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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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줄질해 본 적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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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22:28 조회1,5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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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금속을 투각 하거나 자르는 작업을 할 때 주로 톱질을 한다. (물론 레이저 컷팅이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깔끔하게 자를 수 있지만) 단순히 톱질을 했다고 해서 이 작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톱질이 잘못 지나가거나 마무리가 덜 된 부분에 대해서는 ‘줄질’이라는 작업을 꼭 하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톱이 지나간 자리를 다듬는 작업이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줄질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를 많이 한다. 다소 사람의 손이라는 이유로 줄질을 너무 적게 하거나 혹은 너무 많이 하게 되면 처음에 원했던 형태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줄질이 적게 되었을 때는 상관없지만 과도하게 한 뒤에는 어떻게 구제할 길이 없다는 사실. (일차적인 작업 면에서만 말하자면 그렇다.) 내가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너무 줄질을 해버려서 다시 새로 판을 잘라야 했다는 것이다. 갓 학교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나는 줄질을 정말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전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줄질을 작업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처음에 들으면 다소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우리는 인생에서 목표를 삼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아 정체성의 그림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부터는 내 생각대로 행동하고 살아가려고 하기 시작한다. 계획도 세우고, 자신이 세운 틀 안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새로 꺼내 든 금속판과 같은 존재다. 그 판을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서 우선 우리는 계획이라는 이름 아래 톱질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톱질이 100% 정확할 리가 없다. 우린 너무나 이상적인 계획에 조금씩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 톱질이 끝나고 나면 이때에 줄질로 나 자신을 닦달하고 부추기기 시작한다. 
 
 
이때가 우리 인생에서 줄질하는 부분이다. 적당한 줄질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문제는 과도한 줄질에 있다. 생각했던 계획이나 이상에 나 자신이 못 미치거나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내가 이렇지 뭐..’ ‘난 왜 이럴까..?’ 이런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을 정도로 자신을 줄질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최근에 나 자신을 지나치게 줄질함으로써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나의 자아가 흔들린 것이다. 나 자신이 휘청댈 정도까지 줄질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웠다. 아니 나라는 본질적 문제를 생각하기 전에 무조건 적인 줄질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 ‘나’를 잊고 나는 그저 줄질하려고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경솔했다. 
 
 
계절이 가을이라 그런지 다들 생각도 많이 들고 할 시기다. 사실 다들 말은 안 하고 있겠지만 다들 줄질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힘들어 할 것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나’라는 주체를 잃지 않고 적당한 줄질을 통해 우리를 다듬어 나가고 발전시켜야 한다. 인간의 불완전성이라는 사실이 아무래도 이러한 줄질을 필요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혹시 누군가 지금 과도한 줄질로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줄질은 조금씩 정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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