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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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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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22:46 조회1,7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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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무 살 

                                                                                                                                                                              이어진

   열아홉과 스물, 숫자로서는 별 차이가 나지 않지만, 나이로서는 너무나 큰 차이를 갖는 두 숫자가 아닐까? 오래 참음, 수능, 힘듦 등의 단어로 표현되곤 하는 열아홉 살과 비교하면,  스무 살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을 할 수 있다.'라는 희망과 연관되곤 한다. 

  그렇다. 스무 살이 된다는 것, 성인이 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간절히 원했지만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이제는 할 수 있게 되는 자유를 의미한다. 물론 현실의 갖가지 제약은 자유를 진정한 자유가 아니도록 만들어 우리를 금세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88만 원 세대, 치솟는 등록금, 스펙, 취업난 등의 단어는 생각보다 스무 살에 가까운 곳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자유의 달콤한 해방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나는 일단 당당하게, 도도하게 이런 단어들을 옆으로 밀쳐두고 자유를 만끽해 본다.

  온종일 집에서 뒹굴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 맘껏 수다도 떨고, 부푼 마음으로 고민하며 새 학기 시간표를 짜기도 하고…. 그 중엔 중요한 일도 있고 덜 중요한 일도 있다. 하지만, 모두 '자유롭기’때문에 나에겐 모두가 소중하고 속 편한 일들이다. 생활의 리듬이 한 박자씩 느려지고, 그 가운데 떠오르는 갖가지 생각들은 가히 ‘생활의 발견’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소소하면서도 맑고 부드럽다. 

  그런데 문득 몇 달 전 수험생활이 마음속에 떠오른다. 그 지독한 시절 덕분에 요즘의 자유가 비로소 의미 있는 게 아닐까? 자유를 누리는 게 한없이 좋을 것만 같았는데, 며칠 지나기도 전에 뭔가 찌뿌드드하고 나른한 느낌이 드는 게 이상하다. 자유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에게 자유는 일단 예쁜 포장지에 싸여 내게로 왔지만, 포장지를 한 꺼풀 벗길수록 그 안에는 책임이라는 이름의 알맹이가 들어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다. 그 알맹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자유는 나에게 선물이 될 수도, 아니면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스무 살, 일단 선물을 받은 기쁜 마음을 기꺼이 즐기고 싶다. 하지만, 그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지는 않으려 한다. 어떻게 하면 이 선물을 내게 보내 준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할까 고민하며, 책임이라는 알맹이를 내 손에 꼭 쥐어볼 것이다. 이 알맹이의 주인은 나, 주객전도 되지 않을 것이다.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래서 당당한 성인으로 살아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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