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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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엔 혼자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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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2:17 조회1,7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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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에 청계천을 좋아하는 제 동기가 있었습니다.

황봉구라고 청계천~을지로~종로~동대문을 항상 서성이며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을 사온던 사람입니다.
봉구형의 책상위엔 항상 알수없는 기계들 잡동사니들이 널부러져 있었죠

생각이 많아서인지 그런 재료들로 뭔가를 하다가 또 다른 생각이 나서 다른걸 만들고
매번 다른걸 만들기만 시도하다가 졸업한 봉구형

이젠 졸업하고 없지만 그의 미완성의 다작들도 없지만 실기실 구석엔 아직도 그의 고민의 흔적인 빠진 머리카락만이 어딘가에 남아 있는듯 합니다.



그당시에는 맨날 청계천에서 산다고 작업은 안하고 맨날 이상한거 사온다고 우리들에게 놀림과 질타를 받았지만

이제와 다시금 그의 업적을 되짚어 보려 합니다.

그때 우리과에서는 청계천에 어디가서 뭘 사야하는지 궁금하면 항상 봉구형을 찾았습니다.

청계천에 가서 뭔가 찾을땐 그의 집에 온것마냥 형에게 전화해서 어디로 가야하냐고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땐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난 정보력이라 생각됩니다.


어디에 뭐가 있고 어디에선 어떻게 만들어 주고 어디에선 이런게 가능하다라는걸 알고 있다는건

우리과에서 획일화된 적동, 알루미늄, 은을 이용한 판재작업(톱질, 투각에 이은 땜으로 마무리)을

벗어나 새로운 재료, 새로운 가공방법을 시도 할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사실 학교를 벗어나 청계천 사람들이나 기존 디자이너나 실무에서 뛰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재료, 새로운 가공방법들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 그렇게 느껴질 뿐이죠-

왜냐하면 우리과에 들어온 누구든 처음엔 대덕금속에서 적동을 사고 성진알루미늄에서 알루미늄을사고 은세계에서 은을 사고 대진사에서 공구를 사고 실기실에서 톱질을 하고 은땜을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제한하지 않았지만 우리과 1,2학년들은 이렇게 제한된 재료와 제한된 가공방법을 고수 합니다.
이것이 결국 제한된 생각 편협한 아이디어 부실한 에스키스를 가져오는 주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닙니다. 판재라는 재료만 가지고도 아주 멋있는 작업을 하는 학우들도 많습니다.
창의적인 생각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리를 놀래키는 학우들도 많고요.

하지만 더 많은 배움의 기회가 청계천에도 널려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작업에는 정석이나 교과서가 없습니다.

모든것은 경험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고 그것을 자신의 스킬로 만들고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배움의 목적입니다.

그런 경험을 하기에 청계천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모든 필요한것들이 대부분 모여 있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청계천을 자주 가고 많이 돌아보고 많은걸 물어보고 더 많은걸 알고 돌아오세요



그럴러면 혼자 가는게 좋겠죠ㅋ
친구랑 가면 왠지 눈치보여서 빨리 돌아오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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