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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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s Design 커뮤니티디자인의 3단계 - 이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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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6:04 조회1,1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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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니티디자인은 무엇인가? 디자인을 하려면 커뮤니티가 일단 있어야 할 터인데 그러려면 구성원들의 구성체(formation)가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 구성체는 공통의 지리적 기반 이외에 공유하는 이데올로기와 '정서의 구조'(structure of feeling) 등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하나의 구성체로는 커뮤니티 전체의 동적인 구성역학을 수행할 수 없다. 여러 구성체들이 모여 더 큰 단위의 커뮤니티를 이루게 된다. 때문에 이해를 달리하는 구성체 간에 갈등과 조정이 필요하다. 나아가 공동의 행동을 실천하려면 주민 조직이 있어야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면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경제성을 증진시키는 수단으로 문화디자인 전략을 선택한 조직들의 예를 살펴보자. 앞으로 설명할 세 단체는 커뮤니티디자인의 3단계를 아주 잘 보여 준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 디자인의 방향을 정하고 행동규칙을 끌어내는 조직, 커뮤니티 공간들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실제로 디자인을 하는 조직, 그리고 공공공간을 살리고 관리운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조직. 이들 조직은 공히 '장소만들기운동'(Place-Making Movement)을 추구한다. 사람들 간의 관계를 진화시킴으로써 결국 삶의 방식을 바꾸어 간다. 이들에게 디자인은 물리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으로 확대된다.

 뉴욕을 거점으로 둔 PPS(Project for Public Spaces)라는 조직은 1975년에 만들어진 비영리단체이다. 윌리엄 화이트(William H. Whyte)의 거리재생 프로젝트(Street Life Project)를 수행하면서 장소만들기운동을 무려 33년간이나 진행해 왔다. 미국 내 48개주(State)와 30개 국가의 2000여 커뮤니티 등지에서 공원과 시장, 거리, 승강장, 도서관과 그외 수많은 공간들을 개선시켰을 뿐 아니라, 도시와 마을이 공공 공간에 접근하는 방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3백만의 연간 웹페이지(www. pps. org) 방문자가 있으며 29,000명의 e-뉴스레터 구독자를 갖고 있다. 최근에 한국에 알려지게 된 것도 공공공간에 대한 웹정보검색을 통해 접속된 경우다.

 20여 명의 상근 인력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공공공간을 만들고 유지시키는 것을 미션으로 하여, 기술적 지원, 교육 및 훈련, 조사연구와 기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들 중에 PPS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주민들의 디자인 의식의 향상과 실천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예를 들어 공간 사용자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행태조사(activity mapping)와 주민들이 팀을 구성하여 대상공간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장소놀이(Place Game) 등이 대표적 예들이다. 실제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에 프로그램을 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디자인의 방향을 정향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당연하지만 디자인 과정에서 곧잘 사라지는 이 과정을 전문적으로 실천하는 조직이 PP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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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의 CSCB(Coin Streeet Community Builders)는 템즈강변의 사우스뱅크(South Bank)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이다. 1970년대 비지니스중심지역으로 개발되는 것을 주민들이 막아내고 경제적 기반이었던 커뮤니티의 공방을 디자인 숍으로 바꾸며 1980년대 중반 성장한 조직이다. 원래는 개발 반대를 위해 조직된 주민조직인 CSAG(Coin Street Action Group)의 형태였으나 런던시의 지원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오랜 투쟁 끝에 결국 런던시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 주면서 은행권의 금융지원을 받아 주민조합이 토지를 매입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유치하면서 승리를 쟁취하였다. 강변 산책길을 완성하고 공원(Bernie Spain)과 시장(Gabriel's Wharf)을 만들고, 양조장(OXO Tower)을 복합건물로 리모델링하여 디자인 숍과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축제와 디자인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주거시설과 사무시설과 커뮤니티 시설들을 개발하는 등 커뮤니티 공간을 관리운영하는 CSCB는 공공성을 표방하면서 개발 이윤을 커뮤니티에 재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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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PS가 조사와 교육, 참여를 통한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advocacy) 그룹이라면 공공 공간을 실제로 관리운영하는 조직도 있다. 뉴욕시의 41-42스트리트 사이 6애버뉴(어메리카)에 위치한 브라이언트파크는 PPS의 창건자인 화이트(Willam H. Whyte)의 1979년 보고서가 요약한 공원의 우범지역화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발전을 꾀하기 위해 1980년 민관협력조직인 BPRC(Bryant Park Restoration Corporation)를 만들어 꾸준한 개발과 디자인을 진행하였다. 당시의 목표는 다목적의 활동을 증진시키고 사용자 친화적인 오픈스페이스의 창출이었다. 강력한 프로그래밍과 높은 수준의 관리, 강한 디자인이 성공요인이었고, 특히 화장실을 복원하여 세계 제일의 공원화장실을 만들었고 고전적인 디자인의 레스토랑을 공원 경계지에 세우면서 수익창출을 꾀하였다.  

 현재 Bryant Park Corporation으로 불리는 이 조직은 공공공간(공원)의 부정적 사례로 자주 언급되던 공원을 성공적으로 공원을 디자인하고 운영관리하는 비영리 회사(non-profit organization)다. PPS는 컨설팅 수준에서 브라이언트파크 디자인에 참여하였다. 공원 입구의 휑한 공간에 두 개의 키오스크를 설치하여 가벼운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고, 공원을 둘러싼 관목의 높이를 낮추어 접근성을 높이고, 잔디밭 위에 2000개의 이동식 접이의자를 늘어놓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잔디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그 내용이다. 쾌적한 디자인과 전시, 공연과 바자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과는 달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으로 거듭났다. 브라이언트파크에서는 심지어 생일파티를 여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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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조직에게 있어 디자인은 모니터 앞의 컴퓨터그래픽이 아니라 사람들이 공간을 장소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장소만들기는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커뮤니티를 창출하고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기업가 정신을 권장하고, 혁신을 이끌어내며 인간애를 배양하는 건조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모두를 위한 창조이자 민주주의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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