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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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명품 시대…패셔니스타는 녹색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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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2:13 조회1,8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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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명품 시대…패셔니스타는 녹색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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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문화를 즐기다] ② 녹색 디자인의 멋과 생활 변화
오창섭 건국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지난해에는 유난히 디자인 관련 행사들이 많았다. 이는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만큼 성숙하였음을 증명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 행사들이 우리 삶에서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을 계몽하는 성격의 행사였다고 한다면, 최근 디자인 관련 행사들은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그 대표적 행사인 ‘2008 공공디자인엑스포’는 ‘공간의 재생과 친환경 디자인’을 주제로 열렸는데, 국제심포지엄이 끝나고 초청 연사들이 함께 하는 편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옆자리에 앉았던 네덜란드에서 온 연사가 사용하는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커다란 ‘프라이탁(Freitag)’ 가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에게 프라이탁 가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가방이 다소 비싸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품질에 있어서나 디자인 정신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가방이라고 말했다. 그 가방을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녹색’이라 더욱 빛나는 디자인

프라이탁은 1993년 그래픽 디자이너인 마르쿠스 프라이탁(Markus Freitag)과 다니엘 프라이탁(Daniel Freitag) 형제가 스위스 치리히 마그(Qurich Maag)에 설립한 가방회사이다. 이 회사의 가방은 방수를 위해 타르 칠을 한 타폴린(Tarpaulin)이라는 천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진다. 그런데 타폴린 천은 수송용 트럭 등에서 흔히 내용물을 가리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이다. 

프라이탁 형제는 이 천을 폐기된 트럭에서 분리한 후 세척하여 가방 재료로 다시 사용했다. 가방 끈은 자동차 안전벨트를 재활용해 만들고, 폐기된 자전거 타이어를 타폴린 천의 끝 부분을 마무리 하는 데 사용했다. 이렇게 제작된 가방은 견고할 뿐만 아니라 원래 트럭에 사용된 천에 인쇄되었던 다양한 광고 문구나 이미지가 독특한 장식적 역할을 하여, 이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디자인을 가지게 된다. 이 가방은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세계인들이 이 가방을 메고 다닌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가 프라이탁 가방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친환경 디자인과 관계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당연할 수도 있지만, 오늘날 이것은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스위스의 가방브랜드인 ‘프라이탁’은 트럭 덮개용 천을 활용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가방을 만들어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상품전시회'에서 한 관계자가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장바구니 등을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경윤리 아닌 디자인으로 승부

우리는 친환경 이슈를 대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태도와 행동방식이 이전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전에 친환경은 하나의 윤리적 가치였다. 친환경 제품 소비자는 윤리적 의식으로만 그것을 소비하였다. 때문에 환경 문제는 무겁고, 진지하며, 따라서 일상의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이들은 무거운 윤리가 아닌 명품을 소비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와 메커니즘 속에서 그것들을 소비한다. 환경을 이야기하고, 친환경 제품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받고자 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지배적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환경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제 친환경이 중요한 소비 코드로 자리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친환경 소비행위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사회적으로 확인받으려 하는 새로운 문화는 삶의 공간에서 환경 이슈를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다. 

친환경 디자인은 그간 디자인계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왔던 화두였다.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은 소비주의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면서 친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발전시키는 데 디자인 역량이 발휘되어야 함을 역설한 바 있다. 그가 저술한 ‘현실 세계를 위한 디자인’이나 ‘녹색 위기’는 국내에서도 널리 읽혔다. 

그러나 현실에서 ‘환경’은 ‘경제적 이윤확대’보다 항상 부차적인 것으로 자리해왔다. 그 둘은 서로 적대적 관계로 여겨졌고, 따라서 빅터 파파넥은 한동안 미국 주류 디자인계에서 언급을 꺼리는 금기시되는 이름이었다. 그러나 시간의 시험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디자인에서 친환경은 더 이상 경제적 이익과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다. 둘은 너무나 가깝고 지나치게 가깝다. 

최근 노트북 신제품을 발표한 애플사의 사례는 변화한 둘의 관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신제품 발표장에서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는 자사 제품의 뛰어난 기능이나 매력적인 외형을 강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유리와 알루미늄 재료를 사용하여 재활용도를 높였다는 점, 비소와 수은과 같은 유해한 약품을 제조과정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불필요한 포장을 줄였다는 점 등과 같은 친환경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을 강조하였다. 새롭게 확산되는 친환경 소비 코드를 읽어내고 그 지점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친환경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디자인의 가치이다. 



출처 : green.korea.kr/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던중 찾게된 자료입니다.
2009.1월 등록된 기사지만 도움이 될것같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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