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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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탐방 | 동문탐방 22호 /보석이 아닌 것으로 보석을 재창조하다, 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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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5 01:28 조회3,1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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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쌀쌀한 화요일 오후, 압구정의 갤러리 [space duru]에서 전시회를 하고 계신다는 정은미 선배님을 뵈러 갔다. 갤러리에 도착하자 우루루 몰려간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이명주 교수님과 정은미 선배님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선배님의 전시를 보고 인터뷰를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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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는 도중, 아름다운 형태의 브로치와 목걸이들에서 특이한 재료를 보았다. 돌 같기도 하고 종이나 펠트를 이용한 것 같기도 한 이 재료는 아름다운 색이 특징이었다. 선배님은 천을 물과 함께 오랜 시간 두들겨서 풀어지게 만든 뒤 모양을 만들어 말리는 ‘Cotton-Mache’ 라는 이 기법을 이용하여 주얼리를 만드신다고 하셨다. 완성된 것에 염색을 한 것이 아닌, 입고 있던 옷의 색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럽고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한 작업이지만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더 좋은 색이 나오기 때문에 작업하는 시간이 매우 즐겁다고 하셨다. 작품과 함께 벽을 장식하고 있는 사진들도 선배님이 직접 빛을 이용한 우연의 효과를 포착한 작업이었다. 미국에서는 작품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을 수 있는 곳이 가까이에 있는 게 아니라, 주를 건너서 멀리 있는 곳에 있어서 맡겨야 되는 불편함 때문에 선배님이 직접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하셨다.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작품으로써의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마치 유화 그림처럼 주얼리 작품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비로운 색의 조화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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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미국 유학생활을 하신 선배님께 한국과 미국의 다른 점, 그리고 미국에서 생활하며 있었던 일들에 대해 여쭈어보았다. 선배님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당시 미대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주셨다. 그 때는 금속공예과에 바로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1, 2학년을 미술학부로 지내면서 유화나 조각 등 전체적인 공부를 하다가 3학년 때 과를 선택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금속을 다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었기 때문에 인원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12명 정도 였다고...), 보다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시설도 지금보다 더 열악해서, 겨울에 야작을 할 때에는 과실 가운데에 난로를 피워놓고 오들오들 떨면서,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놓고 불어오는 바람만으로 땀을 식히며 하셨다고 한다. 물론, 그 덕분에 난로불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야작을 했던 것과 같은 잊지 못할 추억들도 많이 남은 것 같다고 하셨다. 

1, 2학년 때 금속 뿐만 아니라 여러 작업을 같이 배워본 경험이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하시면서, 한국의 금속공예과에서 여러 교수님과 강사님에게 다양한 작업과 기술에 대해 공부를 했다면, 미국에서는 기술보다는 컨셉이 위주가 되는 수업을 했다고 하셨다. 디자인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에서는 한국이 강하고 작품의 질도 높지만,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나 자신감,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에서는 미국 쪽이 더 발달된 것 같다고 하셨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에서 공부를 하신 후, 여러 나라를 다니며 활동하셨던 선배님은, 미국이 문화적으로 자유롭고, 전업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고 느껴지셨다고 한다. 여러 컨퍼런스에 참여하며 많은 유명한 작가들을 만나게 되면서 세상이 정말 넓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면서 더 활발한 활동을 하셨다. 1996년 영국 뉴캐슬에서 개최한 “Jewelers Exchange 96"에서 문화적 정체성이 강하게 표출되는 작가로 선정되어 작품소개와 함께 강연도 하시고, 같은 해 워싱턴 DC에서 북미 금속 공예가 협회 컨퍼런스를 주최함으로써 작가로써 인지도를 높여갔다.

그렇게 십여년의 미국 유학 생활을 하고 잠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건강 상의 문제로 작품 활동을 잠시 쉬셨다고 하셨다. 힘들었을 그 시간들에 대해서 선배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삶에는 모두 굴곡이 있어요. 정상에 있다고 해서 자만하면 안되고, 바닥에 있다고 해서 좌절하면 안되요. 바닥에 닿으면 다시 치고 올라올 기회가 있기 마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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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전하셨다.

“금속 작업을 하는 우리들은 입체 디자인 관련된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요. 꼭 금속만 다루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해요. 좀 더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공부해야 되요. 이젠 2D가 아닌 3D, 4D가 디자인을 이끌어 갈거에요.” 

대학생일 때 여행을 많이 해서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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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바쁘신 와중에도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주신 정은미 선배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정은미 선배님 전시 안내-

[Whispering Color]

Eunmee Chung

2012.1.5 - 2012.1.18

space duru

 

www.eunmeech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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