살롱 '이유정 크레'의 옥상에는 작은 테라스정원이 있고, 커피전문점 '빈스앤베리즈' 신촌점은 옥상에 대형 자동개폐식 차양을 설치해 날씨에 관계없이 일년 내내 쓸 수 있는 야외카페를 만들었다.
▲ 2층 건물 옥상에 만들어진 반포동의 호프집 에 이미. 지상의 오밀조밀함을 벗어나 탁 트인 공 간을 활용했다.
◆지자체 지원에 신청 쏟아져
옥상 탈바꿈에는 지자체의 정책 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서울시는 옥상공원화사업을 통해 지난해 113개 건물을 지원했고, 올해도 112개 건물을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 소유 건물에서 99㎡ 이상의 옥상을 녹화할 경우 공공성 여부를 심사해 공사비의 50%를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중점녹화추진지구인 남산 가시권은 70%까지 지원해준다.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최현실 녹화지원팀장은 "캠퍼스 공간이 좁은 대학과 생태교육을 위해 옥상정원을 만들려는 초등학교의 신청이 많다"고 말했다.
생태공간 조성, 버려진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 외에 현실적인 고려도 있다. 한 조경회사 관계자는 "건축법상 의무조경면적이 있는데, 이 중 50%까지는 옥상정원으로 만들어도 된다"며 "이 규정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1층에 조경 면적으로 줄이고 옥상에 정원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옥상정원을 명목으로 불법개조를 하는 경우가 가장 골치 아프다. 한 건축가는 "주기적으로 정부에서 인공위성 촬영으로 옥상불법 개조를 단속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투명 유리로 천장을 덮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버려진 '제5의 입면'이 살아난다
건축가들에게 옥상공간은 매력적인 실험무대다. 어반 하이브를 설계한 건축가 김인철 중앙대 교수는 옥상을 '제5의 입면(立面)'이라 정의한다. 김 교수는 "건물은 대개 육면체로 이뤄져 있는데 밑면은 땅에 묻혀 있고 옥상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네 면만 생각했다. 이제 옥상이 당당히 건물을 구성하는 하나의 입면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하늘을 차경(借景)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경과 건축이 통합되는 공간으로도 옥상은 중요하다. 건축가 장윤규씨는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비지에는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옥상정원을 현대건축의 한 요소로 꼽았다. 최근 옥상에 대한 관심은 옥외 활동 공간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18/20080718002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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