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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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앤비 프로젝트 - 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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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팀 작성일17-09-04 16:46 조회1,3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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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 세상에는 인간이 도저히 알지 못하는 기이한 일들이 수없이 일어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무수히 많은 것을 지나친다. 하지만 인간의 기억은 모두 사실이다. 오늘도 곳곳에서 알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나 세상 어디에도 우연은 없다. 오직 그곳을 접속하는 하그맬리온이 있을 뿐이다. 인간이 확인할 수 없어도 접속사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아주 특별한 인간은 그들과 마주쳤고 무덤까지 하그맬리온을 이야기했다. 이것이 전해지며 인간의 상상 속에 그들은 요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상상 밖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하그맬리온이 있다. 다시 돌아볼 수 없어도 인간의 기억은 정확하다. 접속사는 전부 다르고 시작도 끝도 없다. 아무리 설명해도 인간은 그들을 알지 못한다. 인간이 아는 것은 단지 상상 속의 요정에 불과하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No.3 로로플라이의 빛나는 선과 한스

푸른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자동차의 소리가 유난히 쿨럭인다. 여기에서 저기까지 펼쳐진 도로 위를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한스의 낡은 트럭 한 대뿐이다. 라디오 볼륨을 높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머릿속은 온통 가엾게 죽은 암소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이 무슨 병인지 알아낼 시간조차 없었다. 어제 아침 한스의 소중한 암소는 스스로 일어서지 못했고 코와 입은 전부 허옇게 말라 있었다. 이제 그의 귀에는 요란한 음악이 들리지 않았고, 정지된 눈으로 어두운 도로를 달린 지도 한참이 되었다. 그저 멍하니 앉은 한스 앞에 코끼리가 지나가도 피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렇지만 앞에 나타난 건 코끼리가 아니었다. 저 멀리 밤하늘에 가느다란 선이 휘어지며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떨어지는 유성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아래서 위로 올라가며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마술처럼 사라졌다. 하늘 위를 바라보던 한스의 눈이 도로에 놓인 물체를 감지한 건 바로 그때였다. 여행용 가방만큼 묵직한 것이 코앞에 있었다. 한스는 생각할 여유도 없이 순간적으로 잡고 있던 운전대를 꺾었고 낡은 트럭은 도로 밖으로 퉁퉁거리며 나가떨어졌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그곳은 넓은 평야였다. 그리고 쿨럭이는 오래된 트럭 덕분이었다. 조금 더 빨리 굴러갈 수 있었다면 지금쯤 낡은 트럭과 함께 한스는 엉망이 되었을 것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날을 생각하며 죽은 암소가 끔찍한 사고를 막아 주었다고 믿었다. 그러자 암소에 대한 슬픔도 서서히 승화되었다. 한스의 막연한 상상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들이 달리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세상 어디에도 우연은 없다. 그곳을 접속하는 하그맬리온이 있을 뿐이다. 한스는 하찮은 인간에 불과했지만, 동물과 자연을 한없이 존중했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노인이었다. 그의 눈에서 빛나던 선이나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물체는 모두 로로플라이였다. 사실 접속사가 그의 불행을 막아 준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젊은 시절 한스가 무례한 대립의 도시 아틀란에 갈 수 없게 했고 또한, 어린 한스의 침몰하는 머리를 더러운 물에서 밀어낸 것도 하그맬리온이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스와 함께 그의 모든 기억도 사라졌다. 그러나 항상 그랬듯이 로로플라이는 세상에 남아 그를 기억했다. 


* 덤앤비 프로젝트는 2012년 창업동아리 nuvoT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YTOY의 진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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