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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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공공미술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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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3 22:37 조회2,3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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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최정화씨가 서울 종로구 명륜동 4가 광원빌딩 전면에 헌 문짝 711개로 만든 가림막은 사회 진출의‘등용문’과 여러 사람이 어울려 화음을 내는‘합창’을 의미한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무심코 지나쳤던 그곳에서 `예술`을 만나다 
"어,저게 대체 뭐야?" 해질 무렵에 서울 명륜동을 지나다 알록달록 헌 문짝 수백개로 뒤덮인 육중한 건물을 발견했다. 사람이 드나들 수는 있는 걸까. 알고 보니 6층짜리 리모델링 공사 중인 광원빌딩을 위해 헌 문짝 711개로 만든 가림막이라고 한다. 문고리가 겨우 달린 나무 문,파란 철문,빨간 대문,노란 창틀 등이 매달려 있다. 안에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밖에서 보면 멋진 설치작품이다. 설치작가 최정화씨(48)가 서울 아현동 재개발 공사장에서 2주에 걸쳐 하나 둘씩 모아온 것들이란다. 차를 타고 다니다보니 눈이 가난해졌나보다. 올초부터 있었다는데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도심 속 공공미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경복궁 앞에서부터 느리게 걷기 시작했다. 

◆동십자각 지하도에 있는'지하도(地下圖)'
 

 
하태석 作 '더 플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청계천과 광화문 일대에는 세계적 거장의 작품과 국내 신예 작가의 예술작품이 곳곳에 숨어 있다. 경복궁의 궁궐 망루였던 동십자각은 경복궁과 세종로 골목과도 뚝 떨어져 교차로 한가운데 외롭게 서 있다. 이를 연결하는 지하도(地下道)에는 '지하도(?P地下圖 · 이영조,2007년작)'가 있다. 작가 이영조는 한쪽 벽을 놔둔 채 나머지 벽면과 천장을 강화유리로 덧댔다. 이 벽에는 십자가 결정체가 별이 빛나듯 반짝인다. 궁궐과 사람을 잇는 동십자각 지하도는 마치 경복궁과 세종로를 연결하는 타임머신 같다. 

광화문 사거리 쪽으로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광화에 뜬 달(?Q강익중,2007년작)'이 서울을 모자이크 하고 있다. 가림막이라고 하기엔 타일 7716점에 새겨진 옛 서울 모습과 도자기의 모습이 정성 그 자체다. 멀리서 볼 때와 또 다른 인상에 취해 한참을 뜯어보게 만든다. 높이 27m,가로 41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이다. 강익중씨는 6개월간 하루 18시간씩 '우리나라 잘 되게 해주세요'라며 그렸다고 한다. 
 

이영조 作 '지하도'
 



◆가까이서 보고,멈춰서서 보고…

청계천으로 내려왔다. 청계천에 어울리는 작품이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작이 나타났다. 클래스 올덴버그와 코셔 판 브뤼헌의 2006년작인 '스프링(?R)'.35억원이 들었다는 이 작품의 안내판엔 "탑처럼 위로 상승하는 다슬기 모양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다이내믹하고 수직적인 느낌을 연출함으로써 청계천의 샘솟는 모양과 문화도시 서울을 상징한다"고 적혀 있다. 과연 그런지는 직접 확인해볼 터.

북적이는 청계천의 인파를 뒤로 하고 서대문 쪽을 향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블록버스터 설치작품 '망치질하는 사람(?S조너선 보로프스키,2002년작)'.가까이 다가가 발밑에 앉아서 한숨 돌렸다. 올려다보니 목이 뻐근하다. 쉼 없이 망치질하는 사람의 키는 22m,무게는 무려 50t이다. 광화문 거리를 바삐 지나다니는 사람들처럼 그도 쉬지 않는다. 지난해 이 망치질하는 사람은 인도 쪽으로 좀 더 옮겨졌고,이 때 거리 가구(스트리트 퍼니처)도 함께 자리를 잡았다. 

선을 사용해 빛이 흐르는 것처럼 만든 버스정류장 '더 플로(?T하태석,2007년작)'는 밤이 되면 마치 미래 도시로 데려다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건너편 서울 역사박물관 쪽에는 버스정류장 '아트쉘터(?U최욱,2007년작)'가 자리했다. 검은색 뼈대를 수직으로 사용해 길게 늘어서 있는 이 정류장은 사람들을 사방에서 다 불러모을 만큼 인심이 좋다. 

◆정동길 거리가구에서 낮잠 한숨 자볼까
 

 
'아트 벤치'
 

정동길로 접어들면 여기저기 거리가구가 많다. 벽화가 그려진 이화여고 앞 돌담길을 따라 제법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를 걷다 보면 '예술의 길 사색의 자리(?V최병훈,2007년작)'라는 이름의 조각 같은 벤치가 늘어서 있다. 지나가는 누구나 앉아서 쉴 수 있고 낮잠 한번 청할 수 있는 이곳이 공공미술의 핵심이 아닐까. 정동길을 벗어나 종로 쪽으로 발을 돌리면 종로타워 주변에도 거리가구가 있다. 

종로타워 앞 나무 아래 둥근 벤치가 있는 '원의 정원(?W홍승남,2000년)'과 황금탑인 '세기의 선물(?X최정화,2000년)'도 볼 수 있다. 탑골공원의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본떴는데 플라스틱에 금색을 칠한 작가의 뜻이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종각역을 지나 명륜동을 향하면 처음 눈을 놀라게 한 '광원빌딩(?Y)'이 나타난다. 낡디낡은 문짝 711개는 다 어디서 온 걸까. 손때 묻은 문고리를 한참 바라보며 집주인이었을 누군가를 상상해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알고 떠나자]
 

 
 

서울도시갤러리 프로젝트(www.citygalleryproject.org)

에 접속하면 공공미술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다. 서울 도심뿐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곳곳에 숨어 있는 공공미술 작품을 확인해볼 수 있다.현재 제작되고 있거나 앞으로 만들어질 작품도 소개돼 있는 게 특징.

공공미술 포털 퍼블릭아트(www.publicart.co.kr)

공공미술 프리줌(
www.free-zoom.com)도 비슷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광화문~정동길~종로까지 걷는 공공미술 산책길은 약 5㎞, 
여유로운 걸음으로 서너 시간 코스다. 

출처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9072422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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