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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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08호 /신조어 baundauco와 창조의 열정을 지닌, 한민 정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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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0:39 조회1,4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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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호 /신조어baundauco와 창조의 열정을 지닌 사람들, 한민 정영지


쌀한 기운이 스멀스멀 겨울의 끝자락을 물고 늘어져 그림자처럼 바닥에 붙어 있을 때, 따뜻한 햇볕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머리를 간질이고 있던 날. 상수역과 합정역 중간쯤의 골목에 있는 빌딩, 우리 과의 홈페이지를 디자인해주신 선배님들은 어떤 분들이실까 하는 뿌연 궁금증과 함께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갔다.

 

손내미는 햇살과 빨간파티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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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분위기도 그분들의 인터넷 공간처럼이나 매력 있고 독특했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빨간 파티션.
“생각보다 작지? 어서들 와요~” 라며 밝은 웃음과 함께 우리를 맞이해주신 정영지선배님과 한민선배님. 우리 중, 작년 금디인의 밤에서 본 몇 명의 후배들을 기억해내시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요새 한창 일이 몰려서 바쁠 때였는데 일부러 인터뷰에 응해주시기 위해 지난주 내내 밤을 새우셨다고 하시며 털털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죄송스럽기도 하고 너무 감사했다. 주스와 빵 그리고 커피와 함께 우리의 짧았지만 즐거웠던 대화를 시작했다.
 
벽 한쪽 가득 채워진 오래된 책들과 신조어 바운다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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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은 어때요?”
“아,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카페 같기도 하구.”
“비밀은 저쪽 방에 있어. (고양이가 문 손잡이를 당기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문을 가리키시며) 쓰레기가 모두….^^ 원래는 회의실인데….(웃음)”
 
비밀의 방을 마주 보고 오른쪽 벽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책들로 뒤덮여 있었다.
 
“이 책들은 다 뭐에요?”
“우리한테 디자인을 맡기는 사람들에게 설득하고 표현하는 것을 더 원활히 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전달해주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가져오신 책들이야. 철학과를 나오셨거든.”
 
대화 중, 선배님이 나눠주신 통통 튀는 라임 색의 design movement baundauco 라고 쓰여진 명함.
“design movement 라는 건 무슨 뜻이에요?”
“슬로건. 휴학하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처음엔 이 소파와 테이블 정도만 한 사무실에 달랑 책상 두 개 컴퓨터 두 개로 시작했지. 아 그때 맞아. 이걸 생각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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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undauco 라는 회사 이름이 어떻게 지어진 거에요?”
“별 뜻 없어; 신조어^^ 발음하기도 좋고~”
 
“어느 나라 말인가 했어요.”
“우리도 좀 궁금했어.^^”
“이름을 지으신 게 아니에요?”
“아니 지은 거야. '현대음악의 이해'라는 수업시간에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야, 바운다우코라고 적어. 이거 회사명으로 할 거야.”라고 하시는 거야. 어떻게 말하면 신조어지. 우리만의 고유명사이기도 하고.”
“아~ 좋다!”
“좋은 것도 있지만, 발음할 때 헷갈려서 애먹을 때도 있어. b랑 d가 헷갈리기도 하고. 그렇지만, 뻔한 이름으로 중간에 바꾸는 것보단 훨씬 좋아서.”
 
“이 일을 하게 되신 이유는 어떻게 되세요?”
“학생 때 산학협동을 하면서 모여진 팀이 있었는데, 마음이 잘 맞아 지금까지 이렇게 하고 있어. 그때 인정받은 게 PT 자료에 플래시도 넣어 디자인한 것이 반응이 좋았다고 했었지. 감성적이었다고. 하지만, 아쉽게 결국 무산이 되어서, ‘아르바이트나 좀씩 하며 이런 쪽 일을 해보자!’ 한 일이 회사를 차리게 된 거야. 근데 처음엔 일이 없었어. 지하방에 사무실처럼 차려놓고 일을 하려는데, 일을 줘야 일을 하지. 연줄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 맨날 **제과에서 미니게임 만들어 놓은 걸 계속 하는 거야. 그렇다고 “일해!”라고 말하기엔 할 일은 없었고^^. 자꾸 뒤에서 ‘쿵짝쿵짝...’ 그 다음에는 지뢰찾기를 하는데….^^; 기록이 장난 아녔지. 그러다가 포기할 때쯤이었는데, 선배가 합쳐서 같이 일을 해보자고 해서 한 일이 famous website award 이라는 데에 선정이 된 거야. 하루에 한 사이트씩 잘 된 것을 뽑는 곳이었거든. 그때의 계기로 말미암아 소문이 나서 계속 일이 들어오고 있는 거지.”
 
 
“창업을 하게 되신 계기는요? 원래 생각하고 계셨던 거에요?”
한민선배님은 초등학교 때부터 안철수 씨를 보며 창업의 꿈을 키워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당시 창업하는 사람들은 많았는데 내부분열 때문에 오래들 못 가더라구.”
 
“두 분 이서는 내부분열 없으셨어요?”
“그때...게임을 할 때(웃음). 하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에 이렇게 서로 잘 맞아서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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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공무원 쪽의 서버나 딱딱한 디자인을 해야 하는 일이 재미없어서 중간에 제대로 안 한 일도 좀 있었어. 그때 그냥 더 열심히 해서 잘해봤으면 딱딱하지 않게도 잘 된 성과를 배출해 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 그런데 그땐 딱딱하지 않고 우리 맘대로 할 수 있던 일, 그렇지만 돈은 별로 안 되는 일을 택했던 것 같아. 그러다 보니 자금이 부족해져서 한 일 년 동안은 책을 많이 읽었어. 술도 마시고. 그때 일 년간 머릿속으로 들어온 책들 덕분에 지금도 작업할 때, 개념이라든가 아이디어를 이끌어나갈 때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디자인한다고 디자인 책만 본다기보다 다른 여러 방면의 책을 보는 것이 좋아. 예전에 건축 관련된 홈페이지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기하학이나 피타고라스 이런 것도 공부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

 

“의뢰를 받으시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주시는 거에요?”
“디자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주지. 이미지, 플래시등등. 프로그램이나 서버관리는 다른 데서 해주고. 우리는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생각해서 직원 중에 프로그래머의 비중을 별로 안 두고 있어. 그때마다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 업체를 골라서 부탁하지. 일러스트도 한 명을 고용하는 것 보다 그때마다 잘 어울릴 것 같은 일러스트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한테 연락해서 다양하게 뽑아내길 원해.”
 
 

 

획기적이고 자유로운 창조 VS 김치냄새
 
“홍대 나왔다고 ‘이게 정답이야~ 내가 맞다.’ 이런 시각은 안돼. 우리는 그저 디자인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들이야. 자만 탓에 학교 이름에 먹칠하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또 그 먹을 지우러 다니는 애들도 있잖아. ‘역시 홍대 나왔구나!’ 하는 소문이 돌아야 하지 않을까? 요즘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좋다, 나쁘다.’를 많이 알아. 하지만, 최고로 좋은 작품에 대해서는 아무도 토를 안 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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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중에 시각 쪽을 다루고 싶은데,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처럼 정식교육을 받지 않은 것이 회사만의 독특함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 정규 시각디자인 전공 수업에서 겪을 수 있는 그들만의 매너리즘과 일반성, 그리고 갇혀버린 느낌을 우린 영향 받지 않을 수 있거든. 물론 정규 수업을 어느 정도 들어 보는 것은 좋겠지.
웹 쪽은 학벌보다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것 같아. 광고를 하나 잡아서 영상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굳이 회사에서 일을 주지 않았어도 그냥 혼자 그 회사 홈페이지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말이야. 작업 많이 해보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잘하는 거 보고 카피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디자인한 것에는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 김치냄새^^.
그게 좋은 점도 있지만, 적당히 김치냄새는 빼는 것이 나은 것 같아. 우리가 하는 것들도 자꾸 그런 구석이 눈에 띄는 거야. 그게 어떻게 하면 빠지나 많이 고민도 했었지.”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자기 각자의 길을 자신 있게 가라.

“요즘은 너무 빨리 결과를 보려고 하고 너무 조급해하는 거 같아. 졸업하고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가서 취직만 하려 하고. 내실이 있는 회사인지 잘 보지도 않고 말이야.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얘기는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자기 각자의 길을 자신 있게 가라고 해주고 싶어.”
 

바쁘신 와중에도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신 선배님들과의 웃음소리 끊이지 않았던 유쾌했던 시간, 재밌었던 이야기들. 다음번 금디인의 밤에서 또 한 번의 유쾌한 대화를 기대하며 마지막 아쉬운 발걸음을 떼었다. 필요 없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길을 자신 있게 걸어가는 선배님들. 지금의 그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마인드로 영혼을 잃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영혼을 잃지 않는 디자이너 되기-그들처럼 자신 있게 각자의 길을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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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aundau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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