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목걸이·코르크 목도리… 장신구, 보석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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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18:19 조회2,21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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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걸이나 팔찌, 반지 등 몸을 치장하는 장신구가 꼭 값비싼 귀금속일 필요가 있을까?
네덜란드의 여성 금속세공 디자이너 람 더볼프(62)는 1982년 ‘반기득권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이면서 예술적이고 사회적인 성명’으로 평가받는 작품 <입을 수 있는>을 발표했다. 그는 가는 나무막대기로 틀을 만든 뒤 가는 색천을 둘둘 말아서 마치 옷처럼 몸에 걸칠 수 있게 했다. 고전적인 장신구의 관념과는 다른 발상이다. 이 개념주의 장신구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현대금속공예전 ‘오픈 마인드’에 전시되고 있다.
전시회에선 새로운 재료와 형식을 이용한 현대금속공예의 실험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18개국 작가 64명의 공예품 30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을 돌아보면 장신구가 단순히 몸을 치장하는 도구나 사회적 지위와 부의 상징물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독자적인 예술 분야로 자리잡는 과정을 읽어볼 수 있다. 재료도 금, 은, 보석에서 목재, 철, 세라믹, 유리, 방직물 등으로 다양하다.
베레나 지버푹스(68)는 주로 주위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것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했다. 포도주 코르크를 잘라서 마치 코르셰 뜨개질하듯이 와이어로 엮은 <솔 워머>(1987·아래)는 목도리처럼 걸칠 수 있다. 또 흔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커피크림의 껍질을 엮거나 비타민 알약 껍질을 하나하나 이어서 만든 목걸이들도 전시했다. 그는 “버려지고 관심받지 못하는 것들을 주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앤 파처(55)가 흑연 구슬로 만든 목걸이 ‘흑연 펜던트 추’도 흥미롭다. 이 작품은 목에 걸면 움직일 때마다 초승달 모양의 까만 얼룩이 옷 위에 새겨진다. 장신구가 개념미술의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네덜란드 작가 뤼트 페터르스(61)는 나무와 유리를 깎아 남자 성기 모양으로 만든 목걸이 <링검>(2008)을 선보였다. 힌두교 국가에서 여성들이 아기를 갖게 해 달라고 신에게 기도할 때 바치는 물건을 본떠 만들었다.
페터르스는 “누가 꼭 착용해야 하는 장신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장신구를 통해 마음껏 표현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장신구가 꼭 특정한 소재, 어떤 틀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게 한다. 열린 마음이 있다면 주위의 모든 재료와 물건을 예술로 바라볼 수 있고 또 예술 작품으로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전시의 제목이 오픈 마인드이다. 전시는 25일까지.
국제 현대금속공예전 '오픈 마인드(Open Mind)展'
2011.11.11(금)~12.25(일)
성곡미술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
www.sungkokmuseum.com/
02-737-7650
입장료 일반(대학생포함) 5000원
10시~18시(관람을 원하는 분은 5시반까지만 입장가능)
출처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5084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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